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K풍력'… "연간 200조 시장 잡아라"

[머니S리포트-그린뉴딜 바람 탄 풍력] 국내 시장 외산 비율 높아… 국산 제품 비중 확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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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정부가 그린뉴딜 핵심사업으로 풍력발전을 집중 육성하기로 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점차 늘어나는 국내 풍력발전시장의 자리를 국산 제품이 아닌 외산 제품이 채우고 있어서다. 수백조원에 달하는 글로벌시장에서 유럽과 미국의 선두업체와 경쟁하려면 한국기업이 기초체력을 다질 수 있도록 지금보다 더 과감한 지원을 펼쳐야 한다는 지적이다. 글로벌 풍력시장의 현황과 국내 시장의 문제점을 짚고 미래 풍력시장의 주역이 될 한국기업의 차별화된 기술 경쟁력을 소개한다.
공들여 키우는 국내 풍력시장이 외산 제품의 독무대가 되지 않도록 정부가 국내 기업을 대상으로 보다 강력한 우대정책을 펼쳐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그래픽=김은옥 기자
공들여 키우는 국내 풍력시장이 외산 제품의 독무대가 되지 않도록 정부가 국내 기업을 대상으로 보다 강력한 우대정책을 펼쳐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그래픽=김은옥 기자


풍력시장, 외산 독무대 될라… “韓기업 키워야”



국내 풍력발전시장에 외산 바람이 거세다. 정부가 ‘그린뉴딜’의 핵심축으로 풍력발전산업 육성에 나섰지만 현재 설치를 완료했거나 신규로 설치되는 풍력발전시설엔 국산 발전기가 아닌 외산 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정부의 ‘재생에너지 3020’ 계획에 따라 2030년까지 국내에 16.5기가와트(GW) 풍력발전 설비가 추가로 도입될 예정이지만 이대론 국내 기업이 설자리를 잃을 것이란 우려가 높다. 공들여 키우는 국내 풍력시장이 외산 제품의 독무대가 되지 않도록 정부가 국내 기업을 대상으로 보다 강력한 우대정책을 펼쳐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개화 뒤처진 한국 풍력시장

세계풍력에너지협의회(GWEG)가 지난 8월 발표한 ‘2019 세계 풍력발전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글로벌 풍력발전 누적 용량은 651GW로 상승했다. 2019년 한해 신규설비 용량은 60.4GW로 전년대비 18% 증가했으며 2015년 63.8GW에 이어 사상 두 번째로 성과가 좋았다. 신규설비 가운데 육상풍력 규모가 54.2GW이며 해상풍력은 6.2GW였다.

육상시장에선 중국이 23.8GW로 1위를 차지했으며 ▲미국 9.1GW ▲인도 2.4GW ▲스페인 2.3GW ▲스웨덴 1.6GW 등이 뒤를 이었다. 해상시장에서도 중국이 전체의 37%에 해당하는 2.3GW를 설치하며 1위에 올랐고 ▲영국 1.8GW ▲독일 1.1GW 등이 추격하고 있다.

GWEC는 올 한해 전세계시장에 신규풍력발전 설비 76GW가 설치되고 앞으로 5년 동안 매년 70GW씩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해상풍력의 경우 매년 19.5%의 성장률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통상 풍력발전시설 건립비용이 육상은 1메가와트(MW)당 25억원이고 해상은 50억원임을 감안할 때 매년 200조원 이상의 시장이 열리는 셈이다.

지난 7월17일 전북 부안군 위도 근처의 서남권 해상풍력 실증단지에서 열린 ‘한국판 뉴딜, 그린에너지 현장방문’ 행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부처 관계자들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 사진=뉴시스 박영태 기자
지난 7월17일 전북 부안군 위도 근처의 서남권 해상풍력 실증단지에서 열린 ‘한국판 뉴딜, 그린에너지 현장방문’ 행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부처 관계자들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 사진=뉴시스 박영태 기자
성장성이 큰 미래먹거리지만 한국의 풍력발전시장 경쟁력은 현재로선 크게 뒤쳐진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에 따르면 2000년대 초부터 시작된 국내 풍력발전의 보급실적은 20여년간 1.49GW에 불과하고 세계시장에서의 점유율이 0.2%에 그쳐 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이 매우 취약한 상태다.

정부는 2018년 ‘재생에너지 3020’을 통해 2030년까지 풍력발전설비 규모를 17.7GW로 10배 이상 늘리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입지규제와 주민 수용성 문제 등으로 인해 2018년 보급 규모는 목표 대비 84% 수준인 168MW, 지난해에는 목표 대비 20%인 150MW에 그치는 등 원활한 보급·확산이 지체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그나마 설치가 진행된 풍력시설에 국산이 아닌 외산 제품이 사용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풍력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 신규 설치된 풍력시설은 총 191MW이지만 국산 발전기가 설치된 것은 단 한 건도 없었다.

모든 신규설비에 100% 외산 발전기가 사용된 것이다. 이 때문에 2018년 51.9% 누적 점유율을 확보하며 처음으로 외산을 넘어섰던 국산 발전기의 점유율은 지난해 다시 45.3%로 쪼그라들었다. 반면 외산 발전기의 점유율은 2018년 48.1%에서 지난해 54.7%로 크게 늘었다.

◆국산제품 사용 대폭 늘려야

현재 국내시장에서 가장 큰 점유율을 차지한 업체는 덴마크 기업 베스타스로 누적실적 기준 35%를 차지하고 있다. 2~3위인 한국의 유니슨(17%)과 두산중공업(10.6%)을 합한 것보다 더 많은 규모다.

조국 한국풍력산업협회 팀장은 “국산과 외산 중 어느 것을 선택할지는 사업자 의향이지만 기본적으로 국산 제품이 많이 사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풍력발전산업은 이제 막 성장하는 시장이고 해상풍력의 경우 초기 연구개발(R&D)시장이나 다름없어 상대적으로 글로벌시장에서 설치 경험과 실적이 더 많은 외산 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며 “특히 국내 기업의 대량생산체제가 구축되지 않아 가격 경쟁력 면에서도 해외기업에 뒤처질 수밖에 없다”고 귀띔했다.

실제 베스타스의 경우 풍력발전기 연간 생산능력이 3300여대인 반면 유니슨은 20~30대, 두산중공업은 10~20대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국내 기업이 더 많은 물량을 확보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도록 정부가 국산 제품 우대정책을 시행해야 한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그래픽=김은옥 기자
/그래픽=김은옥 기자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풍력발전 육성 계획으로 성장 모멘텀이 생긴 것은 사실이지만 과연 국내 제조사를 위한 시장이 될지는 별개의 문제”라며 “국내 풍력시장을 키운다면서 정작 국산 제품을 사용하지 않는다면 결국은 외국 기업만 배를 불리게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현재 글로벌 선두 기업도 과거 자국 시장에서 대규모 안정적인 물량을 바탕으로 수주실적을 쌓아 성장기반을 갖췄다. 베스타스와 지멘스 등은 2009년 유럽에 공급된 풍력시설 8.6GW 가운데 95%의 물량을 가져간 바 있다.

이석호 에너지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정부가 내수시장을 확대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며 “풍력산업의 경우 복잡한 행정절차를 신속하게 해결한 후 좋은 환경을 갖춘 부지나 해상 공간을 개발해 사업자에게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주민 수용성 문제 해결을 위한 명확한 규정 마련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만은 주민 수용성 문제가 불거질 경우 대상이나 보상비율 등을 규정하는 행정 절차가 있지만 한국에는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없다”며 “주민 수용성 문제로 몇 년씩 사업이 지연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한듬 기자 mumford@mt.co.kr



/그래픽=김영찬 차장
/그래픽=김영찬 차장


‘친환경’ 입는 두산중공업, 해상풍력 주인공으로


#. 2000년대 중후반 국내에 녹색 바람이 불었다. 풍력이 신재생에너지 핵심으로 떠오른 것. 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 등 소위 ‘조선 3사’는 독자적인 풍력발전 설비 개발에 나서거나 해외 업체를 인수하는 식으로 앞다퉈 시장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한때 바람에 그치고 대부분 수익성 악화를 견디지 못해 발을 뺐다. 대우조선해양은 9년간 2200억원이 넘는 돈을 풍력에 쏟아 부었지만 건진 돈이 고작 1억원도 안됐다.

#. 조선 3사가 모두 떠난 풍력시장을 유일하게 지키고 있는 곳이 두산중공업이다. 두산중공업은 2005년 풍력 기술 개발에 착수해 현재 자체 기술과 실적을 보유한 국내 유일 해상풍력발전기 제조사다. 제주도와 서해 등 전국에 약 240메가와트(㎿) 규모 풍력발전기 79기 공급 실적도 갖고 있다. 서남권 해상풍력(60㎿)과 제주 탐라 해상풍력(30㎿)을 비롯해 총 90㎿ 규모의 국내 해상풍력발전기가 모두 두산중공업이 생산한 제품이다.

두산중공업이 풍력을 안고 제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그린뉴딜 정책의 일환으로 풍력이 재조명받으면서다. 풍력은 신재생에너지 중에서도 가장 각광받는 에너지원이다. 재생에너지 중 가장 경제적이면서 에너지 효율도 좋다.

무엇보다 대체 에너지원을 찾아야 하는 에너지전환정책 과제에 적합한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꼽힌다. 두산중공업은 이러한 풍력의 성장 잠재력에 주목하고 일찌감치 사업 포트폴리오를 개편해왔다.

◆석탄·원자력에서 해상으로… 제2 도약

석탄화력과 원자력 중심에서 친환경 에너지 기업으로 그룹 재건을 모색해온 두산중공업이 다시 한 번 풍력사업에 바람을 불어넣는다. 정부가 최근 발표한 그린뉴딜 분야의 한 축으로 풍력발전을 꼽으면서 이에 따른 긍정적 효과를 기대해서다.

집중하고 있는 것은 해상풍력이다. 정부 역시 재생에너지 보급 비중을 2030년까지 20%로 올리겠다는 목표 아래 육상(5.7GW)보다는 해상풍력(12.0GW)에 보급 목표치를 더 높게 잡고 있다. 해상풍력은 육상풍력에 비해 상대적으로 입지규제가 덜한데다 대규모로 발전량을 키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두산중공업은 국내 기업 중 해상풍력에 가장 앞서있는 업체다. 수주실적만 놓고 봐도 그렇다. 지난해 말 해외 선도기업과의 경쟁에서 국내 최대 규모인 100MW 한림 해상풍력 프로젝트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국내최초 탐라해상풍력. / 사진=두산중공업
국내최초 탐라해상풍력. / 사진=두산중공업

2017년에는 국내 최초 상업용 해상풍력단지인 제주 ‘탐라해상풍력발전단지’를 준공했고 2015년에는 서남권 해상풍력 프로젝트를 위한 시범단지에 3MW급 풍력발전기 20기를 공급한 이력도 가지고 있다.

자체 기술력도 갖췄다. 두산중공업은 지난해 6월 국내 기업 최초로 5.56MW급을 개발했다. 이 제품은 해상풍력에 고풍속·고효율 모델. 해상풍력발전시스템 국제기술인증도 획득했다.

여기에 더해 8MW급 해상풍력 특화 대용량 모델도 개발 중이다. 이 제품은 국내와 같이 비교적 풍속이 낮은 저풍속 환경에 최적화됐다. 평균 풍속 6.5m/s의 환경에서도 최소 30% 이상의 이용률을 유지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풍력터빈 제조사 한 관계자는 “해상풍력의 경제성 확보를 위해선 국내 기준 최소 30% 수준의 이용률 달성이 필요하다”며 “고풍속 지역에선 발전기 크기를 증가시키고 설치 수량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지만 국내처럼 저풍속 지역에선 두산중공업처럼 풍력발전기 로터 직경을 증가시켜 발전량을 높이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두산중공업의 또 다른 경쟁력은 가동률로 증명되고 있다. 두산중공업이 운영하고 있는 단지의 가동률 현황을 보면 ▲제주 월정마을(98.3%) ▲탐라해상(99.8%) ▲전남육상(99%) ▲순천계월(99.1%) ▲제주상명(99.6%) 등 평균 99%를 넘는다. 그만큼 효과적으로 단지가 운영되고 있다는 것으로 최적의 운영·관리(O&M) 역량을 보유한 방증이라는 평가다.

두산중공업은 O&M 역량을 높이기 위해 자체 개발한 ICT 기반 통합 모니터링 시스템을 활용한다. 실시간으로 발전량과 풍력발전기 운전 상태 등을 활용하고 주요기기 상태를 진단하는 시스템이다. 여기에 풍속별 최적화 발전량을 제공하는 파워업 솔루션, 스마트 정비 등을 더해 사업경쟁력을 한층 강화했다. AI 기반의 고장 진단 솔루션 등 디지털 솔루션도 현재 개발 중이다.

◆연매출 1조원 산업으로… 고용창출도 기여

두산중공업은 이 같은 강점을 살려 실적 개선도 예고했다. 해상풍력을 2025년까지 연매출 1조원 이상의 사업으로 육성하겠다는 계획. 이를 위해 투자도 확대할 예정이다.

두산중공업은 2005년 풍력기술 개발 착수 이후 지금까지 약 1800억원 규모의 투자활동을 이어왔다. 최근 본격적인 국내 해상풍력 시장 확대 추세에 맞춰 R&D 신제품 개발과 생산시설 구축 등을 추가 검토하고 있다.

그린뉴딜 바람은 두산중공업은 물론 관련 중소기업 고용창출에도 날개를 달아줄 전망이다. 공급이 확대될수록 국산화율 수요를 높일 수 있기 때문. 두산중공업은 현재 부품 국산화율을 상당히 끌어올린 상태다. 두산중공업 풍력발전기의 국산 부품 사용률은 70%에 이른다.

풍력발전기에 들어가는 블레이드와 타워 등 부품 생산에는 400여개 국내 중소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연간 1GW 규모로 풍력발전 생산이 이뤄진다고 가정할 경우 직접 인력 1000여명, 협력업체 포함 약 1만7000명의 고용 창출이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수출산업 발판 기지… 넘어야 할 외산의 벽

업계에선 두산중공업이 국내 풍력산업의 ‘발판 기지’ 역할을 할 수 있을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부로부터 대규모 공급기회를 얻어 경험치를 쌓고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수출산업으로 성장시킬 수 있는 동력이 될 수 있어서다.

물론 넘어야 할 산도 있다. 풍력발전 ‘국산화’에 대한 정부 의지가 높은 편이지만 100% 국내 제조사를 위한 시장은 또 아니기 때문. 두산중공업과 마찬가지로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 덴마크 베스타스 등 외산 제조사들에게도 기회가 열리는 일이다.

20년 후발주자인 두산중공업이 선두 업체들과의 기술 격차를 3년으로 좁히긴 했지만, 아직까진 기술과 가격 경쟁력면에서 외산에 밀리는 게 사실이다. 규모의 경제를 갖춰야 하는 풍력산업 특성상 더 그렇다.

하지만 이럴수록 정부가 나서 내수 시장을 중심으로 성장 기반을 다져줘야 한다는 게 업계 공통된 목소리다. 업계 한 관계자는 “내로라하는 글로벌 풍력기업도 자국시장에서 1GW 이상의 안정적인 물량을 바탕으로 성장해 온 이력이 있다”면서 “남은 기술차이를 극복하고 수출산업화를 달성하기 위해선 정부차원의 국산화가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정부 보조금이 투여돼 국내에서 키워야하는 미래산업을 국내에 미치는 산업효과나 고용창출 효과도 없는 해외업체에 넘길 필요가 있겠냐”고 지적했다.

김설아 기자 sasa7088@mt.co.kr


영국 혼시2 해상풍력단지. / 사진=포스코
영국 혼시2 해상풍력단지. / 사진=포스코


“미래먹거리 잡아라”… 풍력 뛰어드는 기업들



풍력발전사업은 산 많고 국토가 좁은 한국에서 대규모 재생에너지를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이다. 동시에 한국의 미래산업으로 성장할 것이란 기대도 상당하다. 이 때문에 주요 기업이 앞다퉈 풍력발전에 뛰어들거나 관련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

◆포스코·세아제강, 그린에너지 시대 올라타

한국전력은 특수목적회사(SPC) 출자·설립 방식으로 재생에너지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서남해 해상풍력 60메가와트(㎿) 실증사업과 400㎿ 시범사업 ▲100㎿ 제주 한림 해상풍력 사업 등이 대표적이다. 신규 사업으론 전남 신안에 1.5기가와트(GW) 규모의 해상풍력단지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9월엔 엔지니어 등 23명으로 구성된 ‘해상풍력사업단’을 새로 꾸렸다. 정부가 2030년까지 12GW 규모의 해상풍력 설비를 준공한다는 계획을 담은 ‘해상풍력 발전 방안’을 발표해서다. 해상풍력사업은 초기 투자비용이 많고 기존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비해 많은 시간이 필요한 만큼 해상풍력사업단을 통해 리스크를 최소화한다는 전략이다.

포스코와 세아제강은 기초구조물 생산에서 두각을 나타낸다. 2019년 기준 글로벌 기초구조물 시장은 48억달러(5조5000억원)로 해상풍력 기자재 산업의 20~24%를 차지한다. 해상풍력발전기의 지지대 역할을 하는 타워와 하부 구조물의 경우 20년 이상 버틸 수 있는 철강 소재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바다의 압력을 이겨내야 하기 때문이다. 8~9㎿급 대형 해상풍력발전기 1기를 만드는 데는 약 1500~2300톤의 강재가 사용된다.

포스코는 해상풍력 선진국인 영국에서 혼시(Hornsea) 프로젝트에 참여해 전체 해상풍력 발전기 구조용 강재 수요의 30%에 달하는 철강재를 공급했다. 포스코는 네덜란드 프리슬란트(Fryslan) 프로젝트 등 유럽의 해상풍력 시장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새롭게 떠오르는 대만 시장도 집중 공략한다. 대만은 2025년까지 230억달러(26조4000억원)를 투자해 20여개에 이르는 해상풍력 프로젝트를 진행할 계획이다. 최대 160만톤의 강재 수요가 예상된다.

포스코는 현재까지 진행된 윈린1&2와 포모사2 프로젝트 등에 약 16만톤의 강재 공급 계약을 마쳤다. 강재는 지난해 1월부터 공급하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수년 내 큰 성장이 예상되는 미국과 베트남 등의 시장에서도 주요 공급사 자리를 꿰차기 위해 선제적 마케팅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적재 중인 세아제강 자켓(Jacket)용 핀파일. / 사진=세아제강
적재 중인 세아제강 자켓(Jacket)용 핀파일. / 사진=세아제강
송유관 등을 만드는 국내 최대 강관업체 세아제강도 해상풍력 구조물용 강관으로 하부구조물 시장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이 회사는 고정식 해상풍력 설비 중 가장 깊은 수심에 설치되는 재킷식 구조물에 제작되는 소재인 강관을 생산 중이다. 2017년부터 유럽과 대만 등 해외 해상풍력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재킷·플로팅용 강관·핀파일용 강관 등을 납품하고 있다.

지주사인 세아제강지주는 영국에서 연간 생산 16만톤 규모의 모노파일 공장 착공을 시작했다. 모노파일은 해상풍력 기초 구조물 중 하나다. 기존 재킷식 구조물보다 가격이 30% 저렴하고 바다 밑바닥 조건에 상관없이 보편적으로 사용 가능하다는 점에서 해상풍력사업자들의 관심을 얻고 있다. 세아제강지주는 모노파일 상업 생산이 시작되는 2023년부터 연간 약 5000억원의 매출을 거둘 것으로 기대한다.

세아제강 관계자는 “기후변화와 신재생 에너지에 대한 전세계적 관심이 확산되고 있음을 인지하고 2017년부터 글로벌 주요 풍력발전 프로젝트에 기초구조물 부품 공급사로 참여해왔다”며 “재킷 타입 핀파일용 국내 공장 증설 등을 통해 해상풍력 사업을 더욱 다각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부 구조물… 세진중공업·삼강엠앤티 매출 효자로

씨에스윈드는 대표적 해상풍력타워업체다. 풍력타워는 날개인 블레이드와 발전기를 지탱하는 철 구조물 기둥으로 씨에스윈드가 이 분야 세계시장 점유율 1위다. 지난해 기준으로 1만1000여개의 풍력타워를 납품했다. 올 들어선 ‘노르덱스’ 미국지사와 1186만달러(136억원) 및 ‘지멘스-가메사’와 771만달러 규모의 윈드타워 공급계약 등을 맺은 덕에 올 한해 수주 목표치(7억달러)를 이미 달성했다.

이 회사는 호주와 포르투갈 현지 타워 업체 인수를 검토하고 있으며 내년에는 미국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 국내에선 전남 안마도 500㎿ 프로젝트에 참여하기 위해 컨소시엄 구성을 추진 중이다. 하부구조물 생산 전문업체인 삼강엠엔티와는 공동으로 해외 진출을 타진하고 있다.

/그래픽=김은옥 기자
/그래픽=김은옥 기자
조선업계도 풍력발전 시장을 넘보고 있다. 선박부분품 제조업체인 세진중공업은 부유식 해상풍력 설비의 하부 부유체 제작에 나섰다. 부유식 해상풍력엔 풍력 발전기를 물에 띄우는 대형 구조물인 하부 부유체가 필수다.

8㎿급 풍력발전기 기준 1기당 하부 부유체 ‘트라이 플로터’의 가격은 약 150억원이다. 2030년까지 울산시에 6GW급 부유식 해상풍력발전 단지 조성이 실현되면 세진중공업은 11조원의 이익을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조선소 선발블록을 수주해오던 삼강엠앤티는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시장의 주축으로 떠오르고 있다. 삼강엠앤티는 2019년 이후 대만과 영국 등에서 발주된 양의 절반(5000억원)을 수주했다. 풍력발전 경쟁 참전을 예고한 곳도 있다. SK E&S는 태양광 750㎿와 해상풍력 96㎿를 새로 추진하고 있고 800㎿ 규모의 대규모 해상풍력 사업도 검토 중이다.

권가림 기자 hidden@mt.co.kr


*1메가와트(㎿) : 가구당 한달 평균 소비 전력량이 대략 300킬로와트시(㎾h). 순시 소비전력은 300kWh/(30일X24시간)으로 계산하면 가구당 평균소비전력은 420와트(W)정도. 따라서 1㎿는 2381가구(1㎿/420W)가 사용할 수 있는 전력.
 

이한듬·김설아·권가림
이한듬·김설아·권가림 mumford@mt.co.kr  | twitter face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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