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병상련’ 재계 1·2위 총수, 미완의 과제 해법은

[머니S리포트-4050 총수시대③] 삼성·현대차, 세대교체 이뤘지만 지배구조 개편·지분승계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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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4대그룹이 젊어졌다. 창업주와 2세대 경영인의 시대가 저물고 60세 이하 젊은 경영인이 전면에 등장하며 3·4세 경영 시대의 포문이 활짝 열렸다. 오직 성장을 목표로 치열한 경쟁을 펼쳐온 선대와 달리 젊은 4대그룹 총수는 실리와 합리를 중점을 두고 새로운 방식의 성장을 모색하기 위해 서로 경계를 허무는 데 거부감이 없다. 젊은 총수가 몰고 온 4대그룹의 변화 움직임과 이들 그룹이 추진하는 새로운 성장전략 및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를 점검해봤다.
/그래픽=김은옥 기자
/그래픽=김은옥 기자
국내 재계 1·2위 기업인 삼성과 현대차의 3세 경영시대가 본격화됐다. 하지만 완전한 세대교체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지배구조 개편과 지분승계라는 과제가 남아있어서다. 양사는 그동안 수차례 지분 승계와 맞물린 지배구조 개편을 추진했지만 천문학적인 자금조달 문제와 외국계 투기자본의 반대 등에 부딪혀 작업을 완료하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정부가 대기업 순환출자 구조 해소를 압박하는 데다 보험업법 개정 등을 추진하는 상황이어서 더이상 개편 작업을 미룰 수 없다는 지적이다.



상속세만 ‘10조’ 삼성, 지배구조 개편 어쩌나


삼성의 지배구조는 수년 동안 풀지 못한 숙제다. 2018년 순환출자 구조를 해소하긴 했지만 지주회사 체제도 아니고 금융과 비금융부문 사업이 혼재된 상태다. 이 때문에 정부는 그동안 삼성의 지배구조 체제 개편을 지속적으로 압박해왔다.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은 공정거래위원장 시절인 지난해 5월 이 부회장을 겨냥해 “삼성의 지배구조를 어떻게 개선하고 새로운 사업 모델을 만들지 적극적으로 결정하고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달라”고 촉구한 바 있다.

현재 삼성의 지배구조는 이 부회장→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지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이 부회장이 삼성물산 지분 17.48%를 보유하고 있고 삼성물산은 삼성생명 지분 19.34%와 삼성전자 지분 5.01%를 갖고 있다. 삼성생명은 삼성전자의 지분 8.51%를 보유했다. 여기에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삼성전자 지분 4.18% ▲삼성전자 우선주 0.08% ▲삼성생명 20.76% ▲삼성물산 2.88% ▲삼성에스디에스 0.01% 등 계열사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이 때문에 지배구조 개편을 위해선 이 회장의 지분승계가 유기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문제는 이 회장 지분에 대한 상속세가 역대 최고액에 달한다는 점이다. 이 회장이 보유한 주식의 가치는 별세 직전인 10월23일 종가 기준 18조2251억원으로 유족들이 납부해야할 금액은 10조원을 넘어선다.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 등 유족이 상속세 재원마련을 위해 배당을 늘리거나 지배구조에 영향을 주지 않는 계열사의 지분 일부를 처분할 것으로 예상한다.

변수는 정부가 추진하는 보험업법 개정안이다. 해당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현재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을 총자산의 3% 이하로 줄여야 하기 때문이다. 유력한 시나리오는 금융계열사와 비금융계열사를 구분하는 방법이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을 삼성물산이 흡수해 삼성물산 중심의 사업지주 회사와 삼성생명을 축으로 한 금융지주 회사를 나누는 식이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보험업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의 상당 부분을 매각해야 한다”며 “삼성물산이 보유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 43.4%를 삼성전자에 매각한 뒤 그 대금으로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을 매입하는 시나리오를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래픽=김은옥 기자
/그래픽=김은옥 기자



현대차 ‘순환출자’ 해소 시나리오는


현대차 역시 지배구조 개편이라는 큰 과제를 떠안았다. 현대차그룹은 현재 국내 4대그룹 가운데 유일하게 순환출자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순환출자 고리는 ▲기아차(17.28%)→현대모비스(16.53%)→현대차(33.88%)→기아차 ▲기아차(17.3%)→현대제철(5.8%)→현대모비스(21.4%)→현대차(33.9%)→기아차 ▲현대차(4.9%)→현대글로비스(0.7%)→현대모비스(21.4%)→현대차 ▲현대차(6.9%)→현대제철(5.8%)→현대모비스(21.4%)→현대차 등 4가지다.

2018년 현대모비스의 모듈·AS부품 사업을 인적 분할해 현대글로비스에 합친 뒤 정 회장과 정몽구 명예회장이 보유한 현대글로비스 주식을 팔아 현대모비스 존속법인의 주식을 사들이고 지배구조를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차로 단순화하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의 반대로 무산됐다.

이와 관련 재계에서는 정 회장이 2018년 무산된 개편안을 다시 보완해 추진할 것으로 예상한다. 현대모비스 전체 기업 가치의 60∼70%를 차지하는 AS 부문을 분할해 상장한 뒤 이를 글로비스와 합병하는 안이다. 김평모 DB금융투자 연구원은 “해당 방안은 합병 비율을 시장에 맡기기 때문에 주주의 반발을 최소화할 수 있는 게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를 각각 존속회사와 사업회사로 분할한 뒤 존속회사와 사업회사 간 합병하는 시나리오도 거론된다.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의 존속회사가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의 사업회사 지분을 공개매수하고 대주주가 이에 참여하는 안이다. 이 경우 ‘대주주→현대차와 현대모비스 존속회사 합병법인→현대차와 현대모비스 사업회사 합병법인’ 구조가 완성된다. 현대모비스의 모듈 조립이나 AS 사업 등이 완성차와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점에서 효율적이고 대주주의 합병 투자회사 지분율도 22.5%까지 확보 가능하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기아차(17.2%)와 현대제철(5.8%)이 보유한 현대모비스 지분을 매입해 순환출자 구조를 끊는 방안을 추진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평모 연구원은 “이 경우 현대차 그룹은 현대모비스를 중심으로 하는 지배구조를 완성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현대차의 지배구조 개편 방안은 조만간 확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 회장은 10월1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2차 수소경제위원회에 참석한 후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질문에 “고민 중”이라고 답변했다.
 

이한듬
이한듬 mumford@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S 산업팀 기자입니다. 많은 제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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