"그립지만 좋은 점도"…코로나가 물리친 '명절 스트레스'

"귀성전쟁·가사노동·잔소리 스트레스서 해방" "이번엔 괜찮지만 계속 이러면 문제 생길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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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대명절 추석 연휴를 이틀 앞둔 28일 서울 강남구 수서역에서 수서고속철도(SRT) 방역 직원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승객이 내린 열차 내부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 2020.9.28/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추석 연휴 가족·친척 모임도 비대면이 권장되는 시대가 됐다. 긴 연휴기간 친지들을 직접 보지 못하게 돼 아쉽지만 한편으론 명절 스트레스에서 해방됐다며 내심 기뻐하는 국민들이 적지 않다.

서울시가 최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시민 67.9%는 이번 추석연휴 같이 살지 않는 가족 및 친지를 방문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답했다. 방문 계획이 있는 시민은 전체 응답자의 28.1%에 불과했다. 지난 명절 가족·친지를 방문한 시민(59.7%)의 절반이 채 되지 않는다.

시민들이 연휴기간 친지를 만나지 않기로 결심한 이유는 역시 코로나19 확산 우려다. 시민 10명 중 8명(80.7%)은 추석 이후 코로나19 재유행 가능성이 높다고 답했다. 정부도 연휴기간 이동 자제를 권고했다. '불효자는 옵니다', '이번엔 내려가지 않는 게 효도다' 등의 말이 유행하고 있다.

시민들은 그동안 경험하지 못한 '언택트 명절'이 장점도 많다고 말했다. 일단 귀성전쟁에 시달리지 않아도 된다. 추석 연휴기간 멀리 떨어진 고향을 찾을 경우 하루이틀을 차 안에서 보내기도 하지만 이번 연휴엔 그 시간을 온전히 즐길 수 있게 됐다. 명절 가사노동 걱정도 덜 하게 됐다.

서울에 사는 직장인 최모씨(43)는 "평상시 명절엔 큰집과 외갓집을 모두 가다보니 명절 첫 날, 마지막 날은 사실상 이동하느라 다 보내고 그 중간에도 온전히 쉬는 시간은 없었다"며 "5일을 다 쉬는 즐거움을 코로나19 덕에 얻게 됐다"고 말했다.

올해 결혼해 첫 명절 시집방문을 계획하고 있던 서모씨(31)는 "시댁 식구들과는 밖에서 만나 식사하기로 해 요리나 설거지 등 가사노동은 하지 않아도 된다"며 "여자라고 꼭 명절 때 일을 해야 하는 세상은 이제 아니지만 아직까진 친척들과 함께 있는 것 자체가 부담스럽긴 하다"고 전했다.

사상 초유의 '비대면 한가위'를 앞두고 명절 대목이 사라진 28일 서울의 한 전통시장이 썰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 2020.9.28/뉴스1 © News1 허경 기자

대면 모임이 줄어들면서 '잔소리'가 줄어 마음이 편하다는 의견도 있다. 평소 교류가 잦지 않은 친척들이 오랜만에 만에 서로의 근황을 물으며 던지는 질문이나 덕담이 듣는 사람 입장에서는 스트레스인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직장인 김모씨(29)는 "고등학생 때는 '인서울' 할 수 있느냐고 묻더니 대학교를 가니 취업 어디로 하느냐고 하고 이젠 결혼 언제하느냐고 하는데 평소에 관심도 없으면서 명절 때 그러면 솔직히 불쾌하다"며 "이번 연휴 때도 친척들과 통화할 예정이어서 질문이 아예 없을 것 같진 않지만 같은 공간에 있진 않아 큰 갈등은 없을 것 같다"고 예상했다.

실제로 서울시 설문조사에서 '코로나19 유행 이후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무엇을 가장 우려하느냐'는 질문에 가족 간 갈등을 꼽은 시민은 13..8%밖에 되지 않았다. '운동부족으로 인한 건강문제'(36.8%), '무료함'(22.2%) 등 개인문제가 시민들의 최대 고민이었다.

코로나19 유행 이후 가족갈등 여부를 묻는 질문에도 응답자 74.7%는 '이전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답했다. 이전보다 증가했다는 응답은 12.4%, 감소했다는 응답은 11.3%였다. 갈등이 증가했다는 답변이 더 많지만 유의미한 수준이라고는 보기 어렵다.

시민들은 "진짜 문제는 내년 이후"라고 입을 모았다. 감염병으로 인한 언택트 시대가 오래갈 경우 가족 간 갈등 증가가 언젠가는 현실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명절 때만 가족들이 집중적으로 모이는 우리 문화가 코로나19를 계기로 조금씩 바뀔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업무가 바빠 지난 설날 연휴에도 고향에 가지 못했다는 김모씨(38)는 "이번 추석에는 시간이 많은데 가족들과 함께 하지 못해 너무 섭섭하지만 솔직히 편리한 점도 있어 복잡한 감정"이라며 "내년 설날 전까지는 코로나19 백신이 개발돼서 감염 걱정 없는 세상이 오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에 결혼한 아들 2명을 두고 있는 경상남도 주민 양모씨(60)는 "아들도 며느리도 모두 평소에는 며칠씩 같이 보낼 시간이 없는데 당장 보진 못해도 연락을 더 자주하는 쪽으로 소통할 것“이라며 ”코로나19 상황이 나아지면 꼭 명절 위주로 모여야 한다는 생각도 바꾸려고 한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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