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리포트] 디지털 '훙바오', 위안화 위상 높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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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가 추첨을 통해 디지털위안화를 지급하는 등 현금 없는 사회로 향한 본격적인 담금질을 시작했다./사진=이미지투데이
중국 정부가 추첨을 통해 디지털위안화를 지급하는 등 현금 없는 사회로 향한 본격적인 담금질을 시작했다./사진=이미지투데이
# 지난 12일 오후 6시 중국 개혁개방의 상징인 광둥성 선전시 정부는 1000만위안(약 17억원) 규모의 법정 디지털위안화를 추첨을 통해 시민들에게 뿌렸다.

이 디지털위안화는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화폐다. 선전시 시민 191만38000여명이 추첨에 참여했고 이중 5만명이 당첨돼 각각 200위안(3만4000원)의 디지털위안화 ‘훙바오’(紅包·돈봉투)를 받았다. 당첨률 2.61%의 행운을 거머쥔 이들은 디지털지갑을 개설하고 이 디지털위안화를 바로 사용할 수 있었다.

디지털위안화는 ▲공상은행 ▲농업은행 ▲중국은행 ▲건설은행 등 중국 4대 국영 은행이 유통을 맡았다. 위안화 도안은 공상은행이 맡았고 각 은행별로 ▲중국은행 빨강 ▲농업은행 초록 ▲건설은행 파랑으로 색을 달리해 유통된다.

디지털위안화는 받은 시각부터 18일 자정까지 약 일주일간 선전시 뤄후구의 3389개 지정 상업 시설에서 사용해야 한다는 단서가 달렸다. 상점·대형마트·식당 등에서 사용 가능하다.

특히 당첨자는 이 디지털위안화를 양도하거나 본인 계좌로 이체할 수 없다. 또 유효기간이 지나면 디지털위안화는 회수된다. 
그래프=김영찬 기자
그래프=김영찬 기자

인민은행과 선전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에 참여한 의료진 5000여명에게 디지털위안화를 지급한 적이 있다. 하지만 중국이 대규모로 디지털화폐 공개 운영 시험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5만명에게 디지털위안화를 제공하면서 인민은행은 시범테스트를 진행해 온 디지털위안화를 외부에 공개했다.



법적 현금통화된 디지털위안화


디지털위안화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지난 14일 열린 선전 경제특구 40주년 기념식에 직접 참석하기 직전 뿌려졌다. 중국이 세계 최초의 법정 디지털위안화 발행을 전세계에 알리겠단 의도로 풀이된다. 중국 정부는 “이번 선전의 디지털위안화 발행은 소비와 내수 진작을 위한 선전시의 혁신적 실천이자 디지털위안화 개발 과정의 통상적인 테스트”라고 밝혔다.


[베이징리포트] 디지털 '훙바오', 위안화 위상 높일까

그래프=김영찬 기자
그래프=김영찬 기자

판이페이(範一飛) 인민은행 부총재는 최근 현재 개발 중인 디지털위안화에 대해 “법적 현금통화로서의 지위를 갖는다”며 의의와 성격을 명확히 하는 공식견해를 밝혔다.

디지털위안화는 시중에 유통 중인 현금(지폐와 동전)과 법적 지위와 기능이 동일한 ‘현금통화’(M0)의 지위를 가진다는 의미다. 지폐나 동전과 마찬가지로 국가가 가치를 보장한다는 것.

판 부총재는 인민은행이 디지털위안화를 중앙집중식으로 발행하는 것은 ‘중앙은행 본연의 기능’이란 점도 강조했다. 중앙은행이 발행하고 상업은행이 유통을 담당하는 구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행 북경사무소 관계자는 “디지털위안화의 중앙집중식 관리는 암호화폐 등에 사용되는 블록체인 기술과는 다르다”며 “중앙은행의 독점적 발행과 관리를 통해 국가의 통화주권을 지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중국은 ‘위챗페이’나 ‘알리페이’ 등 디지털 결제 시스템을 널리 활용되고 있다. 사실상 ‘현금 없는 사회’로 향하고 있는데 디지털위안화의 도입은 이를 더욱 가속화 할 것으로 전망된다.



中 디지털화폐 주도권 쥘까?


인민은행이 디지털 화폐 연구에 들어간 것은 2014년이다. 지금까지는 선전·쑤저우·청두·슝안신구 등 주요 도시에서 비공식적으로 테스트를 진행해오다 최근 시범 지역과 대상분야를 확대하고 있다. 중국의 이 같은 움직임은 달러 중심의 현 국제금융질서에 도전하는 것으로도 해석된다.

인민은행은 국제 무역과 결제 업무에서 법정 디지털화폐를 적극 이용해 위안화 국제화를 촉진하겠다는 구상을 밝힌 바 있다. 기존 암호화폐 방식이 아니라 국가의 통화주권을 지키는 방식으로 개발되는 이유다. 인민은행은 장기적으로 디지털화폐를 통해 ▲현금유통의 점진적 대체 ▲위안화 국제화 촉진 ▲지급결제의 안정성 제고 등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디지털위안화는 물리적 이동에 제한이 있는 지폐와 달리 중국 이외의 지역으로도 쉽게 이동이 가능해 위안화 국제화에 도움이 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디지털위안화 발행 목적 중 하나가 위안화를 글로벌 지급결제 통화로 육성하는 것이다.
그래프=김영찬 기자
그래프=김영찬 기자
한국은행 관계자는 “디지털위안화가 일대일로(一帶一路) 프로젝트 및 인접국과의 무역결제 등에서 사용이 확대될 것”이라며 “디지털위안화를 사용할 경우 달러화 결제시스템을 통하지 않고 대량의 자금결제가 가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디지털위안화 개발은 2018년 이후 미국과 갈등이 불거지면서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미국이 중국 금융기관의 국제결제망 참여제한 등 제재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자체적인 결제수단으로 디지털위안화 개발이 절실해 진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국제 결제 시장에서 위안화의 위상은 미미하다.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국제 지급 거래에서 위안화 비중은 1.79%에 불과했다. 달러의 비중은 40.88%. 유로화는 32.91%, 파운드는 6.75%였다.

이런 와중에 미·중 갈등이 극단으로 치달을 때 미국이 자국을 달러 중심의 국제결제망에서 배제할 수 있다는 우려도 중국 내에서 커지고 있다.

팡싱하이(方星海) 증권감독위원회 부주석(차관)은 지난 6월 공개 포럼에서 “위안화 국제화는 향후 외부 금융 압력에 대처하기 위한 것”이라며 “미리 계획을 마련해야 하고 우회할 수 없는 과제”라고 밝히기도 했다.

황치판(黃奇帆) 중국 국제경제교류센터 부이사장은 “디지털위안화가 국경을 넘나들며 결제에 사용된다면 위안화 절상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위안화의 사용을 확대함으로써 위안화 국제화를 더 빨리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디지털위안화가 정식 도입되기까지는 개인정보 보호나 해킹의 위협을 막을 수 있는 안정성 보강 등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하지만 중국이 디지털위안화 시범 사업을 확대하고 있어 발행 일정이 예상보다 당겨질 가능성도 공존한다는 평가다.
 

김명룡 특파원
김명룡 특파원 kjhnpce1@mt.co.kr  | twitter facebook

보고, 듣고, 묻고 기사로 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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