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희 CJ대한통운 대표, 고개 숙였지만… 대리점 대책은?(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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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희 CJ대한통운 대표가 22일 서울 중구의 한 빌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택배기사 사망 사건에 대해 사과하며 재발방지 대책을 발표했다. /사진=임한별 기자
박근희 CJ대한통운 대표(67)가 택배기사 사망 사건에 대해 사과했다.

박 대표는 22일 서울 중구의 한 빌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택배 업무로 고생하다 유명을 달리한 택배기사들의 명복을 빌고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는 "CJ대한통운 경영진 모두 지금의 상황을 엄중히 받아들인다"며 "재발방지 대책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물량이 늘어나는 과정에서 현장 상황을 챙기지 못했던 부분은 없었는지 되묻고 살펴보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박 대표는 "CJ대한통운은 택배기사 및 택배 종사자들의 건강과 안전을 경영의 최우선 과제로 삼고 현장 혁신 및 관련 기술개발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언급했다.



매번 발생한 과로사 사망… CJ대한통운 대책은?


CJ대한통운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에 등장한 박근희 CJ대한통운 대표(오른쪽부터), 정태영 CJ대한통운 택배부문장, 최우석 택배본부장, 한광섭 CJ대한통운 커뮤니케이션 실장이 나란히 앉아있다. /사진=임한별 기자

CJ대한통운은 이날 택배기사들의 작업시간과 강도를 낮출 수 있는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먼저 택배기사들의 인수업무를 돕는 분류지원인력 4000명을 오는 11월부터 단계적으로 투입한다고 밝혔다.

정태영 CJ대한통운은 택배부문장은 "현장에 자동분류설비인 휠소터가 구축돼 있어 분류지원인력을 추가로 투입하면 택배기사들의 작업시간이 크게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이어 "매년 500억원 정도의 추가 비용이 들 것으로 예상되고 추가인력 채용 등 구체적 내용은 대리점과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CJ대한통운은 지원인력 투입으로 분류업무를 하지 않게 된 택배기사들에 오전 업무개시 시간을 자유롭게 조정하는 '시간선택 근무제도'를 진행한다.

전문기관을 통해 건강한 성인이 하루 배송할 수 있는 적정량을 산출한 뒤 택배기사들이 적정 배송량을 초과해 일하지 않도록 바꿔 나갈 예정이다.

정 부문장은 "초과물량이 나올 경우 택배기사 3~4명이 팀을 이뤄 물량을 분담해 개별 택배기사에게 부담이 쏠리는 것을 방지하는 초과물량 공유제 도입을 검토한다"고 부연했다. 더불어 "휠소터의 오분류 문제는 기술개발을 통해 최소화하고 택배기사들에게 작업 부담이 돌아가지 않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CJ대한통운은 지속적으로 문제가 제기됐던 산재보험 적용제외 신청서를 언급했다.

정 부문장은 "올해 말까지 전체 집배점을 대상으로 산재보험 가입 여부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내년 상반기 안에 모든 택배기사가 가입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8일 사망한 CJ대한통운 택배기사 고 김원종씨(48‧남)가 생전 산재보험 적용제외 신청서를 작성해 파장이 일었다. 이 분위기 속에 김씨의 신청서를 누군가 대필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은 커졌다.

정 부문장은 "내년 상반기 이후 산재보험 적용 예외신청 현황을 주기적으로 점검할 예정"이라면서 "대리점을 대상으로 산재보험 100% 가입을 권고하는 정책을 강화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는 "택배기사를 대상으로 지원하는 건강검진 주기는 오는 2021년부터 2년에서 1년으로 줄이고 뇌심혈관계 검사 항목을 추가하기로 했다"면서 "매년 소요되는 모든 비용은 CJ대한통운이 전액 부담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택배기사가 건강검진에서 고위험군으로 판정되면 건강이 회복될 때까지 대리점 업무 배제 혹은 물량축소 등을 강력히 요청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택배기사의 생계인 배송 업무가 중단됐을 경우 본사에서 이를 지원한다는 대책은 언급하지 않았다.

CJ대한통운은 또 오는 2022년까지 소형상품 전용분류장비(MP)를 추가 구축해 현장 자동화 수준을 높인다고 전했다. 100억원 규모의 상생협력기금도 조성한다.

정 부문장은 "택배기사 자녀 학자금 및 경조금 지원과는 별개로 상생협력기금을 긴급생계 지원, 업무 만족도 제고 등 복지 증진 활동에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장 상황을 최대한 반영해 택배기사 및 택배종사자들이 건강하게 일할 수 있는 작업환경을 구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리점 손 대기 어렵다는 CJ대한통운


CJ대한통운은 대리점이 택배기사들의 업무 환경을 만들어가는 것에 대해서는 손 대기 힘들다는 입장을 전했다. /사진=임한별 기자

택배기사 과로사 등 전반적인 택배 업계 문제는 본사의 책임만이 아니다. 택배기사가 속해 있는 대리점에서 이들을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택배기사들의 업무 환경이 달라진다.

이와 관련해 본사는 대리점이 택배기사들의 업무 환경을 만들어가는 것에 대해서는 손 대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이날 "본사에서 택배기사들을 위해 내린 업무 지침을 대리점이 어긴다고 해서 제재 내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며 "법적으로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같은 제재는 본사가 아닌 정부가 나서서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관계자는 '과거부터 이번 사망 사건과 같은 문제가 끊임없이 발생했을 텐데 그동안 정부와 이야기를 나눈 적이 한 번도 없냐'는 질문엔 답을 하지 못했다.
 

정소영 wjsry21emd@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S 산업1팀 유통 담당 정소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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