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의 복수] 빅히트 환불 요청에도 식지 않는 '빚투'

[머니S리포트③] ‘따상’을 향해… 마통으로 주식 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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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정부는 천문학적인 돈을 풀어 경기부양에 나섰지만 실물경제가 악화되고 개인과 기업의 빚만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저금리정책의 결과는 3100조원에 달하는 유동성의 함정에 빠지는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예기치 못한 저금리 역풍에 고개를 드는 가계부채의 부작용을 진단해봤다.
10월15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상장 기념식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10월15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상장 기념식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 “빅히트 주식을 30만원대에 5000만원 어치 매입했습니다. 결혼자금인데 주식 매수는 이번이 처음이어서 인증하고 진정서 넣거나 하면 환불되나요? 첫 주식 환불 진행해 보신 분 알려주시면 사례금 드려요.”

글로벌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코스피 상장 첫날 주식 환불 규정을 묻는 개인 투자자의 글이 포털사이트 주주 게시판을 가득 채웠다. 저금리 기조가 길어지면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이 방황하고 있다. 최근 3년간 2030세대의 마이너스통장 한도액이 지속해서 증가했다. 일부는 단번에 고수익을 누릴 수 있는 공모주 투자로 쏠렸지만 주식 하락에 따른 손실도 보고 있다. 소위 ‘빚투’(빚내서 투자)를 가늠하는 지표로 여겨지는 신용거래융자 잔액도 올해 약 17조원까지 급증했다. 빚투 현상이 지나치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빅히트 하락세에 투자자 ‘피·땀·눈물’


10월15일 상장한 빅히트는 장 초반 ‘따상’(공모가 2배에서 시초가 형성 후 상한가)을 기록해 공모가 13만5000원에서 35만1000원까지 주가가 훌쩍 뛰었다. 하지만 차익 매물이 쏟아지며 결국 하락세를 보였다. 이날 주가는 시초가보다 하락한 25만8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16일에는 하락세를 키워 첫 거래일보다 22.29%(5만7500원) 하락한 20만500원에 마감했다. 19일에는 5.74%(1만1500원) 떨어졌고 20일에도 3.44%(6500원) 빠진 18만2500원에 종가를 기록했다.

지난 5일과 6일 양일간 이뤄진 빅히트 일반 공모주 청약 경쟁률은 606.97대1에 청약 증거금은 약 58조4237억원으로 집계됐다. 빅히트 증거금은 상장 흥행몰이 물꼬를 튼 SK바이오팜(30조9천899억원)을 훌쩍 넘어섰을 정도로 개인 투자자가 기대를 했던 종목으로 주가가 하락할 때마다 투자 손실도 커지고 있는 것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는 빅히트 주식을 지금까지 약 4149억원(19일 기준) 순매수했다. 반면 다른 투자자들은 ▲기관 약 212억원 ▲기타법인 약 3082억원 ▲외국인 870억원 등을 순매도했다. 앞으로 기관의 매도세는 더욱 커질 것이란 전망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공모를 통해 기관에 배정된 빅히트 주식 수량은 전체 공모 물량(713만주)의 60.06%인 428만2309주다. 이 중 기관이 보유한 주식의 약 35.67%인 152만7000여주가 한 달 안에 의무보유 기간이 끝나고 시장에 풀린다. ‘따따상’(상장 첫날 공모가의 2배 가격으로 시초가 형성 이후 상한가 두 번)을 기록한 ‘카카오게임즈’조차 의무보유가 풀린 기관 물량에 힘없이 하락해 개인들의 주름이 깊어지고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10월12일 기관의 1개월 의무보유확약 물량인 435만9047주가 시장에 쏟아지면서 7% 이상 급락했다. 종가를 기준으로 최고가(8만1100원)에서 44% 빠졌다.

다만 증권가 일각에선 빅히트 반등 가능성도 제기한다.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빅히트 주가가 부진한 이유는 실적이 너무 과소 추정돼 (현재 주가가) 비싸 보이기 때문”이라며 “하반기 매출액이 4000억원이라면 현재의 하락한 주가 수준이 적정하다고 볼 수 있지만 (매출이) 5000억원 정도면 하반기에만 1000억원, 내년엔 2000억원을 과소 추정하게 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표=머니S 편집팀
표=머니S 편집팀



마통에 신용거래까지… 빚투에 인생 건다


빅히트와 카카오게임즈 등 공모주 청약을 위한 ‘묻지마 투자’와 ‘빚투’ 열풍이 지나치다는 신호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개인이 주식을 매수하기 위해 증권사로부터 빌린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올 들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17조3777억원으로 연초에 비해 8조1705억원이 불었다.
특히 올해 신용거래융자 잔액 증가율은 20대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장혜영 의원(정의당·비례)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2019년 말 1624억원이었던 20대의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올 8월 말 현재 3798억원으로 133.8%(2705억원)나 늘었다.

공모주 청약에 주로 사용된 마이너스통장 한도액도 2030세대를 중심으로 증가하고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상훈 의원(국민의힘·대구 서구)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마이너스통장 개설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30세대가 올해 새로 만든 마이너스통장의 대출 한도 금액은 지난 7월까지 14조2011억원에 달했다.

이는 ▲2017년 15조8659억원 ▲2018년 15조9281억원 ▲2019년 16조4105억원 등 연간 증가폭보다 빠른 수준이다. 2017년부터 올 7월까지 3년 7개월 동안 2030세대가 만든 마이너스통장의 한도 총액은 62조4056억원에 달했다.

20대의 마이너스통장 대출 연체 금액도 ▲2017년 12억7000만원 ▲2018년 14억7300만원 ▲2019년 16억8900만원 등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올 들어선 7월까지 이미 13억원을 기록해 사상 최고 수준을 갈아치울 것으로 예상된다.

빚투 현상이 과열 양상을 보이자 투자 위험성을 경고하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금융시장은 다양한 대내·외 요인의 영향을 받아 변동할 수 있는 만큼 무리한 대출을 통한 주식투자가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는 점에 대해 큰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은재 국제금융센터 연구원도 “주식 신용융자거래 급증과 신용융자잔고 비율 상승으로 인한 주가 과열은 위험요인”이라며 “높은 신용잔고율은 증시 과열을 의미해 추후 리스크 발생 시 반대매매 발생으로 증시 변동성을 높일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윤경진
윤경진 youn1@mt.co.kr  | twitter facebook

시장 앞에서 항상 겸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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