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도차익 10억원 양도세 ‘8억2500만원’… 차라리 증여

[머니S리포트] 부동산 세금카드②-다주택자 더 꽁꽁 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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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정부가 투기 수요 차단을 위한 세금 압박 카드를 꺼냈다. 단기 시세차익을 노리는 투기 수요를 강력한 세금으로 꽁꽁 싸매 주택시장에 가두겠다는 일종의 ‘고인물 만들기’ 전략이다. 안 팔면 보유세, 팔아도 양도소득세 폭탄을 물려 부동산시장의 투기성 거래를 차단하겠다는 것. 집값 과열을 진화하겠다는 정부의 이 같은 복안이 사회 문제로까지 불거진 부동산 불로소득과 탈세, ‘영끌대출’ 등의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을까.
정부는 취득세율을 2주택자 8.0%, 3주택 이상 12.0%로 올려 주택시장의 진입 문턱을 높였다. 현시점에서 투자 목적의 주택 매입은 힘들게 됐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건 다주택자. 종부세율은 내년 1월부터 최고세율이 6.0%로 오른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정부는 취득세율을 2주택자 8.0%, 3주택 이상 12.0%로 올려 주택시장의 진입 문턱을 높였다. 현시점에서 투자 목적의 주택 매입은 힘들게 됐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건 다주택자. 종부세율은 내년 1월부터 최고세율이 6.0%로 오른다. /사진=이미지투데이

# 서울 강남에 시세 40억1100만원 상당의 아파트 두 채를 갖고 있는 A씨는 최근 세무사 상담을 받았다. 상담 결과 올해 4700만원인 종합부동산세가 내년이면 1억1800만원으로 2.5배 오른다는 사실을 알았다. 아파트 한 채를 팔아야 하나 고민하는 A씨에게 세무사는 ‘증여’를 권유했다. A씨 아들이 18억원짜리 아파트를 증여받기 위해 내야 하는 증여세는 5억2380만원. 취득세 1억4847만원을 합해 총 6억7227만원을 세금으로 내야 한다. 내년 종부세보단 5배 이상이 많지만 앞으로 5년 이상 보유할 것으로 예상하는 데다 당장 팔 경우 내야 하는 양도소득세보단 부담이 적으므로 증여가 가장 낫다고 판단했다.

한 사람이 많은 집을 사거나 쉽게 팔 수 없고 대가 없이 다주택을 보유할 수도 없도록 하는 ‘부동산3법’(지방세법·종합부동산세법·소득세법)이 내년 본격 시행된다. 따라서 내년부턴 부동산 거래의 모든 단계에서 발생하는 ▲취·등록세 ▲종합부동산세 ▲양도소득세가 역대 최고한도로 올라간다. 정권 5년차 부동산과의 싸움 마지막 라운드가 시작된 셈.

우려도 있다. A씨 사례처럼 보유나 매도 대신 증여를 선택하는 다주택자가 늘어날수록 정부의 목적인 집값 안정 효과가 그만큼 줄어들 수도 있어서다. 집을 팔 때 내는 양도세가 일시적 부담임을 감안할 때 보유세(재산세·종부세)는 상대적으로 낮아 보이는 효과가 있다. 더 쉽게 선택할 수 있다는 의미다. 다주택자의 처분 유인책으론 약한 셈이 된다. 여전히 보유세 실효세율이 낮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기도 하다. 앞으로 증여세 탈세 검증이 더 철저히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영찬 디자인 기자
김영찬 디자인 기자



부동산 진입 어려워졌다


정부는 취득세율을 2주택자 8.0%, 3주택 이상 12.0%로 올려 주택시장의 진입 문턱을 높였다. 현시점에서 투자 목적의 주택 매입은 힘들게 됐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건 다주택자. 종부세율은 내년 1월부터 최고세율이 6.0%로 오른다. 하지만 6.0% 구간은 보유주택 가격이 123억5000원 이상인 3주택자 기준이다. 서민·중산층이 포함되기 어렵다. 시세 8억~23억3000만원 3주택 이상은 전반적으로 종부세율이 0.4~0.6%포인트 오른 1.2~2.2%가 된다.

올 6월 실거래가 25억원의 서울 강남 ‘래미안대치팰리스’ 59㎡(이하 전용면적)를 보유한 1주택자 B씨를 가정해보자. 올해 공시가격인 16억400만원 기준으로 B씨가 내년에 내야 하는 보유세는 767만원이다. 농어촌특별세와 지방교육세 및 도시지역분 재산세를 합한 금액이다. 5년 장기보유공제 20%와 60세 고령자 공제 20%를 적용했다. 만약 같은 래미안대치팰리스 59㎡를 2개 보유한 2주택자라면 보유세는 4225만원으로 5배 이상 늘어난다.



양도세 부담 많아 안 판다?


다주택자가 아파트 한 채를 팔 경우 양도소득세는 얼마일까. 다주택자 양도세율은 내년 6월 이후 최고 82.5%(지방소득세 포함)로 오른다. 역시 다주택자와 단기 보유자에 대해 가장 높은 세율을 적용한다. 조정대상지역 내 다주택자와 2년 미만 보유주택에 대해 인상된 양도세율은 내년 6월1일 이후 양도분부터 적용한다.

2016년 래미안대치팰리스 59㎡의 실거래가는 10억9500만원이었다. 양도차익에서 공제해 주는 공인중개사 보수율을 최고 요율의 절반가량인 0.5%로 적용해 매도거래를 체결했다고 가정할 때 현재 시점에서 양도세는 2년 이상 거주했더라도 7억5614만원을 낸다. 만약 내년 6월 이후 똑같은 조건의 2주택자가 아파트를 2년 미만 단기 보유 후 매각할 땐 양도세가 9억904만원으로 1억5000만원 이상 늘어난다.

2주택자가 조정대상지역 내 주택을 되팔 때 양도차익이 5억원이라고 가정하면 내년 6월1일을 기점으로 세금 차이가 4975만원 난다. 2주택자 양도세는 내년 5월31일 이전 양도 시 2억2335만원, 6월1일 이후 2억7310만원이다.

김영찬 디자인 기자
김영찬 디자인 기자



안 팔고 부의 대물림 선택… 증여세 탈세 검증 강화


래미안대치팰리스 2주택자가 아파트 두 채를 모두 보유하는 경우 보유세는 4225만원이다. 이 중 한 채를 팔 경우 양도세는 7억5614만원(2021년 6월1일 이전)이다. 양도차익의 절반을 넘는 양도세가 부담되는 건 사실이지만 보유세 역시 만만치 않은 데다 이후 아파트가격이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으면 자연스럽게 증여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서울시내 아파트거래 가운데 증여 비중이 증가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실제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올 8월 서울시내 아파트 전체 거래 1만2277건 가운데 증여 건수는 2768건으로 22.5%를 차지했다. 이는 2006년 감정원이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올해 증여 건수가 가장 많았던 지난 7월(3362건)에는 증여 비중이 13.9%였다. 7~8월 한 달 새 증여 건수는 줄었지만 전체 거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6%포인트 증가했다. 증여 비중이 높은 곳은 ▲송파 45.1% ▲강남 43.9% ▲서초 42.5% ▲용산 33.9% ▲강동 30.2% 등의 순으로 고가 아파트가 밀집한 지역에 몰렸다. 강남의 8월 평균 증여 비중은 43.8%에 달했다. 부의 대물림을 한 셈이다. 이항영 선경세무법인 대표 세무사는 “강남 다주택자의 경우 대부분 매도보다 증여를 선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증여 한도는 ▲배우자 6억원 ▲성인 자녀 5000만원 ▲미성년 자녀 2000만원 등이다. 과세당국은 증여세 탈세 검증을 강화할 방침이다. 규제지역의 경우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제한되고 주택 취득 시 자금조달계획서 제출이 의무화돼 증여세 탈세 검증의 기반을 마련했다. 만약 자금 출처에 은행 등 제도권 금융이 아닌 개인 차입금을 기재한 경우에 특수관계인의 증여 가능성이 높다는 게 국세청의 판단.

국세청은 자금흐름을 추적해 실제 차입 여부를 확인할 계획이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소병훈 의원(더불어민주당·경기 광주갑)은 “국토교통부와 국세청이 미성년 주택 구매자의 편법이나 불법 승계를 조사하고 증여받은 경우 탈루 세액을 정확히 추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노향
김노향 merry@mt.co.kr

안녕하세요. 머니S 산업2팀 김노향 기자입니다. 부동산·건설과 관련한 많은 제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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