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대란 5개월째… 대책 살펴보니

[머니S리포트-초유의 ‘선박 대란’③] 물류비 우회 지원·선박 투입 ‘불안 불안‘

 
 
기사공유
  • 카카오톡 공유
  • 카카오톡 공유
  • 네이버 블로그
  • 카카오스토리
  • 텔레그램 공유
  • url 공유
편집자주|컨테이너선 운임 상승의 끝은 어딜까. 해상 운송 항로의 운임 수준을 나타내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 상승이 국내 해운사와 수출기업에 커다란 파장을 몰고 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타격을 받은 수출 기업은 예상치 못한 또 다른 변수에 신음하고 있다. 한국 해운산업 재건을 이끌고 있는 국적선사는 모처럼 호황기를 맞았지만 정부의 호출에 이리저리 뛰어다니기 바쁘다.
컨테이너선이 화물을 선적하고 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컨테이너선이 화물을 선적하고 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해상운임이 급등하며 철로와 항공운송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러나 해운 운송 비용보다 적게는 2배 많게는 10배 이상의 웃돈을 내야 한다. 울며 겨자 먹기로 선택한 방안이지만 경영 부담은 기업이 감내해야 할 몫이다. 가뜩이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판매량이 줄어들어 물류비용을 무작정 제품 가격에 전가하기도 쉽지 않다. 정부도 선박 대란 재발 방지를 위해 이렇다 할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채산성 걱정, 내년 계약까지 ‘산 넘어 산’



한국교통연구원 수송수단별 단위수송비(1톤 화물을 1㎞ 수송하는 데 소요되는 경제학적 비용) 조사에 따르면 ▲도로수송비 695원 ▲항공 214원 ▲철도 75원 ▲수상 33원으로 해운 운송이 가장 저렴하다. 

그럼에도 해운 시장이 급박하게 돌아가자 수출기업 사이에선 중국횡단철도(TCR)와 시베리아횡단철도(TSR)를 이용한 철도운송과 항공운송이 선택지가 되고 있다. 물류업계 관계자는 “철도 운송은 세관절차 등 변수가 많다”며 “이 같은 리스크에도 철로를 택하는 건 그만큼 해운 운임이 높거나 선박이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사태가 장기화하면 기업의 물류비용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이미 미주 노선 운임은 오를 대로 올라 화주는 왕복이 아닌 편도 비용만을 지불하고 있다. 그래도 예년 대비 2배 높은 비용을 내야 한다. 늘어난 물류비용을 제품 가격에 전가하기도 조심스럽다. 코로나19로 소비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가격을 올리면 오히려 고객을 잃을 수도 있다는 우려다. 강충모 대구상공회의소 조사홍보팀장은 “코로나19 이전 크게 하락했던 수출이 점차 회복되고 있는데 물류비용이 오르니 채산성이 떨어지는 게 당장 큰 문제”라고 평가했다. 

더구나 내년도 장기 운임 계약 협상을 시작해야 하는 수출기업에 물류비용은 더욱 큰 부담이 된다. 선사와 화주는 올 4분기를 시작으로 내년 4~5월까지 유럽과 미주 노선 장기 계약을 맺는다. 장기 운임 계약을 할 때 해당 시기의 운임이 어느 정도 반영이 되는 만큼 화주는 예년보다 높은 비용으로 계약할 가능성이 높다. 내년 운임이 더욱 높아지고 공간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것을 우려해 이미 계약을 마친 곳도 있다. 



4개 부처 힘 모은다지만 ‘역부족’


/사진=이미지투데이
/사진=이미지투데이
정부도 이런 상황을 인지하고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정부가 기업에 물류비를 직접 지원할 경우 세계무역기구(WTO) 협정 위반이다. 중소벤처기업부 등은 선박 추가 투입과 중소기업 공간 우선 확보 등으로 우회 지원을 하고 있다. 

중기부는 올해 연말까지 HMM으로부터 협조를 받아 350TEU급 미주 노선 선박을 6차례 긴급 투입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중기부 산하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은 현재 중소 화주의 선적 수요를 우선 접수받고 있다. 또 항공운임 상승으로 인상된 해외 배송비의 30%까지 기업당 500만원 한도 내에서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수출 차질을 완전히 해소하기엔 어렵다. 

김태환 중기중앙회 국제통상부장은 “중소기업 물량 우선 적재와 물류비 지원 요구만 들어주는 데 정부의 한계가 있다”며 “글로벌 교역량이 정상화되고 운임이 되돌아오는 게 바람직한 방법인데 이는 정부가 통제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해양수산부는 국적선사와 장기운송계약을 맺거나 국적선사 이용률이 높은 화주에게 법인세 감면 혜택과 정부 지원사업 가산점 부여 등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강제성이 없어 운임이 내려가면 화주는 다시 값이 싼 해외 선사와 거래를 이어갈 것이란 회의적인 관측이 나온다. 

국토교통부는 항공편 운송 증가를 고려해 유휴 여객기를 화물 운송에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대한항공은 좌석을 제거하는 등 여객기를 개조해 화물 노선에 투입하고 있다. 다만 여객수요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면 해당 여객기는 다시 국제선을 운항해야 한다. 또 항공사의 화물기 전환에 대한 정부의 지원은 없어 항공화물 운임이 떨어질 경우 항공사의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 선박 대란 재발 방지 장기대책이라 보기 어렵단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박민영 인하대 아태물류학과 교수는 “국적 원양선사도 중형급 배 1척씩밖에 투입할 수 없어 내년 상반기까진 근본적인 대안이 없다”며 “선사가 운임 회복을 시도하는 과정으로 시장이 스스로 균형점을 찾기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양종서 해외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국적선사를 키우는 것 외엔 방법이 없다”며 “물류비 지원보단 물류 안정성 확보를 위해 대책 마련을 고심해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업종 특성에 맞게 부채비율 규제를 걷어내야 한다”며 “지금처럼 호황기 때 맘 놓고 선박을 구매하고 경쟁력을 키워나가게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권가림
권가림 hidden@mt.co.kr  | twitter facebook

안녕하세요 산업1팀 권가림 기자입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
  • 100%
  • 0%
  • 코스피 : 3122.56하락 17.7518:03 01/27
  • 코스닥 : 985.92하락 8.0818:03 01/27
  • 원달러 : 1104.40하락 2.118:03 01/27
  • 두바이유 : 55.64하락 0.0418:03 01/27
  • 금 : 55.32하락 0.0918:03 01/27
  • [머니S포토] '외신기자 정책토론회' 질의 답하는 정세균 국무총리
  • [머니S포토] 취재진 질문 답하는 나경원
  • [머니S포토] 공약 발표하는 오세훈
  • [머니S포토] 남산생활치료센터 고충 경청하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 [머니S포토] '외신기자 정책토론회' 질의 답하는 정세균 국무총리

커버스토리

정기구독신청 독자의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