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규의 1단기어] 타다의 재도전, 카카오만 ‘된’ 이유 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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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의 한 주차장에 타다 차가 주차돼 있다. /사진=뉴시스 이영환 기자

지난 4월 승합차 호출 서비스 ‘타다 베이직’을 종료한 ‘VCNC’가 5개월 만에 가맹택시 사업인 ‘타다 라이트’와 대리운전 ‘타다 대리’ 사업으로 재기를 노린다. 혁신을 앞세우다 현실의 벽에 가로막힌 경험을 되새겨 모빌리티 플랫폼 업계 1위 카카오모빌리티가 닦아 놓은 길을 걷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타다 서비스는 카셰어링업체 ‘쏘카’가 2018년 7월 모빌리티 스타트업인 VCNC를 인수하며 시작됐고 가입자 170만명에 달할 만큼 빠르게 세력을 키웠다. 하지만 지난 3월6일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일명 타다금지법)이 개정되며 VCNC는 올 4월 논란이 된 ‘타다 베이직’ 서비스를 돌연 중단했다. 법안 시행까지 1년 이상의 유예 기간이 남았음에도 사실상 사업을 지속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타다 베이직은 11인승 승합 렌터카를 원하는 곳으로 불러 타는 서비스로 렌터카와 운전기사를 함께 빌리는 개념이다.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에서는 렌터카를 재임대하거나 운전자 알선을 금지했지만 승차정원 11인승 이상 15인승 이하 승합자동차를 빌릴 경우는 예외로 뒀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기존 택시 관련 제도는 돌아다니며 사람을 태우는 대외영업 기반이었다. 이런 제도를 수정하는 과정에서 해석의 허점을 남겼고 타다 베이직 같은 서비스가 생겨났다”며 “하지만 새로운 서비스로 인해 소비자가 차종과 가격 선택권까지 갖게 돼 기존 서비스와 충돌이 생긴 것”이라고 말했다.



가맹택시 시장만 커졌다



타다 베이직 서비스가 중단되며 주목받은 건 ‘카카오 T 벤티’와 ‘카카오 T 블루’ 서비스다. 현재 시범 서비스 중인 카카오 T 벤티는 타다 베이직처럼 승합차를 활용한 영업을 기본으로 하지만 운전자가 택시 면허가 있다는 점이 다르다. 카카오모빌리티에 따르면 현재 200여대의 개인 택시 운전자가 서울에서 운행 중이다.

‘카카오 T 블루’는 기존 택시기사와 택시회사를 파트너로 끌어들인 가맹택시 서비스다. 현재 ‘카카오 택시’로 영역을 크게 확장 중이며 8월20일 기준 1만370대를 넘어섰다. 가맹택시는 카카오모빌리티와 같은 플랫폼 기업이 서비스 품질관리와 재무 회계 시스템 등 인프라를 택시업체에 제공하고 그 대가로 수수료를 받는 프랜차이즈 방식이다. ▲데이터 기반 배차 ▲통합관제 ▲서비스평가가 가능해져 택시업계는 효율성을 높일 수 있고 소비자는 스마트폰을 통한 택시 예약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서 운영 중인 가맹택시는 8월 말 기준 1만8615대로 지난해 말과 비교해 7.8배 증가했다.

관련 기술을 보유한 VCNC는 카카오모빌리티를 벤치마킹해 기존 택시 운수사와 계약을 맺고 가맹택시 브랜드 ‘타다 라이트’를 올 4분기에 선보일 예정이다. 앞서 국토교통부로부터 여객자동차 운송가맹사업 신규 면허를 발급받아 논란의 여지를 막은 것도 이 때문이다. VCNC 관계자는 “타다 베이직 서비스를 중단했지만 사업 자체를 접은 건 아니었다”며 “타다 라이트를 위한 관련 업계 미팅을 계속 진행했고 타다 대리 서비스를 위해 1000명의 기사를 모집해 올해 안에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모빌리티 기업의 가맹택시 시장 진출이 이어지는 배경은 정부가 ‘택시’라는 틀 안에서 모빌리티 혁신을 시도하려 했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국토교통부는 혁신 모빌리티 사업 유형을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하고 플랫폼 사업자가 운송 사업을 하도록 허가제를 운영하고 있다. ‘플랫폼 운송사업’(타입1)과 ‘플랫폼 가맹사업’(타입2)이 해당된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 A씨는 “정부가 모빌리티 혁신을 위해 남겨둔 유연성이 가맹택시로 볼 수 있다”면서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형태의 서비스로 확장할 수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가맹택시 시장이 급격히 늘어난 건 단순히 규제 이슈보다는 ‘사납금’을 비롯한 기존 관행을 뜯어고치기 위해 새로운 플랫폼을 활용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사납금 제도 아래에서는 택시기사가 얼마를 벌더라도 일정 금액만 회사에 주면 됐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불투명한 회계가 발생하기도 했다. 택시기사 입장에선 돈을 더 벌 수도 있지만 반대로 고용이나 손실에 대한 보장을 받지 못한다는 지적 또한 있었다. 하지만 가맹택시 서비스를 활용하면 수익금의 ‘전액관리제’가 가능해진다는 게 관련 업계의 설명이다. 현재 카카오 택시와 타다 라이트 등이 이에 해당한다. 

업계에 따르면 전액관리제는 기사가 번 돈 모두를 회사에 주고 대신 월급을 받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회사는 성과에 따라 급여를 책정해야 하기에 ‘관리’가 필요한데 플랫폼 업체의 ‘데이터’와 회계 시스템을 활용하면 쉽게 해결된다는 입장이다. 전액관리제가 도입돼 자연스레 서비스 품질이 높아질 것이란 기대에 업계가 주목하는 이유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모빌리티 혁신위원회에서 다양한 논의가 계속되고 특히 플랫폼 운송사업에 대한 부분이 쟁점 중 하나”라며 “다양한 모빌리티 사업을 추진하는 만큼 앞으로 관련 시장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카카오 T 벤티와 카카오 T 블루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사진=카카오T 크루 홈페이지 캡처



틈새의 틈새 노린다



타다는 ‘타다 대리’ 서비스를 통해 업계 1위 ‘카카오 대리’에 도전장을 던진다. 타다 대리는 ▲투명한 요금 ▲수수료 정책 ▲경유지 설정 ▲드라이버-고객 간 상호 평가 시스템 등 그동안의 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한다. 기존 타다 앱에 ‘타다 대리’ 서비스 메뉴가 추가되는 형태다. 

대리운전 중개 서비스는 블루오션으로 꼽힌다. 한국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국내 대리운전 시장은 2조672억원으로 추산되며 이 중 약 85%가 전화를 통한 호출로 진행돼 앱 호출 서비스의 성장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카카오모빌리티는 2016년부터 대리운전 사업을 시작했고 현재 앱 기반 호출 서비스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자랑한다. 자동차업계에서는 타다와 카카오의 경쟁이 소비자에게 득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전화 중심에서 앱 중심으로 트렌드가 달라지고 있다”며 “170만 회원을 보유한 타다가 이 시장에 뛰어들면 관련 시장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토교통부는 모빌리티 관련 기업의 성장을 지원할 방침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플랫폼과 택시가 결합한 운송가맹사업으로 교통서비스 선택폭이 넓어졌다”며 “모빌리티 혁신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찬규 star@mt.co.kr  | twitter facebook

바퀴, 날개달린 모든 것을 취재하는 생활사회부 모빌리티팀 박찬규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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