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대주주 기준 지킨 동학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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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대주주 기준 지킨 동학개미
2020년 11월3일은 개인투자자들이 주식시장에서 안도의 한숨을 내쉰 날로 기억할 것이다. 이날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주식 양도소득세 대주주 기준에 대해 “현행처럼 10억원으로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하반기 주식시장은 주식 양도소득세 부과 기준인 ‘대주주 요건’을 2021년부터 현행 10억원에서 3억원으로 강화하는 방안을 두고 시끄러웠다.

동학개미(개인투자자)는 대주주 기준을 10억원으로 유예해야 한다며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에서 ‘대주주 양도소득세 3억원 강행 규탄 기자회견’을 연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연합회 대표도 “대주주 요건 10억원 유지가 관철되지 않는다면 700만명 주식 투자자와 연대해 투쟁할 것”이라고 외쳤다. 대주주 양도세 범위 확대를 반대하는 내용의 청와대 국민청원엔 21만명이 넘게 동의했다.

하지만 홍 부총리는 줄곧 대주주 요건을 기존대로 3억원으로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정책 일관성’과 시장 충격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였다. 동학개미 입장은 달랐다. 양도세 대주주 요건이 3억원으로 강화되면 연말 증시는 대주주 요건을 피하기 위한 개인 매도세를 시작으로 투자심리가 악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국내 증시는 폭락장을 기록했다. 당시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들이 떠나간 자리를 동학개미가 들어와 국내 증시를 일으켜 세웠다. 폭락장에 맞선 동학개미는 주식시장에서 투자심리가 얼마나 중요하게 작용하는지 몸소 경험했다. 이들은 대주주 요건 강화로 인한 양도소득세 납부가 두려운 것이 아니라 주식시장의 투자심리 악화로 매도폭탄이 쏟아질 것을 우려했다. 특히 증시 상승세가 주춤해지면서 하락장으로 돌아설까 봐 안절부절못하는 모습도 보였다.

늦게나마 대주주 요건이 유지된 것은 다행이라는 분위기이지만 근본적으로 주식투자는 임대나 상속 같은 불로소득이 아니라는 인식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정부는 2017년 8월 세법 개정안에 주식투자 양도세 과세대상을 2021년까지 3억원 이상으로 강화하는 방안을 추가하면서 고소득층 과세를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시 증권가에선 주식투자로 벌어들이는 이익을 불로소득으로 규정하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주식은 결코 불로소득이 아니라 엄청난 노력과 지식·투자 원칙·인내·용기가 전제돼야 꾸준한 수익을 실현할 수 있는 완전경쟁 시장”이라고 말했다. 한 전업투자자도 “새벽같이 일어나 뉴욕 증시를 확인하고 종목 발굴과 기업조사를 하는 데 대부분 시간과 노동을 쓴다. 주식투자소득을 단순히 불로소득으로 간주하는 건 억울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영국의 경제학자 애덤 스미스는 국가의 부는 생산활동과 시장 규모가 결정한다고 봤다. 오늘날 주식시장은 자본이 성장 기업으로 유입되게 해 기업과 사회에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역할을 한다. 부동산 쏠림 투자가 심한 한국에선 올해 들어 동학개미의 투자금이 주식시장으로 유입되면서 강소 기업의 가치가 재조명되고 있다. 동학개미가 대주주 요건 유예에 안도하지 않고 이번 유예를 계기로 다양한 주식에 투자해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제 역할을 하길 기대해 본다.
 

윤경진
윤경진 youn1@mt.co.kr  | twitter facebook

시장 앞에서 항상 겸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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