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의 승부수, 10조 인텔 메모리 인수… '삼성'도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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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청주 사업장./사진=뉴시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통큰 베팅’이 사상 최대규모 M&A(인수·합병)를 성사시켰다. SK하이닉스가 미국 인텔사의 낸드 사업 부문 전체를 인수하면서다. 인수 금액만 무려 10조원. 이 결정으로 SK하이닉스는 단숨에 낸드플래시(전원이 꺼지면 저장된 자료가 사라지는 D램이나 S램과 달리 전원이 없는 상태에서도 데이터가 계속 저장되는 플래시메모리) 부문 세계 2위 업체로 부상했다.



10조원 대 베팅… 세계 2위로 ‘우뚝’



SK하이닉스는 20일 인텔사의 메모리 사업 부문인 낸드 부문을 90억달러(약 10조3104억원)에 인수하는 양도 양수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이 금액은 국내 인수합병(M&A)사상 최대 규모. 그동안은 2016년 삼성전자의 하만 인수금액(80억달러)이 최고가다.

SK하이닉스는 이번 인수로 낸드 시장 점유율 2위로 뛰어올랐다. D램(전원이 켜져 있는 동안에만 정보가 저장되는 휘발성 메모리)에서 SK하이닉스는 삼성전자에 이은 2위지만 낸드플래시에서는 인텔과 4위, 5위 자리를 놓고 각축을 벌여왔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지난 상반기 말 기준 낸드플래시 분야 점유율은 11.4%. 삼성전자(33.8%), 웨스턴디지털(17.3%), 웨스턴디지털(15.0%), 인텔(11.5%) 등에 이어 5위다. 이번 빅딜로 SK하이닉스 낸드 점유율은 22.9%로 두 배 뛰어오르게 된다. 1위 삼성전자를 바짝 추격하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빅딜이 SK하이닉스의 낸드 경쟁력 강화와 인텔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로 풀이한다. 이석희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은 인수 발표 직후 내부 구성원들에게 “낸드 사업에서도 D램 사업만큼 확고한 지위를 확보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하면서, “후발 주자가 갖는 약점을 극복하기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SK, 낸드 경쟁력 강화… 인텔, 옵테인 제품에 집중 



SK하이닉스는 이번에 인텔의 옵테인 사업부를 제외한 낸드 사업부 전체를 인수한다. 여기엔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사업 부문, 낸드 단품 및 웨이퍼 비즈니스, 중국 다롄 생산시설 등이 포함됐다. SK하이닉스는 이번 인수로 AI(인공지능) 시대를 맞아 급성장하는 낸드플래시 분야에서 기업용 SSD 등 솔루션 경쟁력을 강화해 글로벌 선두권으로 도약한다는 방침이다.

인텔/사진=뉴시스
인텔 입장에서 이번 매각은 실적 저조한 사업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인텔은 세계를 대표하는 종합 반도체 기업으로 중앙처리장치(CPU) 등 비메모리 반도체가 주력이다. 메모리 제품을 중심으로 하는 NSG(비휘발성 메모리 솔루션 그룹) 사업부의 지난해 매출은 44억달러로 인텔 전체 매출의 6%를 차지했다. 영업손익은 적자 12억달러를 기록했다.

인텔은 최근 메모리반도체의 공급 과잉과 시장 경쟁 격화에 따라 반도체 부분에서 목표 수익을 얻지 못하자 시장 철수를 검토해온 것으로 전해진다. 이미 미중 무역분쟁 전부터 메모리 사업 구조조정을 추진해왔다. 인텔은 2018년 메모리 반도체 파트너사였던 마이크론과 결별을 선언하면서 각자도생의 길을 갔다. 인텔이 메모리 사업을 구조조정하는 이유는 지속적 손실과 미중 무역 분쟁 때문으로 분석된다.

인텔은 옴테인이라 불리는 3D 크로스 포인트 제품은 미국에서 대부분 생산했고, 낸드 플래시 제품은 중국 다롄 공장에서 생산했다. 인텔이 메모리 사업을 구조조정하는 이유는 지속적 손실과 미중 무역 분쟁 때문으로 판단된다.

이번 매각으로 인텔의 사업구조는 비메모리 반도체로 급격하게 쏠리게 된다. 하지만 큰 그림은 기존 사업 중에 3D크로스 포인트로 불리는 옵테인 제품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는 게 업계 관측이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인텔 입장에서는 이미 삼성전자가 석권하고 있는 낸드 플래시 사업을 유지하는 것보다 원천 기술을 보유한 옵테인에 집중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나은 선택”이라며 “SK하이닉스는 메모리 산업의consolidation이 전개된다는 점은 주가에 긍정적이지만 낸드플래시 사업의 단기 흑자 전환이 어렵다는 점은 부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최 회장의 승부수… '반도체' 육성 의지



이번 빅딜은 최태원 회장의 반도체 사업 육성 의지가 결정적인 토대가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우선 10조3000억원이라는 자금이 총수의 용단 없이는 불가능 한 일이라는 게 재계의 공통된 목소리다.

최태원 회장/사진=SK그룹
최 회장이 2012년2월 하이닉스를 인수한 후 반도체를 차세대 먹거리로 삼고 계속해서 공격경영을 펼쳐온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는 지난 2017년 낸드 세계 2위 업체인 일본 키옥시아(구 도시바메모리)에 4조원대 규모의 지분 투자를 단행하기도 했다.

재계 관계자는 “최 회장은 올해 초부터 주요 경영진과 인텔 낸드 사업 카드를 만지작거리며 인수를 타진해왔다”며 “최 회장의 승부사적 기질이 이번에도 발휘된 것인데 결국엔 삼성을 뛰어넘겠다는 야심 아니겠냐”고 말했다.
 

김설아 sasa7088@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S 산업1팀 재계 담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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