탱커값도 수주도 '냉각기'… 중형조선사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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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조선이 건조한 셔틀탱커. /사진=대한조선
대한조선이 건조한 셔틀탱커. /사진=대한조선
연말 수주 릴레이를 이어가는 국내 빅3 조선사와 달리 중형조선소는 불황의 터널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선주들이 환경규제로 혼란에 빠진 새 선박 발주가 마른 데다 주요 선종 배값까지 떨어진 실정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중형조선사의 누적 수주량은 17척가량으로 전년 동기(21척)보다 줄었다. 

올해 수주 실적을 올린 곳은 대한조선과 STX조선, 대선조선, 한진중공업뿐이다. 선종별로는 17척 중 15척이 탱커다. 나머지 2척은 컨테이너선이다. 대한조선은 셔틀탱커와 1000TEU급 컨테이너선, 아프라막스급 원유운반선을, STX조선은 6600톤급 탱커를, 대선조선은 5만DWT(재화중량톤수)급 MR탱커를, 한진중공업이 석유화학제품운반선(PC선) 등을 수주했다. 



올 수주액 절반 '뚝'



탱커의 신조선가가 낮아지며 손에 쥐는 수익은 줄었다. 올 중형조선사 수주액은 4억달러로 추정된다. 이는 지난해(9억1000달러)보다 56% 감소한 수준이다. 탱커 신조선가는 지난해보다 1~4% 감소했다. 중형조선사가 2~5%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는 점을 감안하면 주력 선종의 단가 하락은 뼈아픈 대목이다. 

중형조선사의 수주가 감소한 이유는 환경 규제 관련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유럽연합(EU)는 오는 2022년부터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도(ETS)를 해운으로 확대한다. 유럽 역외에서 역내, 유럽 역내에서 역외로 왕래하는 총 톤수 5000톤 이상의 선박이 대상이다. 국제해사기구(IMO)도 2024년을 전후로 유사한 규제를 실행할 가능성이 크다. 2023년에는 올해부터 시행된 황산화물 규제를 포함해 유럽 배출권 거래제, 폐선 및 선박 교체를 강제할 수 있는 현존선 에너지효율(EEXI) 규제가 기다리고 있다. 

선주들은 노후선을 조기 폐선하고 신조선을 발주할지, 석유 대체 연료가 개발될 때까지 기다릴지 혼란에 빠지며 발주를 보류하고 있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적은 선박은 기존 선박보다 가격이 30% 높아 신중해질 수밖에 없다.



친환경 선박도 대비해야 하는데… 


STX조선해양에서 건조한 MR 탱커. /사진=STX조선
STX조선해양에서 건조한 MR 탱커. /사진=STX조선
또 중국 조선사가 '단가 후려치기'를 하며 국내 중형조선사들의 벌크선 수주가 줄었다. 국내 중형조선사의 벌크선 수주는 2018년부터 전무하다. 중형조선사 관계자는 "중국은 제조 기술이 가장 낮은 벌크선 가격을 10% 이상 낮추며 장사를 하고 있다"며 "벌크선 수주는 '그림의 떡'"이라고 말했다. 

중형조선사의 자체 탄소 감축 기술개발 지원과 수주 활동을 뒷받침할 수 있는 금융 정책이 늘어나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선주들이 내년 친환경 선박을 발주한다 해도 대한조선, 대선조선, STX조선 외에 환경 규제를 대응할 수 있는 중형조선소는 많지 않다. 

다른 중형조선소 관계자는 "설계가 뒷받침되면 탄소 감축 관련 핵심 제품은 기자재 업체로부터 구매해 조립하는 수준"이라며 "규모가 작은 조선사는 설계부터 확보하기 어렵다. 장기적으로는 독자 기술개발 강화도 시급하다"고 설명했다. 

익명을 요구한 금융권 관계자는 "전 금융권이 중형조선사의 선수금 환급보증(RG)을 꺼리는 분위기"라며 "마텍중공업, 삼강S&C 등 잠재적으로 수주할 수 있는 곳들이 꽤 있지만 RG 발급이 안 돼 전체 수주가 감소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권가림
권가림 hidden@mt.co.kr  | twitter facebook

안녕하세요 산업1팀 권가림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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