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프라 없는 엉터리 계획도시 원인은?

[우리 아이 학교 어디로 보내나요] ③교육청-지자체-LH 학교설립 공동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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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합계 출산율 0.918명.(2019년 통계청 조사 기준) 저출산 문제가 국가적인 해결 과제로 지목된 지 오래지만 정작 젊은 인구가 몰리는 수도권 신도시의 과밀학급 실태는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높은 서울 집값을 감당하기 힘들어 경기도 내 신도시로 떠나는 신혼부부와 예비 부모와 학부모는 부족한 교육 인프라에 막막함을 호소하고 있다. 이 같은 문제는 약 4년 전 충남의 한 신도시에서도 발생했다. 이 학교는 2017년 개교 당시 인근 초등학교의 과밀학급 문제를 해소하지 못해 사용승인(준공허가)도 받지 않은 채 학생들을 등교시켰다. 지금까지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제대로 된 교육 인프라 없이 아파트만 우후죽순 들어서는 신도시. 해결 방법은 없을까.
교육부는 저출산과 학생수 부족을 이유로 학교 설립 예산을 늘리는 데 소극적이란 게 일선 교육청과 건설 시행사의 불만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경우 수도권 신도시의 기반이 되는 공공임대주택을 늘리는 것이 공공부채의 원인이 되기 때문에 인프라 재정에 참여하기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수도권 신도시 전경. /사진=장동규 기자
교육부는 저출산과 학생수 부족을 이유로 학교 설립 예산을 늘리는 데 소극적이란 게 일선 교육청과 건설 시행사의 불만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경우 수도권 신도시의 기반이 되는 공공임대주택을 늘리는 것이 공공부채의 원인이 되기 때문에 인프라 재정에 참여하기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수도권 신도시 전경. /사진=장동규 기자
수도권 3기신도시가 본격적으로 개발되는 시점에 잇따라 터지는 과밀학급 사태는 정부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문제다. 인천의 송도·청라·검단, 김포 한강, 평택 고덕신도시 등에서 수년째 반복된 과밀학급 현상은 단순한 수요예측의 실패로만 볼 수는 없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그만큼 관련 부처와 공공기관이 그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교육부는 저출산과 학생수 부족을 이유로 학교 설립 예산을 늘리는 데 소극적이란 게 일선 교육청과 건설 시행사의 불만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경우 수도권 신도시의 기반이 되는 공공임대주택을 늘리는 것이 공공부채의 원인이 되기 때문에 인프라 재정에 참여하기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지방도시에선 학생이 부족해 폐교에 이르는 학교가 넘쳐나고 신도시엔 학교 없는 땅에 아파트만 들어서는 상황이 방치되고 있다.



신도시 지을 때마다 ‘학교 대란’


2018년 인천 검단신도시. 초등학교와 중학교 4개가 설립 추진되는 과정에서 교육부의 ‘재검토’ 통보를 받았다. 이유는 아파트 분양공고를 진행한 후에 학교 설립을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는 교육부가 학교 설립의 타당성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분양물량을 기준으로 학생수를 추정하기 때문에 발생한 일이다.

이보다 앞서 2017년엔 김포 한강신도시에서 과밀학급 문제가 발생했다. 초등생이 집앞의 학교를 두고 1.3㎞ 넘는 거리를 등·하교했다. 신도시 개발과 함께 30대 젊은 세대의 인구 유입이 급격히 늘어나 대부분의 학교에서 학생 수용이 불가능했다.

인근 송도신도시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 올해 신도시 입주자는 초등생 자녀들이 걸어서 30분 이상 소요되는 1.4㎞ 거리의 학교를 배정받아 집단 민원을 제기했다. 인천 청라국제도시와 평택 고덕국제신도시 등에서도 같은 문제가 발생했다.

신도시 인구 집중 현상으로 같은 문제가 반복됨에도 근본적 대책에 대한 고민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300가구 이상의 공동주택을 개발하는 사업자는 교육청과 학생 수용 계획을 협의해야 한다. 교육부는 사업비 300억원 이상의 학교 사업계획에 대해 심사를 통해 예산을 배정한다. 수도권 신도시의 경우 학교 한 개를 짓는데 300억원 이상 필요하다는 게 교육부의 설명이다. 지자체가 학교 설립비용 일부를 지원하기도 한다.

민간건설업체가 학교 설립비용 대부분을 부담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LH의 경우 공공부채가 증가하는 문제가 있고 공공택지의 학교부지를 기부채납하도록 돼 있다. 교육청은 학교 건축비만 부담하면 된다. LH 관계자는 “정부 출자금 30%를 제외하고 보증금과 각종 기금이 공사의 부채로 인식돼 부채가 급증하는 구조”라며 “학교 부분만 놓고 보면 수요에 관계없이 교육청이 일부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학교 설립 예산 문제에 대해 깊이 고민한다는 입장이다. 홍기욱 교육부 지방교육재정과 사무관은 “지방도시의 학생 부족 문제는 사실이지만 학교 설립 정책을 총량제 기준으로 운영하는 것은 아니어서 예산에 차별은 없다”며 “필요 수요가 있다면 짓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했다.

김은옥 디자인 기자
김은옥 디자인 기자



공공부채 정부가 부담해야…


문재인정부의 핵심주거정책인 공공임대주택 확대는 공공부채를 늘릴 수밖에 없는 구조다. 임대보증금과 재원 충당을 위한 채권 발행액이 전부 부채로 잡힌다. 정부는 2018~2022년 공공임대 65만가구 건설계획을 발표한 상태다. 이 중 70%가 LH 사업이다. LH가 공공임대를 지을 때 늘어나는 부채는 1가구당 1억2000만원. 단순 계산해도 45만5000가구를 짓는 데 부채 54조6000억원이 증가한다. LH의 지난해 부채는 126조7000억원이며 2024년 180조원을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문재인정부에선 공공임대 분양전환이 폐지돼 부채가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게 됐다. 사업비 절감은 다시 임대주택 품질 저하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런 상황에도 기획재정부는 올해 LH로부터 정부출자기관에 대한 배당 명목으로 3920억원을 받아갔다.

임재만 세종대 공공정책대학원 교수는 “기획재정부의 공공기관 경영평가가 공공성 평가보다 수익성 즉 재무제표 건전성을 평가하는 데 치중하는 건 잘못됐다”며 “회계상 비이자부채를 분리해 공공의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그는 “임대주택의 질을 높이기 위해 정부의 추가 지원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노향
김노향 merry@mt.co.kr

안녕하세요. 머니S 산업2팀 김노향 기자입니다. 부동산·건설과 관련한 많은 제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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