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기사 사망… 본사 Vs 대리점 '누구의 잘못인가?'

 
 
기사공유
  • 카카오톡 공유
  • 카카오톡 공유
  • 네이버 블로그
  • 카카오스토리
  • 텔레그램 공유
  • url 공유
CJ대한통운 택배기사 김원종씨는 지난 8일 저녁 7시30분쯤 서울 강북구에서 배송업무 중 호흡곤란 증세를 보인 뒤 사망했다. /사진=뉴스1

CJ대한통운 택배기사 고 김원종씨(48·남)가 사망한 지 12일이 흘렀다.

김씨는 지난 8일 배송 작업을 하던 중 가슴통증 등을 호소해 병원으로 옮겨진 뒤 숨졌다.

김씨 사망 이후 택배물류 업종에서 2명의 추가 사망자가 나오면서 업계 내 문제점이 수면 위로 올라왔다. 특히 김씨의 사망 원인이 과로사로 언급되며 택배물류 노동자들 업무 강도에 대한 지적이 제기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소비자들이 외출을 꺼려하면서 택배 업계는 바빠졌다. 여기에 추석 연휴 동안 닫혔던 물류센터가 열리면서 물량에 맥을 못 추리고 있는 상황.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택배기사를 책임질 대상으로 본사와 대리점이 지목됐다. 이는 김씨가 생전 산재보험 적용제외 신청서를 신청했는데 대리점 혹은 본사의 압박이 있었을 것이라는 일부 주장이 나왔기 때문이다. 김씨는 과로사 추정으로 사망했지만 산재 제외 신청서로 산재를 받지 못한다.

택배기사 사망과 이를 둘러싼 문제, 본사와 대리점 중 누구에게 책임이 가장 큰 것일까?



입 연 전 대리점주 "책임은요… "


서울의 한 CJ대한통운 대리점주였던 A씨는 20일 '머니S'와의 통화에서 산재보험 적용제외 신청에 대해 말을 아꼈다. /사진=뉴스1

지난해까지 서울의 한 CJ대한통운 대리점주였던 A씨는 지난 20일 '머니S'와의 통화에서 택배기사 노동 문제에 대해 본사와 대리점 중 책임이 어디있냐는 질문에 "애매하다"고 답했다.

앞서 김씨의 경우를 짚어보면 김씨와 같은 택배기사들은 대리점과, 대리점은 택배 본사와 계약이 체결돼있다. 즉, 택배기사와 본사는 계약 관계가 아니다.

이를 따져보면 본사 측에서는 대리점에서 올려 보낸 자료 등만으로 현 상황을 파악해 택배기사의 노동 문제를 모두 확인하기 어렵다.

A씨는 "본사는 대리점에서 전하는 내용만 안다"고 말했다.

아울러 A씨는 김씨가 작성한 산재보험 적용제외 신청에 대해 말을 아꼈다.

A씨는 "대리점 관계자들과 택배기사들은 바쁘다"며 "대리점에서 마주쳐도 말을 많이 못 나눈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산재보험 적용제외 신청을 김씨와 다른 택배기사들이 어떻게 작성하게 됐는지 확실히 모르겠다"면서 "대리점에서 서로가 워낙 바빠 '내가 쓸까?' '네가 써줘'라며 대충 누군가 작성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은 "본사의 문제다"라고 말했다. 노조는 "대리점도 산재보험에 대한 부담감이 있다"며 "본사에서 산재보험 적용제외 신청에 대해 대리점을 압박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떠들썩해진 CJ대한통운, 문제 묻자 '조용'



김씨 사망과 산재보험 적용제외 신청이 도마 위에 오르면서 CJ대한통운을 향한 비난이 쏟아졌다. 이에 대해 CJ대한통운은 공식적인 입장을 발표하지 않았다.

노조는 본사를 향해 사과와 함께 재발방지 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외쳤다.

산재보험 적용신청 압박 의혹에 대해서 CJ대한통운 관계자는 강하게 부인했다. 관계자는 "그런 일은 발생할 수 없다"며 "택배기사와 본사는 계약 관계가 아니다"고 설명했다.


택배기사 몰아낸 또 다른 원인 '안전불감증'



안전불감증 : 안전사고에 대한 인식이 둔하거나 안전에 익숙해져서 사고의 위험에 대해 별다른 느낌을 갖지 못하는 일

CJ대한통운 전 대리점주 A씨는 "택배기사 과로사 문제는 과거부터 비일비재하게 발생했던 일"이라고 밝혔다. 택배기사의 노동 문제를 본사와 대리점이 무책임한 태도로 받아들이면서 여태껏 해결되지 못했다는 것.

이는 안전불감증과도 연결된다. 또 CJ대한통운에게만 국한되는 문제는 아니다.

택배 업계 내 안전불감증은 예전부터 말이 많았다.

배송하는 제품당 수수료를 낮게 책정하는 본사와 대리점으로 인해 한 푼이라도 더 벌기 위해 스스로 배송 제품을 더 떠앉는 택배기사들. 이후 강도 높은 일로 택배기사가 과로사 하면 본사와 대리점은 "정해진 물량이 있다"며 선을 긋는다.

택배기사의 강도 높은 업무가 과로사로 이어질 것이라고 추측조차 하지 않는 것이다.

수수료를 더 받기 위한 택배기사는 몸을 불사를 수밖에 없다. 즉, 매출이 줄지 않도록 노력하는 본사와 이를 행하는데 일조하는 대리점, 늘어난 주문을 소화하고 수수료를 얻기 위해 더 발로 뛰는 택배기사의 문제는 안전불감증으로 해석 가능하다.

이에 대해 채이배 전 민생당 의원은 "택배 업계 전반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 같은 문제가 한 업체만의 부조리함이라고 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채 전 의원은 "택배기사들의 고용을 좀 더 늘리거나 처우를 개선시키는데 쓰이도록 택배 가격을 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택배 산업 자체의 구조변화를 정부가 좀 깊게 고민해서 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소영 wjsry21emd@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S 산업1팀 유통 담당 정소영입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
  • 100%
  • 0%
  • 코스피 : 2633.45상승 7.5418:01 11/27
  • 코스닥 : 885.56상승 11.0318:01 11/27
  • 원달러 : 1103.20하락 1.418:01 11/27
  • 두바이유 : 48.25상승 0.4618:01 11/27
  • 금 : 47.13하락 0.3618:01 11/27
  • image
  • image
  • image
  • image
  • image

커버스토리

정기구독신청 독자의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