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때 강제로 옮겨진 광화문 '해치상' 원위치 추정지 찾았다

국립강화문화재연구소 "현 표시석에서 1~1.5m 떨어진 곳" 추정 미국 웨이퍼마스터스와 디지털 이미지 분석기법 활용해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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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6-1907년 추정 광화문 해치상 사진.(독일인 헤르만 산더 소장사진, 문화재청 제공)© 뉴스1

(서울=뉴스1) 이기림 기자 = 해치는 옳고 그름을 가린다는 상상속의 동물이다. 예로부터 화재나 재앙을 막는 신수(神獸)로 여겨져 궁궐이나 절 등 중요한 시설에 세워졌다. 경복궁 앞인 광화문에도 해치 조각상이 세워졌다. 본래 이 해치상은 광화문의 월대(궁궐의 정전과 같은 중요한 건물 앞에 설치하는 넓은 기단 형식의 대) 앞 양쪽에 각각 세워져 있었다.

그러나 1920년대 일제의 조선총독부청사 건립과정에서 광화문과 함께 철거되는 비운을 겪었다. 이후 광화문은 현재 국립민속박물관 입구쪽으로, 해치상은 총독부 청사 앞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리고 1995년, 총독부 청사가 철거되고 광화문이 현재 위치에 복원되면서 해치상도 지금의 경복궁 앞에 있게 됐다.

그러나 해치상이 기존 세워진 자리에 놓인 건 아니었다. 이에 문화재청 국립강화문화재연구소(소장 유재은)는 이미지 분석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인 미국의 웨이퍼마스터스(대표 유우식)와 함께 이 해치상의 원위치를 찾기 위해 노력했다.

지금까지 해치상의 원위치를 찾기 위해 많은 연구가 이루어졌지만 자료의 한계로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1900년대 초반 촬영된 유리건판 사진만이 대략적인 위치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실마리였다.

국립강화문화재연구소와 웨이퍼마스터스는 이런 점에 착안해 해석사진 측량기법 활용한 디지털 이미지분석을 시도했다. 과거의 유리건판 사진과 같은 구도로 현재의 광화문 일대를 사진 촬영하고, 북악산과 광화문 등 사진에 나타난 피사체의 좌표를 위성항법시스템(GPS)으로 측량한 다음 현재사진과 과거사진을 합성하고 사진 상의 위치좌표를 분석해 해치상의 원래 위치를 추정하는 방법을 썼다.

해치상 원위치에 추정에 대한 디지털 이미지 분석결과.(문화재청 제공)© 뉴스1

그 결과 광화문 해치상의 원위치로 보이는 곳이 파악됐다. 디지털 이미지분석 기법을 활용해 해치상의 원래 위치를 복원해본 결과, 서편에 있는 해치는 현재 광화문 광장에 있는 해치상 표시석보다 동북방향으로 약 1.5m 떨어진 곳에 있고, 동편 해치는 해치상 표시석의 서북방향으로 약 1m 떨어져 있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원래 해치상이 위치했던 장소는 현재는 도로와 광장으로 활용되고 있기 때문에 원위치로 추정되는 곳에는 표시석만 세워져 있는 상태이다.

이번 공동연구는 이미지 분석기법을 문화재 연구에 도입해 그동안 밝히기 어려웠던 해치상의 원위치를 과학적 방법으로 추정할 수 있었다는데 의의가 있다. 비록 2.5% 정도의 오차율은 있지만 기술이 발전된다면 지금보다 더 정확한 결과물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연구결과는 추후 광화문 월대와 해치상 복원 구상에도 활용될 수 있다.

한편 이번 연구 성과는 오는 16일과 17일까지 대전 유성 인터시티호텔에서 온라인으로 개최되는 '문화재 보존과학 학술대회'에서도 발표될 예정이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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