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발 떨어진 K뷰티… 가맹점 안고 갈까 없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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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업계가 온라인 사업을 강화하는 과정에서 가맹점주들을 도외시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본사는 온라인만이 유일한 생존 방안이라고 말한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주말리뷰] K-뷰티 신화를 이끌었던 로드숍(거리매장) 생태계가 흔들리고 있다. 화장품 업계는 소비 패턴 변화에 따라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중심을 옮겼고 반대급부로 가맹점주의 경영난은 가중되고 있다. 2000년대 초 전성기를 함께 누렸던 본사와 가맹점주가 이제 서로 다른 길을 걷는다. 이 같은 변화의 이유와 실태를 짚어보고 상생 방안을 모색해 봤다.



K-뷰티 이끌던 로드숍… "길거리 무인도 됐다고?"


국내 화장품 가맹점이 위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야외 활동이 줄면서 소비자가 비대면 쇼핑을 주로 이용해 유통 흐름이 온라인으로 전환되면서 가맹점은 길거리 무인도로 전락했다.

이 같은 분위기에 폐점을 선택한 가맹점은 늘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유의동 의원(국민의힘·경기 평택시을) 측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8년 말부터 올해 8월까지 ▲아리따움 306곳 ▲이니스프리 204곳 ▲스킨푸드 164곳 ▲에뛰드 151곳 ▲미샤 53곳 등이 폐점했다. 하지만 정작 가맹점을 이끌어가는 가맹 본사는 이들에게 눈길을 주지 않았다. K-뷰티 1세대인 가맹점은 왜 이토록 외로운 길을 걷게 됐을까.

◆온라인에 치인 가맹점… 위약금 물어도 “폐점할래”

소비자들에게 외면 받은 가맹점은 본사를 향해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사진=뉴스1
대한민국 뷰티 업계를 이끌었던 로드숍은 진화된 온라인 유통 흐름에 발을 디디지 못했다. 더불어 올해 코로나19가 터지면서 맥을 못추리는 상황. 이는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에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를 통칭하는 말)가 소비 주축으로 떠오르면서 유통 환경이 바뀐 탓이다. 

지난 8월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화장품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12조2986억원으로 2018년 9조8404억원 대비 25% 증가했다. 뷰티 업계에서 온라인쇼핑의 주 이용계층은 MZ세대로 이 같은 수치는 MZ세대의 온라인 구매 비율이 높아졌다는 것을 확인시킨 결과다.

이에 본사는 가맹점 대신 온라인 판매 공략에 집중했다. 특히 가성비(가격대비성능)에 예민한 MZ세대를 고려해 온라인 전용 제품을 출시하고 가맹점에서 선보이지 않은 혜택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대표적으로 에이블씨앤씨의 화장품 브랜드 미샤의 ‘포맨 아쿠아브레스 플루이드’(180ml·1만9800원)는 가맹점에서 30% 할인한 1만3860원에 판매되고 있다. 에이블씨앤씨의 온라인 멀티숍 ‘눙크’에서는 같은 제품의 같은 용량이 60% 할인한 7920원에 올라와 있다. 온라인몰에서 가맹점 할인 가격보다 2배 더 저렴하게 판매되고 있던 것. 

이에 대해 서울 종로구의 한 미샤 매장에서 근무하는 직원은 “대체적으로 온라인에서 크게 할인하는 제품을 가맹점에서 똑같이 할인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언급했다.

비슷한 사례는 또 있다. 아모레퍼시픽그룹 이니스프리 자사몰에는 ‘온라인 전용’이라는 문구가 달린 제품이 판매 중이다. ‘이니스프리X아임제주 못난이당근 핸드크림’과 ‘이니스프리X아임제주 못난이당근 핸드솝’이다. 문구에서 알 수 있듯 이 제품은 오프라인이 아닌 온라인에서만 단독 판매한다. 못난이당근 핸드크림은 10월21일 일시품절 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이 같은 일들이 반복되면서 가맹점은 소비자를 잃었고 일부는 이를 견디지 못해 폐점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전혁구 전국화장품가맹점연합회 공동회장은 “가맹점 운영자는 엄연히 자영업자다”며 “본사가 자영업자의 생계를 망가트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 회장은 “폐점을 하면 가맹점이 본사에 1000~2000만원가량의 위약금을 물어야 하는데도 차라리 폐점하자는 가맹점주가 늘고 있다”며 본사를 향해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온라인 강화 나선 본사 정책 뭐길래?

에뛰드하우스와 이니스프리 온라인 자사몰에 올라온 온라인 전용 상품들이다. /사진=에뛰드, 이니스프리 홈페이지 캡처
가맹본부인 본사의 온라인몰 확장세는 앞으로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이 지난 7월 발표한 2020년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7% 하락한 362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 역시 같은 기간 88.2% 줄어든 51억 원으로 확인됐다. 그룹은 가맹점인 로드숍의 관광객 축소와 이를 운영하는 데 효율성 문제가 생겨 적자를 면치 못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아모레퍼시픽그룹 국내 온라인 채널 매출은 약 60% 증가했다. ‘설화수’ 등 럭셔리 브랜드의 디지털 채널 매출은 약 80%의 성장을 보였다고 그룹은 설명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본사는 온라인 확장에 역량을 모으고 있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은 올해 초 디지털 체질 개선을 경영 실천 과제로 제시했다. 이후 아모레퍼시픽은 자사 온라인몰 활용과 동시에 11번가 등 이커머스와 파트너십을 맺고 영역을 확장했다.

에이블씨앤씨는 지난 4월 온라인몰 ‘마이눙크닷컴’을 선보이고 50만명 이상의 회원을 모았다. 마이눙크닷컴에는 에이블씨앤씨의 속한 브랜드가 입점했다.

◆가맹점 vs 본사의 ‘생존 전쟁’… 소비자는 ‘이것’ 원한다

가맹점과 본사의 보이지 않는 생존 전쟁 속 소비자는 “가맹점만의 차별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사진=이미지투데이
가맹점과 본사의 갈등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본사에서 가맹점과 협약을 맺고 점주 달래기에 나선다 해도 눈에 띄는 변화를 보지 못한 가맹점 입장에선 이조차 탐탁치 않을 것이기 때문. 

전 회장은 “가맹점주와 본사(아모레퍼시픽)가 만나 꾸준히 대화를 나누지만 접점을 찾지 못했다”며 “대기업의 독점이 약자인 가맹점을 무너트리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다만 이와 관련해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가맹점 경쟁력 제고를 위해 중장기 차원에서 현재 매출의 20% 수준인 가맹점 전용 상품을 50%로 확대 공급하겠다”며 온·오프라인 유통을 모두 활성화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가맹점과 본사의 보이지 않는 생존 전쟁 속 소비자는 “가맹점만의 차별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20대 소비자 한모씨는 “예전 유행했던 로드숍 브랜드보다 해외 코스메틱 브랜드나 ‘페리페라’같이 유행하는 업체가 뷰티 업계를 차지하고 있다”며 “로드숍보다 가격대가 있지만 고객이 찾는 이유는 그만한 경쟁력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맹점과 온라인몰의 판매 협력도 중요하지만 가맹점에서 판매하는 제품의 경쟁력을 높이는데 본사가 투자할 필요성이 있다고 보인다”고 덧붙였다. 

정소영 기자 wjsry21emd@mt.co.kr 



화장발 떨어진 '중국몽'에… 빈 점포만 남았다


서울 중구 명동거리 골목의 상점들에 임대문의 현수막이 걸려 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미샤·네이처리퍼블릭·더페이스샵·스킨푸드…. 2000년대 초반 1세대 뷰티 로드숍의 출발은 야심찼다. 거품을 뺀 가성비 좋은 중저가 화장품이라는 콘셉트로 국내뿐 아니라 중국 관광객의 마음까지 빼앗았다. 서울 명동과 강남역 등 번화가에서도 임대료가 가장 비싸다는 1층 상가에 어김없이 로드숍 브랜드가 자리했다.

하지만 2017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위기는 로드숍 운명을 바꿔버렸다. 중국 의존도가 높았던 브랜드숍은 빠르게 변하는 시장 환경에 대응하지 못하고 날개가 꺾이기 시작했다. 뷰티 트렌드가 올리브영과 같은 H&B(헬스앤뷰티)스토어로 넘어가는 과정에서도 쓴맛을 봤다.

매장을 축소하고 멀티브랜드숍으로 전환하는 등 자구책으로 대응했지만 역부족. 여기에 온라인으로 구매 트렌드가 이동하면서 기세는 더 빠르게 전환됐다. 주요 상권을 장악하던 로드숍은 하나둘 간판을 내렸다.

◆기형적으로 늘어난 브랜드… 부메랑으로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정보제공시스템과 화장품업계에 따르면 미샤·더페이스샵·스킨푸드·이니스프리·네이처리퍼블릭·토니모리 등 로드숍 매장 수는 2016년 4834개로 정점을 찍은 뒤 2017년 4775개로 줄었다. 2018년에도 감소세가 이어지면서 4300여개로 쪼그라들었고 지난해엔 500개 정도 줄어 4000개 밑으로 떨어졌다.

특히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감소세가 더 빨라지는 추세다. LG생활건강이 운영하는 로드숍 브랜드 더페이스샵 매장은 지난해 말 598개에서 551개(10월21일 기준)로 줄었다. 에이블씨엔씨의 미샤도 같은 기간 550개에서 482개로 감소했다. 네이처리퍼블릭 매장은 521개에서 470개로, 토니모리는 517개에서 487개로 각각 줄었다.

로드숍 사업 호황을 주도했던 아모레퍼시픽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아이오페·마몽드·라네즈 등 아모레퍼시픽의 브랜드를 모아둔 아리따움 로드숍 매장은 한때 1186개(2018년 말 기준)에 달했지만 현재 880개로 줄었다. 역시 아모레퍼시픽 브랜드인 이니스프리 매장은 750개에서 546개로 감소했고 에뛰드 매장은 321개에서 170개만 남았다.

로드숍은 어쩌다 이렇게 무너지기 시작했을까. 외부요인으론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 위기가 방아쇠를 당겼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사드 여파로 주 고객층이던 중국 관광객이 줄어들면서 치명타를 입었다는 것.

/디자인=김민준 기자

내부적으론 무엇보다 중국몽(中國夢·중국의 꿈)에 의존해야 하는 로드숍의 태생적 한계가 성장을 방해한 요인으로 꼽힌다. 로드숍 붐을 타고 유행에 편승해 기형적으로 급조돼 생겨난 브랜드와 빠르게 변하는 시장 상황에 대응하지 못한 게 패착이었다는 지적이다.

매출이 줄어들수록 소비자의 무관심은 더 심해졌다. 로드숍은 뒤늦게 할인 이벤트로 등 돌린 국내 소비자들 마음 잡기에 나섰지만 매 시즌 신제품으로 무장한 고급 브랜드를 이겨낼 재간이 없었다. 신제품과 히트 상품을 만들기 위한 지속적인 개발 없이 유행 따라 잘 팔린 제품의 미투 제품으로만 범람했던 로드숍 특성이 결국 시장을 전부 죽이는 자충수가 됐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의존도가 컸던 업계 특성상 별다른 생존법을 만들어 내지 못하고 급격한 내리막길로 접어들었다”며 “그동안의 성장 자체가 실제 역량보단 트렌드를 잘 만난 운이 컸던 만큼 재기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쪼그라든 실적… 온라인 밀려 점유율도 ‘뚝’

이런 구조는 로드숍 경쟁력을 떨어뜨렸다. 로드숍 시장 규모는 2016년 2조8110억원으로 최고점을 찍은 후 지난해 1조7000억원으로 반토막이 났다. 실적도 급감했다. 에이블씨엔씨는 올해 2분기 102억원의 영업손실을 냈고 매출액은 77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 줄었다. 같은 기간 토니모리도 7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아모레퍼시픽의 이니스프리 매출도 40% 감소한 884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적자전환됐다. 에뛰드 또한 전체 매출이 35% 줄었고 적자를 면치 못했다.

온라인에 밀려 시장 점유율 역시 급격히 하락했다. 온라인 구매가 늘고 인디 브랜드가 득세한 영향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화장품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12조2986억원으로 전년 9조8404억원 대비 25%가량 급증하면서 침체에 빠진 로드숍과 대조됐다. 내수시장에서 로드숍의 존재감은 점점 사라지고 있는 셈이다.

로드숍 브랜드 본사 관계자는 “소비 구조가 온라인으로 가고 있으니 본사 입장에서도 온라인 판매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서 “적자가 수백억씩 쌓이는 데 온라인 판매라도 안 하면 그나마 버티고 있는 가맹점을 끌고 갈 수가 없는 악순환에 놓여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지금은 본사가 온라인 판매를 중단한다고 해서 가맹점 위기가 나아지는 구조도 아니다”라며 “회사 입장에선 너무 힘들어 가맹점에게 폐점을 지원하는 방안까지 논의 중”이라고 귀띔했다.

◆구조적 한계… 로드숍 매물 M&A 등장설도

전문가들은 로드숍 브랜드의 위기는 한 가지 원인으로 설명할 수 없는 구조적이고 복합적인 문제라고 진단한다. 유통 구조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급격히 전환되고 있는 데다 경쟁력을 갖춘 편집숍이 등장하고 인플루언서 등을 중심으로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사업이 확대되면서 로드숍이 설 자리가 점점 줄고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에서는 기업인수합병(M&A) 시장에 로드숍 매물이 나올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미샤 창업주인 서영필 에이블씨엔씨 회장은 2017년 사모펀드에 회사를 매각한 바 있다. “먹지마세요. 피부에 양보하세요”라는 광고로 유명세를 떨친 스킨푸드 역시 보유한 해외사업권 중 일부를 매각하면서 재무구조를 개선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5년여간 국내 로드숍 브랜드가 어려운 상황을 겪었지만 중국인 착시 효과로 오히려 활황처럼 비춰진 경향이 더 크다”며 “오프라인 매장은 소비자에게 테스트용 매장이 돼버린 지 오래됐고 그들의 쇠퇴는 이미 예고돼 있었다”고 말했다.

김설아 기자 sasa7088@mt.co.kr 



생존 방안 찾는 본사, 상생 외치는 점주… 대책 없나


화장품 로드숍 가맹점주의 곡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화장품 업계가 주요 판매 창구를 온라인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가맹점주를 외면하고 있어서다. 똑같은 제품이라도 온·오프라인 공급가를 다르게 책정해 매장 가격이 온라인몰과 2배 이상 벌어지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하지만 본사는 온라인 사업을 강화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 중국인 관광객의 감소와 올리브영과 같은 H&B(헬스앤뷰티)스토어의 성장 등 대내·외 환경이 급변한 데다 코로나19로 비대면 쇼핑 트렌드가 확산했기 때문이다. 온라인으로 탈출하려는 본사와 오프라인에 남은 가맹점. 함께 살 방법은 없을까.

◆본사-가맹점주 손 맞잡는다

화장품 업계는 가맹점 상생안 마련에 고심이다. 온라인 사업의 중요성이 높아지곤 있지만 여전히 가맹점은 회사의 주요 판매 채널이자 전성기를 함께 지내온 파트너이기 때문이다. 업계는 우선 가맹점을 대상으로 직·간접적인 지원에 나섰다.

LG생활건강은 지난 7월부터 온라인몰 수익을 가맹점에 분배하고 있다. 로드숍 ‘네이처컬렉션’과 ‘더페이스샵’의 직영 온라인몰에 들어오는 주문을 가맹점주가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고객이 ‘마이스토어’를 통해 주문하면 지정된 가맹점에서 매장 내 재고를 택배 발송한다. 재고가 없는 경우 가맹본부에 위탁 배송을 요청해 주문을 처리하면 된다.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은 “시장환경이 빠르게 온라인을 중심으로 재편되며 로드숍을 운영하는 가맹점의 영업 환경이 어려워졌다”며 “가맹점이 온라인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아모레퍼시픽도 직영 온라인몰 수익 공유를 확대하기로 했다. 아리따움몰 ‘마이스토어’와 이니스프리·에뛰드의 ‘마이샵’ 제도를 손질해 가맹점주가 가져가는 수익 비율을 높이는 방식이다. 이 같은 대책은 최근 회사가 가맹점주 갈등 문제로 논란을 빚은 뒤 마련됐다.

아모레퍼시픽은 최근 아리따움·이니스프리·에뛰드 등 3개 가맹사업과 잇따라 상생협약을 체결하고 동반 성장을 약속했다. 협약의 골자는 ▲가맹점 임대료 특별 지원 ▲재고 특별 환입 ▲폐점 부담 완화 ▲전용 상품 확대 ▲온라인 직영몰 수익 공유 확대 등이다. 3개 가맹점에 각각 60억원·40억원·14억원의 규모의 지원도 약속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최근 아리따움·이니스프리·에뛰드 등 3개 가맹사업과 잇따라 상생협약을 체결하고 동반 성장을 약속했다. /사진=아모레퍼시픽그룹

◆지원 나섰지만… 본사도 힘들다

다만 비용 지원으로 가맹점주 이익을 키우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국내 화장품 시장 ‘큰손’인 중국인 관광객의 감소·H&B스토어의 세 확장·코로나19 여파 등 업황 부진으로 인해 본사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어서다. 명동·홍대·강남 등에 있는 화장품 직영점 매출도 급감했다.

실제로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올 3분기 2086억원의 매출과 61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3%, 영업이익은 49% 감소한 수치다. 

마찬가지로 ‘미샤’ 가맹점 이슈로 도마 위에 오른 에이블씨엔씨는 올해 상반기 1612억원의 매출과 22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21%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적자전환됐다.

본사도 사정이 어렵긴 마찬가지라는 얘기다. 때문에 업계는 가맹점을 아예 없애는 방안도 고심 중이다. 아모레퍼시픽은 내년 1분기까지 폐업하는 점포는 인테리어 지원금 반환을 면제하고 상품을 전량 환입하겠다고 밝혔다. 다른 업체에서도 폐점 지원 방안이 속속 거론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온·오프라인 공급가는 차이가 없는데 온라인에 입점한 유통업자가 판매가를 낮추면 제조업체가 개입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며 “본사 실적은 부진한데 비용을 들이지 않고는 가맹점을 살릴 길이 없어 차라리 폐점을 지원하자는 논의가 나오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온·오프라인 ‘두마리 토끼’ 잡을까

에이블씨엔씨는 미샤 전체 매장의 20%인 약 100개를 ‘미샤플러스’로 재정비했다. /사진=에이블씨엔씨
그나마 업계가 기대를 거는 건 투트랙 전략이다. 온라인 사업을 강화하되 가맹점의 자체 경쟁력도 키운다는 설명이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사업 전략을 확연히 다르게 잡아 장기적인 상생을 도모한다는 취지인 셈이다.

대표적인 방안이 가맹점에서만 판매하는 전용 상품이다. 아모레퍼시픽은 가맹점 경쟁력 제고를 위한 중장기 차원에서 현재 매출의 20% 수준인 가맹점 전용 상품을 50%로 확대한다. 에이블씨엔씨는 가맹점 전용 상품을 20%까지 늘릴 계획이다.

가맹점에 고객 유인책을 마련하는 것도 방법이다. 예컨대 에이블씨엔씨는 미샤 전체 매장의 20%인 약 100개를 ‘미샤플러스’로 재정비했다. 미샤플러스는 타 브랜드 제품을 절반 이상 마련해 미샤 제품과 함께 판매하는 매장이다.

체험형 공간을 늘리는 것도 오프라인 매장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기 위해서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현재 아모레 성수·아모레 스토어·라네즈 명동 쇼룸 등 다양한 직영 체험형 매장을 운영 중이다. 이런 매장은 고객과 접점을 늘리고 브랜드 이미지를 심어준다는 점에서 가맹점 경쟁력을 키우는 효과를 낼 수 있다는 평가다.

에이블씨엔씨 관계자는 “자사 온라인몰은 가맹점과 판매가를 동일하게 유지하고 있고 다른 온라인몰에 납품할 때도 가격을 맞춰달라고 요구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가맹점이 온라인을 비롯한 유통 채널과 경쟁할 수 있도록 전용 상품을 최대한 많이 출시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김경은 기자 silver@mt.co.kr
 

김설아·김경은·정소영 silver@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S 산업팀 김경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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