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금융사 부가통신 무더기 미신고가 해프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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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금융사 부가통신 무더기 미신고가 해프닝?
“신한은행과 국민은행은 언제 했나요? 저희도 아직 못했는데, 신고는 어떻게 하는지”

기자는 지난 4일 인터넷은행에 이어 지방은행·저축은행·카드사 등도 부가통신사업자 신고를 하지 않은 채 수년간 영업을 해온 사실을 확인해 보도했다. 그런데 이 기사를 본 한 금융사 관계자는 기자에게 전화해 대형 은행 등의 다른 금융회사 등록 현황을 물었다. 그러더니 자신들도 미신고 상태라고 고백(?)하더니 급기야 등록 절차까지 물어봤다.

만감이 교차했다. 기사에 언급되지 않은 미신고 업체가 더 많을 것이라는 확신과 고객의 돈을 다루는 금융사가 어떻게 이런 기본적인 사업절차조차 숙지하지 못할 정도로 어리숙한지 의구심이 들었다.

인터넷은행에선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지방은행에선 부산은행·경남은행·전북은행·광주은행이 부가통신사업자 신고를 하지 않은 채 영업을 이어왔다. SBI·OK저축은행 등과 롯데카드, 카카오페이, 뱅크샐러드 등도 마찬가지다.

이들이 간과하고 있던 법 조항은 전기통신사업법이다. 법에 따르면 정보통신망을 이용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자본금 1억 원 이상)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부가통신사업자 신고를 해야 한다. 이를 어기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의 벌금을 받는다. 인터넷뱅킹을 비롯해 각종 모바일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금융권도 마찬가지다. 신한은행은 1994년 5월, 국민은행은 2001년 5월 등록을 마쳤다.

금융사들은 무더기 미신고 사태의 원인으로 산업 변화의 속도가 점점 빨라지면서 관련 업무가 크게 늘었다는 점을 꼽았다. 일정 부분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는 분위기다. 이미 4차산업 시대를 맞아 금융권에도 디지털 바람이 불면서 전통적인 금융은 물론 IT 등과 결부된 다양한 신규 사업이나 이종 업무가 늘고 있다. 금융사들이 기존처럼 금융 제도와 법만 잘 지킨다고 회사를 원활하게 운영할 수 있는 세상이 아닌 것이다.

일각에선 철저한 사전 준비 없이 사업을 진행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도 미신고 사태를 부추겼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사들이 급격한 산업 변화 속에서 소위 ‘돈 되는’ 사업을 따라하는 데 급급해 후속 작업을 제대로 준비하지 않고 있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특히 지방은행이나 저축은행 중 시중은행에 비해 상대적으로 영세한 금융사의 경우 “일단 따라간다”는 식의 안일한 대응이 꾸준히 느는 추세다. 대형 금융사 관계자는 “이제는 ‘아차’ 하는 순간 상대적으로 미숙한 대처가 나올 수밖에 없는 세상”이라며 “아직도 산업계 전반에 퍼져있는 따라하기 관행도 미신고 사태를 초래한 원인”이라고 했다.

누군가는 이번 무더기 미신고 사건을 “그저 사소한 실수로 인한 해프닝”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신고만 안 했지 부가통신사업으로 거둔 수익은 모두 매출 전표에도 표시돼 탈세와 같은 부당한 의도가 없었다는 주장이다. 물론 그렇게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전적으로 금융사의 시각일 뿐 피땀 흘려 번 돈을 미신고 금융사에 맡긴 고객은 다르게 느낄 수 있다. 미신고 등 업무상 과실이나 시행 착오가 늘수록 고객 신뢰가 훼손되고 결국 경쟁력 약화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고객의 신뢰가 금융사의 생존과 뗄 수 없는 관계이기 때문이다. 무더기 미신고 사태가 공들여 쌓아 올린 경쟁력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이번 사태를 단순 해프닝으로만 치부할 수 없는 이유다.
 

박슬기
박슬기 seul6@mt.co.kr  | twitter facebook

안녕하세요. 머니S 금융팀 박슬기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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