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 교체 마친 4대그룹, 선대와 다른 성장 키워드는?

[머니S리포트-4050 총수시대②] 젊음·글로벌 감각 무장 ‘새 시대 준비 박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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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4대그룹이 젊어졌다. 창업주와 2세대 경영인의 시대가 저물고 60세 이하 젊은 경영인이 전면에 등장하며 3·4세 경영 시대의 포문이 활짝 열렸다. 오직 성장을 목표로 치열한 경쟁을 펼쳐온 선대와 달리 젊은 4대그룹 총수는 실리와 합리를 중점을 두고 새로운 방식의 성장을 모색하기 위해 서로 경계를 허무는 데 거부감이 없다. 젊은 총수가 몰고 온 4대그룹의 변화 움직임과 이들 그룹이 추진하는 새로운 성장전략 및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를 점검해봤다.
(왼쪽부터 시계방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각 사, 뉴시스
(왼쪽부터 시계방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각 사, 뉴시스
‘글로벌·친환경·디지털·사회적 가치’

4대그룹 오너 3~4세들의 공통점이자 선대 회장과 이들을 경계 짓는 차이점이 있다. 빠르게 전개되는 산업구조 속에 글로벌시장에서 미래 먹거리를 찾고 사회와 호흡해야 하는 3~4세들은 창업정신으로 무장한 그들의 선대와는 다른 길을 걷는다. 경제가 어렵던 시절엔 사업 개척을 통해 번 돈으로 국가 경제에 보탬이 되는 것이 가장 큰 가치였다. 이젠 다르다. 기술 발전과 글로벌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수를 잘 읽어야 한다. 너무 빠르거나 느려서도 안된다. 이윤 창출만을 목표로 삼아서도 안된다. 이 모든 것이 4050 오너에게 요구되는 덕목이다.



비메모리 반도체로 ‘퀀텀점프’



삼성은 이병철 선대 회장이 내건 ‘사업보국’ 창업이념에 따라 미래먹거리가 될 신수종 사업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별세한 이건희 회장과 이재용 부회장 모두 그랬다. 삼성은 이 회장의 한국반도체 인수로 사업 방향의 전환점을 맞이했다. 64메가 D램부터 10나노 8기가 DDR4 D램까지 30년이 지난 지금도 삼성의 D램 경쟁력은 철옹성이다.

D램에서 승기를 굳힌 이 부회장은 비메모리 반도체로 시선을 돌렸다. 시스템반도체를 대신 만들어주는 파운드리 사업에선 점유율 17.4%로 2위까지 올라간 상태다. 다만 1위 업체 ‘TSMC’(53.9%)와 격차가 상당해 이 시장 1위를 목표로 하는 삼성의 발걸음은 빨라질 수밖에 없다. 이 부회장이 최근 국경을 넘나들며 ASML 등 노광장비 기업 최고경영자(CEO)와 EUV 장비 확보 및 기술 개발을 논의한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투자도 현재 진행형이다. 올 4분기 시설투자액 9조7000억원 중 78%(7조6000억원)가 반도체 투자로 집행될 것으로 보인다. 내년 하반기에는 평택캠퍼스 파운드리 라인을 가동해 5나노 제품을 주력 생산할 예정이다. 2세대 5나노와 1세대 4나노 모바일 제품 설계도 4분기 내 완료한다.

한태희 성균관대 반도체시스템공학과 교수는 “반도체 시장을 키우려면 비메모리 분야로 갈 수밖에 없다”며 “메모리 반도체 시장과 생태계가 달라 점유율을 크게 늘리긴 어렵지만 미국의 중국 제재로 반사이익을 누릴 기회가 있다”고 말했다.



‘모터’ 넘어 ‘미래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전기차와 수소차 상용화가 진행되면서 130년의 역사를 가진 내연기관차 시대가 저물고 있다. 정몽구 현대차 회장에서 정의선 회장으로의 총수 교체는 자동차 시장의 판이 완전히 달라진 것과 궤를 같이 한다. 현대차의 올 3분기 친환경차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43% 늘었다. 지난해 연간 판매량과 유사하지만 아직은 내연기관 차량의 판매량에 비교하면 미미하다.

정 회장은 미래차 부문 연간 투자액을 20조원으로 늘리고 수소전기차 생산과 상용화 전략을 짜고 있다. 현대차는 올해 세계 최초로 수소전기 대형트럭 양산에 성공한 뒤 유럽 수출을 시작했다. 올 연말까지 40대를 추가 수출한다. 

당장 내년부터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이 적용된 신형 전기차 모델을 연이어 출시한다. 정 회장이 최근 삼성·LG·SK의 배터리 사업장을 방문한 것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5분 충전에 최대 609㎞를 달리는 자사 대표 수소전기차 ‘넥쏘’의 차기 모델은 앞으로 3~4년 내 공개할 계획이다. 충전시설 확대는 수소전기차 보급과 함께 풀어가야 할 과제로 꼽힌다. 국내에 설치된 수소차 충전소는 36곳에 불과하다.



세상의 ‘행복’ 실험


주요 4대그룹 2세·3~4세 오너 주력사업 비교. /그래픽=김은옥 기자
주요 4대그룹 2세·3~4세 오너 주력사업 비교. /그래픽=김은옥 기자
SK그룹은 최종현 회장이 석유·화학 산업의 수직계열화와 정보통신 사업 진출이란 물꼬를 텄다면 최태원 회장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이끌 바이오·배터리·반도체 등 3대 축 중심으로 사업 재편의 가속페달을 밟았다.

최 회장은 SK하이닉스를 통해 인텔의 낸드 사업 부문 전체를 90억달러에 인수하며 과거 최종현 회장이 2차 오일쇼크로 접어야 했던 반도체사업의 자존심을 되찾았다. SK하이닉스는 시장점유율 11.4%에서 22.9%로 업계 5위에서 2위로 올라서게 됐고 삼성전자(33.8%)와의 격차도 줄어든다. 

회사는 120조원을 투자해 경기도 용인에 ‘반도체 클러스터’ 사업도 추진 중이다. 또 최 회장은 정밀화학과 근접하면서도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분야로 제약산업을 선택하고 신약 개발 조직을 꾸준히 지주사 직속으로 두고 지원하기도 했다.

최종현 회장의 인재 양성 노력은 최태원 회장에 이르러 사회적 가치 추구로 진화 발전했다. 그는 SK의 기술로 한 개인부터 전 인류가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고 이를 사업적 성과로 연결하려 하고 있다.



젊은 LG 생존법 ‘디지털 전환’



구광모 LG 회장은 구본무 회장과 전략적 차이를 두는 것보다 기존 사업에 디지털과 인공지능(AI) 등을 접목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구 회장은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고 내부 업무 환경부터 개선하고 있다. LG는 계열사 IT시스템을 올해 50% 이상, 2023년까지 90% 이상 클라우드로 전환하고 주요 소프트웨어 표준화·업무지원로봇 도입·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X) 전담 조직 구축 등을 통해 제품 생산·서비스 등 경영활동과 업무 방식 전반에 디지털을 녹일 계획이다. 

전장사업도 새로운 LG의 차세대 먹거리 중 하나다. 오는 12월 예정된 LG화학의 LG에너지솔루션 분사 역시 이 일환이다. 배터리는 전기차 생산비에서 30%를 차지할 만큼 핵심적인 부품이다. 특히 세계적으로 양질의 제품을 공급하는 곳이 많지 않아 시장 선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LG그룹 산하 기업형 벤처캐피탈(CVC)인 ‘LG테크놀로지벤처스’가 이스라엘 전장 스타트업 ‘오로라랩스’에 2300만달러를 투자하는 등 미래먹거리 발굴을 이어가고 있다.
 

권가림
권가림 hidden@mt.co.kr  | twitter facebook

안녕하세요 산업1팀 권가림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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