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가 FDA를 분석한 결과 신라젠과 동일한 적응증(Treatment of stage IIB-IV melanoma)을 획득한 글로벌 제약사로는 밀레니엄파마슈티컬, 어레이 바이오파마, 인사이트코퍼레이션, 노바티스 등이었다.  이들은 연구개발 분야에서는 글로벌 상위권에 속한다.

먼저 2013년에 희귀약 지정에 성공한 밀레니엄은 제넨텍, 로슈 등과 기술제휴 경험이 많은 회사다. 일본계 글로벌 제약사인 다케다의 자회사로 편입됐으며 국내서는 레고켐바이오와 기술이전 계약을 맺은 바 있다.

어레이 바이오파마는 미충족수요가 높은 암종에 대한 저분적 표적항암제 개발 전문 기업이다. 전이성 흑색종 환자에 대한 병용요법으로 미국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은 BRAF 저해제 '브라프토비'(엔코라페닙), MEK 저해제 '멕토비'(비니메티닙)가 어레이사의 대표 파이프라인이다. 

현재 해당 물질은 병용요법과 관련해 약 30여건의 임상 프로그램이 가동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세계 최대 제약사로 꼽히는 화이자거 어레이 바이오파마를 13.5조원에 인수했다.

인사이트코퍼레이션도 희귀약 분야 대표적인 회사로 꼽힌다. 담관암 치료제 후보물질 '페미가티닙'을 보유하고 있으며, 글로벌 제약사 릴리와 JAK 저해제 계열 류머티스 관절염 치료제 '올루미언트'를 개발한 바 있다. 올루미언트는 최근 FDA로부터 코로나19 치료제로 긴급사용승인을 획득했다.

신라젠은 흑색종 치료제로의 성공 가능성을 엿봤지만 실제 치료제 개발까지 순탄치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한국거래소는 상장 전 배임 혐의를 이유로 신라젠에 대한 거래정지를 내렸기 때문. 현재 보유 자금으로는 임상 진행 중인 신장암과 흑색종(중국) 연구에 투입되기도 빠듯하다. 거래정지 상황에서 투자유치는 사실상 불가능하고 현재 자금을 놓고 보면 신규 희귀의약품 개발은 어렵다는 해석이다.

또 한국거래소가 기업을 대상으로 실질심사를 결정한 경우 매출액과 재무구조 등을 살펴보게 되는데 바이오 기업인 신라젠은 매출이 없어 곧바로 거래재가 가능할지 미지수라는 것도 문제다.

신라젠 관계자는 "배임 혐의를 받고 있는 경영진 전면 교체와 비용 절감 등 내실화를 통해 거래재개에 사활을 걸고 있다"며 "희귀의약품 개발을 위해서는 추가 자금 조달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