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떼는' LG화학… '세계 1위' 승부수에도 엇갈린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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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LG트윈타워/사진=뉴스1 신웅수 기자
여의도 LG트윈타워/사진=뉴스1 신웅수 기자
세계 전기차 배터리 점유율 1위 LG화학이 핵심성장동력인 배터리(전지)를 떼낸다. 2011년 전지사업 부문 분사설이 나온 지 10년 만. LG화학은 이달 30일 개최되는 임시주주총회에서 최종승인을 거친 후 12월1일 배터리 사업 부문을 공식 출범시킬 계획이다. 배터리 사업을 전담하는 신설 법인의 이름은 ‘LG에너지솔루션’(가칭). LG화학의 100% 자회사로 재탄생한다.

LG화학은 분사를 통해 LG에너지솔루션을 오는 2024년까지 매출 30조원 규모의 에너지 솔루션 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목표를 잡았다. 신설법인은 추후 배터리 설비 투자금 조달을 목적으로 기업공개 (IPO)에도 나설 전망이다.



별도 계열사로 물적 분할… 속내는?



표면적으로 보면 그럴듯하다. LG그룹이 배터리 사업에 뛰어든 지 25년. 적자를 거듭하면서 미래 사업을 키워오다 지난 2분기 사실상 첫 흑자를 냈고 결국 배터리 사업을 전기차 부문 세계 1위로 올려놓으며 별도의 계열사를 만드는 시나리오. LG그룹의 결실이라는 견해와 사업가치 재평가 등 긍정적인 해석도 나오지만 업계에선 LG화학의 배터리 분사를 곱게 보지 않는 시각이 더 많다.

가장 큰 이유는 분사를 결정한 배경. LG화학은 분사 결정 배경으로 ‘실탄’이 필요하다는 점을 언급했다. 급격히 성장하는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 맞는 생산 규모를 갖추기 위해 IPO를 통해 대규모 투자자금을 유치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래픽=김은옥 기자
/그래픽=김은옥 기자
업계에선 LG화학에 필요한 게 정말 ‘돈’뿐이라면 회사채 발행으로도 충분했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LG화학의 자기자본이 5조 정도인 데다 AA+라는 최고의 신용등급으로 회사채만 발행했어도 엄청난 돈이 몰릴 수 있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LG화학이 인적분할이 아닌 물적분할 방식으로 제3자의 투자를 받겠다고 선언한 것도 또 다른 속내가 자리한 것 아니냐는 의심이 드는 부분이다. LG화학 투자자가 거세게 반발하고 나서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LG화학은 배터리 사업을 떼내면서 발행주식총수를 소유하는 ‘물적분할’ 방식을 택했다. LG화학 주주도 LG화학을 통해 LG에너지를 간접 지배할 수 있지만 ‘인적분할’처럼 신설회사 주식을 종전 지분율대로 배정받을 순 없다. LG화학이 배터리 사업을 인적분할했다고 가정할 경우 현재 LG화학 주식 100주를 가진 주주는 분할 후 ▲LG화학 주식 65주 ▲LG에너지솔루션 주식 35주를 갖게 된다.

LG화학의 한 주주는 “새로 상장되는 LG배터리 주식을 얻으려면 일반인처럼 청약을 넣어야 하고 상장된다면 그 인기는 상상 초월이 될 것”이라며 “그 영향이 LG화학 주가에 영향을 미친다고 한들 핵심 성장동력인 배터리가 빠진 화학·소재사업의 LG화학의 미래가 얼마나 밝을 수 있겠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테슬라? 폭스바겐?… 제3의 외부 투자자는 누구




LG화학이 주주의 이러한 우려를 인지하면서도 물적분할을 택한 배경은 그룹 지배력을 유지하면서 제3의 투자금을 유치하기 수월해서다. 전문가들은 여기서 제3의 투자자가 누구인지에 따라 상당한 변수가 생길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현재 LG화학은 시가총액이 51조이며 LG에너지솔루션의 가치는 30~35조 정도로 평가되지만 이를 저평가됐다고 보는 제3자가 들어올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에서다.

/그래픽=김은옥 기자
/그래픽=김은옥 기자
반면 LG화학은 오히려 지금이 적기라고 봤다. 지난해 4543억원에 올해 1분기 518억원 영업적자를 낸 배터리 사업이 2분기 1037억원 흑자 전환하며 향후 매 분기 1000억원대 영업이익이 예상되는 현시점이 회사 분할의 적기라는 판단이다.

업계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사실상 이번 2분기에 첫 흑자로 전환해 실질적으로 돈 버는 것과 미래가치에 비교해 저평가 될 수 있다”며 “오랜 기간 적자를 안으면서 투자하고 흑자로 전환된 시점에서 누군가에게 헐값에 부를 옮겨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LG화학 측도 이 같은 점을 우려해 상장 후에도 LG화학이 LG에너지솔루션의 지분을 최소 70~80% 보유할 계획이라는 추가 입장을 내놨다. 제3의 외부투자자에게 최대 30%의 지분만 허락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또 다른 불신이 나타날 수 있다. 이 관계자는 “30%의 지분율로 들어오는 제3자가 이미 LG배터리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있는 테슬라·GM·폭스바겐 중 한 곳이라면 후폭풍이 생길 수 있다”며 “전세계 글로벌 메이커와 공급회사 계약을 맺고 있는 곳에 테슬라나 폭스바겐 등이 새 주주로 들어온다면 나머지 업체들은 결국엔 경쟁사로부터 배터리를 구입해 쓰는 꼴이 되는 것 아니겠냐”고 꼬집었다.



30일 주총 안건 통과될까… 변수는 참석률




LG화학 배터리 분사를 놓고 그야말로 뒷말이 많은 상황. 주주들 사이 반응뿐 아니라 업계의 부정적인 시선이 쏟아지면서 LG화학 임시주주총회에서 안건이 통과될지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특히 기업분할은 주주총회 특별결의 사항이다. 상법상 특별결의를 통과하기 위해서는 출석한 주주 3분의2 이상 찬성과 발행주식총수 3분의1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그래픽=김은옥 기자
/그래픽=김은옥 기자
지난 6월 말 기준 LG화학의 최대주주는 보통주 기준 지분 33.37%를 보유한 ㈜LG(특수관계인 포함)다. 국민연금이 지분 9.96%를 보유해 2대 주주에 올라 있다. 나머지 지분을 보유한 주주 중에서는 외국인 비중이 36.7%(9월 23일 종가 기준)에 달한다.

문제는 출석주주 3분의2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는 점. 주주의 참석률이 변수가 될 전망이다. IB업계 관계자는 “국민연금은 반대표를 들 가능성이 크고 주주의 참석률이 낮을수록 ㈜LG의 찬성비율이 높아지기 때문에 안건 통과 가능성이 높아진다”며 “참석률이 높아지면 ㈜LG의 힘만으론 어려워 반전이 생길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LG화학 ‘배터리’ 분사 컨퍼런스콜 Q&A
☞물적분할 선택 배경?
A) 외부 자금 유치의 장점과 기존 LG화학과의 전지 재료 및 R&D 협력 등 시너지 효과를 고려했다.
☞IPO 관련 시기와 규모 등 계획?
시기 및 규모 등은 시장이나 수주 상황에 따라 가변적인 요소가 존재한다. 다만 LG화학은 LG에너지솔루션의 절대적인 지배력을 유지할 계획이며 그 수준은 최소 70~80%로 판단하고 있다. 곧바로 추진하더라도 통상 1년 정도는 걸리지 않겠나.
☞IPO 외 다른 유형의 자금 조달 방안?
신설 회사의 자금조달계획은 아직 미정이나 가능성은 2가지다. 하나는 외부차입이고 다른 하나는 지분을 매각해 자금을 조달하는 것이다. 분할 이후 신설 회사의 재무제표를 보고 다양한 요인을 총체적으로 고려해 결정할 예정이다.
 
 

김설아
김설아 sasa7088@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S 산업1팀 재계 담당 기자. 많은 제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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