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수 대신 맞손… 4대그룹 총수 ‘팀코리아’로 뭉쳤다

[머니S리포트-4050 총수시대①] 3·4세대로 경영체제 전환… 두터운 친분 바탕 사업 협력 기대

 
 
기사공유
  • 카카오톡 공유
  • 카카오톡 공유
  • 네이버 블로그
  • 카카오스토리
  • 텔레그램 공유
  • url 공유
편집자주|4대그룹이 젊어졌다. 창업주와 2세대 경영인의 시대가 저물고 60세 이하 젊은 경영인이 전면에 등장하며 3·4세 경영 시대의 포문이 활짝 열렸다. 오직 성장을 목표로 치열한 경쟁을 펼쳐온 선대와 달리 젊은 4대그룹 총수는 실리와 합리를 중점을 두고 새로운 방식의 성장을 모색하기 위해 서로 경계를 허무는 데 거부감이 없다. 젊은 총수가 몰고 온 4대그룹의 변화 움직임과 이들 그룹이 추진하는 새로운 성장전략 및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를 점검해봤다.
/그래픽=김은옥 기자
/그래픽=김은옥 기자
국내 4대 그룹이 모두 40~50대 젊은 총수 체제 진용을 갖추며 새로운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이전 1~2세대 경영인이 보수적이고 수직적인 경영체제에서 회사의 급격한 성장을 이끌었다면 새롭게 경영 전면에 나선 3~4세대 총수들은 개방적이고 수평적인 경영스타일로 지속 가능한 발전을 추구한다. 특히 젊은 총수들은 사적인 자리에서 자주 만날 만큼 남다른 친분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위기극복과 미래 성장에 함께 힘을 모을 것이란 기대감이 커진다.



3·4세대 전면에


삼성은 27년 동안 기업을 이끌었던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별세로 장남 이재용 부회장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시대를 개막했다. 올해 만 52세인 이 부회장은 2014년 5월 부친이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이후 사실상 그룹의 경영을 진두지휘해왔고 2018년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삼성의 총수로 인정받았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10월14일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부친 정몽구 회장 대신 만 50세의 나이로 그룹의 공식 회장으로 취임해 3세 경영의 막을 올렸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2018년 5월 고 구본무 회장이 별세하면서 그룹 총수에 올라 4세 경영 시대를 열었다. 구 회장은 올해 만 42세로 4대 그룹 총수 가운데 가장 젊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4대그룹 가운데 가장 이른 시기인 1998년 회장에 취임했다. SK그룹 창업주인 최종건 회장과 부친인 최종현 회장에 이은 3대 회장으로 엄밀히 따지면 2세대 경영인으로 분류되지만 4대 그룹 총수 중 최연장자(만 60세)로서 이들의 활발한 교류를 주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4대 그룹 총수들은 선대와는 다른 경영스타일을 보여준다. 이전 세대에선 성장을 중심에 두고 경쟁을 벌이면서 갈등을 빚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1990년대 삼성의 자동차사업 진출이 대표적인 예다. 당시 후발주자인 삼성은 현대차 출신 인재를 적극 영입했고 1997년엔 기아자동차 인수를 놓고 현대차와 경쟁하는 등 치열한 경합을 벌였다.

하지만 지금은 관계가 완전히 달라진 양상이다. 최근 이건희 회장의 빈소에 이재용 부회장이 현대차의 팰리세이드를 직접 운전하고 나타나 화제가 됐다. 가족들만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던 이 회장의 영결식에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참석해 이 부회장을 위로하는 등 남다른 우정을 과시했다.

이 부회장과 정 회장 외 4대 그룹 총수들은 교류를 이어오고 있다. 이들이 공식석상에서 함께 회동한 것은 올해 초 대한상공회의소 신년회가 마지막이지만 비공식적으론 정기적인 만남을 갖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9월 초에도 서울 시내 모처에서 4인이 함께 모여 식사를 하는 등 친목을 다졌다. 특히 단순한 식사를 넘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따른 위기극복 방안을 비롯해 경제계 현안 등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1월2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2019 기해년 신년회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부터),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환담을 하고 있다. / 사진=뉴시스 전신 기자
지난해 1월2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2019 기해년 신년회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부터),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환담을 하고 있다. / 사진=뉴시스 전신 기자



배터리 등 미래먹거리 힘 합친다


4대 그룹 총수들이 남다른 친분을 이어감에 따라 재계에선 이들의 협업 가능성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이미 전기차 배터리분야에서는 4대 그룹의 공동 구상이 가시화되는 모양새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전기차시장은 ▲2019년 610만대 ▲2020년 850만대 ▲2025년 2200만대 등으로 고성장할 전망이다. 전기차에 탑재되는 리튬이온배터리의 글로벌시장 규모 또한 2020년 303GWh에서 2025년 1270GWh로 팽창할 것으로 예측됐다.

급성장하는 시장을 잡기 위해 중국과 유럽 등의 과감한 투자가 이어지는 가운데 한국도 LG화학·삼성SDI·SK이노베이션 등 배터리 3사를 중심으로 영역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최근엔 현대차가 가세해 모빌리티회사와 배터리회사의 협력 체계를 강화하고 전기차를 비롯한 미래모빌리티의 선순환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정 회장은 지난 5월과 7월 충남 천안 삼성SDI 공장과 현대차 남양연구소에서 이재용 부회장을 만나 전고체 배터리 기술과 사업 협력을 논의했다. 6월에는 충북 청주 LG화학 오창공장을 방문해 구 회장과 협력을 모색했으며 7월에는 충남 서산 SK이노베이션 배터리공장을 찾아 최 회장과 배터리를 비롯한 미래 신기술 분야 협력 방안에 머리를 맞댔다.

잇단 회동 이후 현대차는 SK이노베이션과 함께 ▲리스·렌탈 등 전기차 배터리 판매 ▲배터리 관리 서비스 ▲전기차 배터리 재사용 및 재활용 등 전기차 배터리 관련 다양한 사업 분야에서 협력 체계를 검증해 나간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재계에선 조만간 현대차가 삼성·LG와도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한다. 이 경우 한국이 배터리를 비롯한 미래모빌리티 분야에서 글로벌시장을 선도할 4대 그룹 중심의 ‘K-모빌리티 동맹’이 탄생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진다. 특히 4대 그룹 모두 미래모빌리티를 신성장동력으로 점찍은 데다 반도체·전장·통신 등 관련 분야의 선진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협력범위를 더욱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재계 한 관계자는 “4대 그룹 총수들이 두터운 친분을 바탕으로 서로 긴밀한 소통을 이어가는 데다 실리와 합리성을 중요시하는 만큼 성장을 위해 경계를 허물고 서로 힘을 합치는 사례가 더욱 다양하게 나타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한듬
이한듬 mumford@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S 산업팀 기자입니다. 많은 제보 부탁드립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
  • 100%
  • 0%
  • 코스피 : 2731.45상승 35.2318:01 12/04
  • 코스닥 : 913.76상승 6.1518:01 12/04
  • 원달러 : 1082.10하락 14.918:01 12/04
  • 두바이유 : 49.25상승 0.5418:01 12/04
  • 금 : 49.04상승 0.9818:01 12/04
  • [머니S포토] '파죽지세' 코스피, 2700선 넘었다
  • [머니S포토] 코로나19 방역 점검회의, 인사 나누는 김태년과 유은혜
  • [머니S포토] 시간 확인하는 박병석 의장
  • [머니S포토] 북민협 회장과 인사 나누는 이인영 장관
  • [머니S포토] '파죽지세' 코스피, 2700선 넘었다

커버스토리

정기구독신청 독자의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