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하이닉스가 인텔의 낸드 메모리 사업을 통째로 인수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SK하이닉스가 인텔(Intel)의 낸드 메모리와 저장장치 사업을 인수한다. 해당 시장 점유율에서 삼성전자에 이어 2위로 올라서게 된다.

20일 SK하이닉스는 인텔과 사업 양도를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인수 대상은 인텔의 낸드 SSD, 낸드 단품과 웨이퍼 비즈니스, 중국 다롄팹 등으로, 인텔 옵테인(Optane)사업은 포함되지 않는다. 인수 총액은 90억 달러다.

양사는 내년 말까지 주요 국가의 규제 승인을 얻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규제 승인을 받는 대로 SK하이닉스는 70억 달러를 지급하고, 인텔의 낸드 SSD 관련 IP와 인력 등 SSD사업 및 중국 다롄팹 자산을 자사로 이전한다.

인수 계약 완료가 예상되는 2025년 3월에는 20억 달러를 지급하고 인텔의 낸드플래시 웨이퍼 설계·생산 관련 IP, R&D 인력과 다롄팹 운영 인력 등 잔여 자산을 인수한다. 인텔은 최종 거래 종결 시점까지 다롄팹 메모리 생산시설에서 낸드웨이퍼를 생산하며 낸드플래시웨이퍼 설계·생산 관련 IP를 보유한다.

SK하이닉스는 이번 인수로 빅데이터 시대를 맞아 급성장하는 낸드플래시 분야에서 기업용 SSD 등 솔루션 경쟁력을 강화해 글로벌 선두권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인수가 고객, 파트너, 구성원, 주주 등 모든 이해관계자에게 혜택을 주며 메모리 생태계를 성장시킬 수 있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인텔은 업계 최고 수준의 낸드 SSD 기술력과 QLC(쿼드러블 레벨 셀) 낸드플래시 제품을 보유하고 있다. 인텔 NSG(비휘발성 메모리 솔루션 그룹) 부문 중 낸드 사업의 올 상반기(6월 27일까지) 매출액은 약 28억 달러, 영업이익은 약 6억 달러 규모다. SK하이닉스는 인텔의 솔루션 기술과 생산 능력을 접목해 기업용 SSD 등 고부가가치 중심 3D 낸드 솔루션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계획이다.

인텔은 이번 거래를 통해 얻게 되는 재원을 제품 경쟁력 강화와 AI, 5G 네트워킹, 인텔리전트 엣지와 자율주행 기술 등 장기적 투자자금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비주력 분야를 정리하고 주력 분야 집중과 성장동력 마련을 꾀하는 모습이다. 양사는 최근 DDR5 협력과 같이 지속 성장 중인 메모리 기반 반도체 생태계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지속 협력할 예정이다.

이석희 SK하이닉스 CEO는 “낸드플래시 기술의 혁신을 이끌어오던 SK 하이닉스와 인텔의 낸드 사업부문이 새로운 미래를 함께 만들 수 있게 돼 매우 기쁘다”면서 “서로의 강점을 살려 SK 하이닉스는 고객의 다양한 요구에 적극 대응, 낸드 분야에서도 D램 못지않은 경쟁력을 확보하며 사업구조를 최적화해나가겠다”고 말했다.

밥 스완(Bob Swan) 인텔 CEO는 “이번 SK 하이닉스와 결합을 통해 메모리 생태계를 성장시켜 고객, 파트너, 구성원 등에게 혜택을 줄 수 있을 것”이라며, “인텔만이 할 수 있는 차별화된 기술에 우선순위를 두고 투자해 고객과 주주에게 더 많은 가치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