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路]국회의원을 몸수색하면 벌어지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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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의원들이 문재인 대통령의 2021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앞 둔 28일 국회 본청 입구에서 라임·옵티머스 자산운용펀드 사건에 대한 특검을 요구하는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2020.10.28/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의원들이 문재인 대통령의 2021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앞 둔 28일 국회 본청 입구에서 라임·옵티머스 자산운용펀드 사건에 대한 특검을 요구하는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2020.10.28/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최은지 기자 = 사전회담장이 술렁였다. 최재성 청와대 정무수석이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긴밀하게 대화를 나눴다.

28일 오전 9시30분을 넘긴 시간,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당이 라임·옵티머스와 관련해 특별검사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며 "항의의 표시"로 국회를 찾은 문재인 대통령과의 사전환담에 응하지 않겠다는 당의 공식발표가 있었다.

문 대통령이 탑승한 차량이 오전 9시39분 국회 본청 앞에 도착했다. 문 대통령은 본청에 들어가기 직전 체온을 측정했다. 오전 9시40분, 문 대통령이 본청에 입장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국회 로비 계단은 물론, 박병석 국회의장이 문 대통령을 영접하는 곳까지 빼곡히 모여 연습했던 구호를 힘껏 외쳤다. 그 자리에는 사전환담에 참석해야 하는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있었다.

오전 9시41분, 문 대통령은 박 의장의 안내를 받으며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3층에 마련된 사전환담장에 도착했고 환담장의 문이 닫혔다. 박 의장과 문 대통령의 모두발언이 시작됐다. 김 위원장과 주 원내대표의 자리는 비어있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장접견실에서 2021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에 앞서 박병석 국회의장 및 여야지도부 등과 환담하고 있다. 2020.10.28/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장접견실에서 2021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에 앞서 박병석 국회의장 및 여야지도부 등과 환담하고 있다. 2020.10.28/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피켓항의'하다 늦은 원내대표에 없었던 '의전특전'

국회 본청 로비에서 국민의힘 의원들과 함께 구호를 외치던 주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이 환담장에 입장해 문이 닫힌 뒤 뒤늦게 환담장에 도착했다. 환담장 입구에서 주 원내대표를 맞이한 20대의 신참 경호원은 '경호업무지침'에 따라 스캐너로 주 원내대표의 상의를 검색했다.

이에 주 원내대표는 제1야당의 원내대표에게 청와대 경호원이 검측을 요구했다며 항의하며 환담장에 들어가지 않았다. 전날 국회에서 벌어진 일이다.

국민의힘은 "야당 원내대표의 신체 수색을 함부로 하는 것은 의회에 대한 노골적 모욕"이라고 비난했다. 급기야 본회의장에서 국민의힘의 항의가 이어졌고 시정연설은 6분가량 지연됐다.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82회 국회 제10차 본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 시정연설을 앞두고 청와대 경호처 직원에게 의장실 앞에서 사전환담 전 주호영 원내대표에게 몸수색을 요청한 것과 관련해 항의하고 있다. 2020.10.28/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82회 국회 제10차 본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 시정연설을 앞두고 청와대 경호처 직원에게 의장실 앞에서 사전환담 전 주호영 원내대표에게 몸수색을 요청한 것과 관련해 항의하고 있다. 2020.10.28/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20대 신참 경호원은 '지침'대로 검색을 했다

대통령경호처에 따르면 '경호업무지침'에 따라 대통령의 외부 행사장에서 모든 참석자에 대해 소지품 등 검색이 원칙이다.

그러나 국회에서의 행사일 경우 청와대 본관 행사의 기준을 준용해 5부 요인과 정당 대표에 대해서는 검색을 면제하고 있다. 1급보안시설인 국회의 경호를 준수하며 주요 인물에게 제공하는 일종의 의전상의 특전로, 문재인 정부뿐만 아니라 이전 정부에서도 준용해온 관례다.

다만 정당의 원내대표는 검색 면제 대상인 당 대표와 함께 입장하는 경우 검색을 면제해왔다는 것이 경호처의 설명이다.

환담장에 미리 도착한 참석자들도 소지품 검색은 하지 않는 특전은 받아도 환담 참석자가 맞는지 신원확인은 이뤄진다. 코로나19로 마스크 착용이 일상화 되면서 신원확인은 필수다. 체온 측정과 손소독제 사용 안내도 경호처의 역할이 됐다.

환담이 시작된 상황에서 참석 예정자가 도착했을 때 경호원은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특히 문 대통령이 지난 7월 개원연설을 위해 국회를 방문했을 때 이른바 '신발 투척' 사건으로 경호 논란이 있은 지 불과 3개월이 지난 시점이었다.

20대의 신참 경호원은 매뉴얼대로 했다. 지침상 검색 대상자를 검색했다. 지침을 어긴 것이 아니라 지침대로 했다고 야당으로부터 혼나는 상황이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시정연설 마치고 퇴장하는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항의 손피켓을 들어 보이고 있다. 2020.10.28/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국민의힘 의원들이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시정연설 마치고 퇴장하는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항의 손피켓을 들어 보이고 있다. 2020.10.28/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국민의힘은 "의도된 도발"로까지 의심했으나 사실 청와대로서는 모처럼 자연스럽게 야당 지도부를 만날 기회를 일부러 걷어찰 이유가 없다. 국회는 정부가 제출한 약 556조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 심사를 앞두고 있다. 문 대통령은 시정연설을 통해 산적한 민생입법 처리를 당부했다. 이는 야당의 협조가 없으면 힘들다.

주 원내대표로선 매일 드나드는 '안방' 같은 국회의사당에서 몸수색을 마주했을 때 당황스러움을 느꼈을 법하다. 예정된 환담 시간에 조금 늦었다는 것은 알고 있었을 테니 조급한 마음이었을 것이고 예상에 없던 몸수색까지 더해져 더 신경이 예민했을지 모른다.

집권을 목표로 하는 야당 정치인으로서 청와대·여당과 각을 세워야 하는 게 기본 생리인 만큼 이를 공격의 소재로 활용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그렇다 해도 방송에 생중계되는 대통령의 시정연설을 수분 간 지연시키면서까지 본회의장에서 고성과 야유로 이를 항의했어야 했는지는 의문이다. 대통령의 등장을 기다리던 시청자들은 이게 무슨 상황인지 어리둥절했을 것이다.

하루가 지난 오늘까지도 야당에서 이 소동을 공격의 소재로 활용하는 것도 보기 민망했다. 국민들은 우리 정치권에 부족한 (수많은) 것 중 하나로 아량, 즉 통큰 모습을 꼽곤 한다. 조그만 일에도 과도하게 반응하며 싸움을 벌이는 모습에 지친 탓이다.

다행히 오늘 대통령경호처장이 주 원내대표에게 직접 사과의 뜻을 전하고 주 원내대표가 이를 받아들이면서 소동은 마무리되는 듯하다. 주 원내대표가 경호처장의 사과를 받으면서 '그런데 그 젊은 경호원은 너무 뭐라고 하지 마세요'라고 한 마디 '통큰' 모습을 보여줬을지 모른다는 기대를 품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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