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규의 1단기어] 공기 없는 타이어도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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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쉐린 에어리스타이어 '업티스'. /사진제공=미쉐린
미쉐린 에어리스타이어 '업티스'. /사진제공=미쉐린
군사용으로 개발, 2024년 본격 상용화 앞둬


타이어는 자동차와 노면을 이어주는 유일한 매개체다. 그저 까만 고무로 보일지라도 첨단 과학기술의 결정체로 평가받는다. 최근엔 디자인 및 다양한 아이디어에 대한 평가와 협업이 이어지며 모빌리티의 필수품으로 진화하고 있다.

현재 쓰이는 승용 제품은 대부분 ‘래디얼 타이어’다. 타이어 내부에 공기를 담을 별도 튜브가 없는 ‘튜브리스’ 방식이다. 타이어 내부의 ‘코드’(여러 겹의 천이나 와이어 등으로 만들어 공기압을 유지하고 여러 특성을 유지하도록 돕는 설계)가 바퀴의 회전 방향과 일치해 주행 시 모양 변화가 적어 고속주행에 적합하다.

이 같은 타이어 성능을 유지하는 필수요소는 공기다. 일정한 압력을 유지해야 타이어에 쏠리는 하중을 분산시키고 충격을 흡수하는 역할을 한다. 이런 이유로 공기압에 따라 승차감도 좌우된다.

축구공에 바람을 많이 넣었을 때는 잘 튀지만 그만큼 딱딱해져서 찰 때 발이 아플 수 있다. 반대로 바람이 적으면 발은 덜 아프지만 공이 잘 튀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타이어 공기압이 높으면 변형이 적은 반면 차가 통통 튈 수 있고 큰 충격을 받았을 때 자동차의 하체 부품이 손상될 수 있다. 반대로 공기압이 낮으면 타이어 변형이 심해져서 엔진의 성능을 노면에 제대로 전달하기가 어렵다. 심지어 주행 중 과열돼 터질 수도 있다. 이런 특성 때문에 10여년 전부터 ‘공기 없는 타이어’ 개발이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



공기 없는 타이어?


한국타이어의 비공기압 타이어 아이플렉스 /사진제공=한국타이어
한국타이어의 비공기압 타이어 아이플렉스 /사진제공=한국타이어
비공기압 방식(에어리스) 타이어는 국내·외에서 오랜 연구개발로 일부 상용화를 이룬 상태다. 원래 군사용으로 개발된 기술이지만 최근엔 친환경차용 첨단 타이어로 각광받고 있다. 

구조적 형상만으로 차의 하중을 견디도록 만들어진 비공기압 방식 타이어는 아직 보편화되지 않은 탓에 마땅히 부를 명칭이 없다. 영어로는 ‘Non-pneumatic Tire’(NPT·공기압 없는 타이어)로 쓰다가 최근 들어 ‘Airless Tire’(공기 없는 타이어) 등으로 순화된 게 전부다.

‘공기 없는 타이어’는 2010년 이후 여러 타이어 제조사가 선보였다. 타이어에 공기가 들어가지 않으니 펑크 걱정이 없고 매번 공기압을 점검하지 않아도 된다. 게다가 단일소재(UNI-MATERIAL)로도 연구개발이 진행되며 재활용에도 유리하도록 진화하고 있다.

국내에서 단일소재 타이어는 정부과제를 통해 개발됐다. 한국타이어와 기아자동차 등이 협력해 친환경 전기차용 제품인 ‘아이 플렉스’를 2012년 부산모터쇼에서 선보였다. 타이어를 만드는 데 필요한 8개 공정을 4개로 줄일 수 있어 제조 시 에너지 낭비가 줄어들고 폐기 시 소각하지 않아도 되고 재활용도 가능하다.

디자인 상 받은 금호타이어의 비공기압식 콘셉트 타이어 'BON'. /사진제공=금호타이어
디자인 상 받은 금호타이어의 비공기압식 콘셉트 타이어 'BON'. /사진제공=금호타이어
비공기압 타이어는 노면에 닿는 트레드와 휠 사이를 이어주는 스포크(자전거 바큇살을 떠올리면 된다), 그리고 휠로 구성된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초창기 제품은 고속주행이 불가능했지만 2015년 이후 개발된 제품은 시속 100㎞로도 실차 고속주행과 지그재그 주행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한국타이어는 이 타이어의 구조와 스포크 디자인 및 트레드 패턴 등 기술적 요소 23건을 특허 출원했다.

2018년 금호타이어는 독일 ‘iF 디자인 어워드’의 iF 콘셉트 부문에서 본상(Winner)을 수상했다. 그 주인공은 ‘본’(BON, Birth On Nature)으로 자연의 뼈 구조에서 모티브를 얻어 디자인한 비공기압 타이어다. 기존 비공기압 타이어는 대부분 단방향 구조 형태인 반면 ‘본’은 트레드(접지면) 전체에 전방향이 얽힌 ‘보로노이 구조’를 적용, 다양한 주행 조건에서도 하중 및 충격을 견딜 수 있도록 한 게 특징이다.



미래 모빌리티형 제품으로 개발


브리지스톤의 비공압 타이어. /사진제공=브리지스톤
브리지스톤의 비공압 타이어. /사진제공=브리지스톤
글로벌 정상급 타이어 제조사도 ‘공기 없는 타이어’ 개발을 이어오고 있다. 일본 브리지스톤은 2011년 도쿄모터쇼에서 제품을 소개하며 큰 관심을 모았다. 당시 브리지스톤은 “환경친화성 및 안전과 편안함의 모든 면에서 새로운 표준을 제시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후 3세대 제품까지 선보이며 기술 완성도를 크게 끌어올렸다.

프랑스 미쉐린은 적용 시점을 구체적으로 밝혔다. 2024년 실제 자동차 적용을 목표로 미국 제네럴모터스(GM)와 협력하고 있다. 지난해 6월 선보인 ‘업티스 프로토타입’ 타이어가 그 주인공. 쉐보레 볼트EV 등의 차를 이용해 업티스 시제품을 테스트 중이다.

미쉐린은 새로운 제품 개발과 관련한 ‘비전 콘셉트’를 발표하면서 ▲에어리스 ▲커넥티드 ▲3D 프린팅 ▲100 % 지속 가능성 등 4가지 주요 혁신 요소를 특징으로 소개했다.

미쉐린에 따르면 전세계적으로 매년 약 2억개의 타이어가 펑크가 난다. 포트홀 등 도로 위험 요소로 인한 피해나 부적절한 공기압과 같은 불규칙적인 마모가 유발돼 조기 폐기 처분되고 있다. 비공기압 방식 타이어의 필요성과 맞아떨어지는 지점이다.

이에 타이어업계 관계자는 “비공기압 방식 타이어는 앞으로 친환경 자율주행차를 비롯한 자동차 공유서비스 등 다양한 영역에서 필요한 콘셉트의 제품”이라며 “친환경성을 고려하면서도 타이어 유지보수가 거의 필요 없기 때문에 자동차의 개념이 바뀌더라도 적용 가능하다”고 말했다.
 

박찬규
박찬규 star@mt.co.kr  | twitter facebook

바퀴, 날개달린 모든 것을 취재하는 생활사회부 모빌리티팀 박찬규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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