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코로나 걱정 없는 나라 만들겠다"

[CEO In&Out]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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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사진=셀트리온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사진=셀트리온
#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임원진과 머리를 맞대고 마라톤 회의를 벌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위해서다. 감염병 치료제 개발 경험이 있고 기술력이 풍부한 다국적 제약사가 코로나 연구에 뛰어들어 경쟁이 치열한 상황. 선택 한 번으로 자칫 그룹 전체가 위험해질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신약 개발은 대표적인 고위험 고수익 사업인 만큼 투자금도 부담. 더구나 항체치료제는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 등이 주력인 셀트리온의 사업구조와 거리가 멀었다. 업계 대부분은 셀트리온의 항체치료제 개발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 “코로나 청정국을 만들어보자.”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마지막까지 임원진을 설득했다. 코로나 항체치료제 연구개발 끝에 11월25일 글로벌 2상 임상시험 투약을 완료했다. 12월 넷째 주에는 코로나 항체치료제에 대한 긴급사용승인을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신청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식약처의 승인이 나오면 내년 초에는 시판이 가능하다. 그동안 셀트리온은 12월 중에 식약처에 긴급사용승인을 신청할 계획이라고 밝혀왔다. 구체적인 승인 신청과 시판 시점을 공개한 것은 처음이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통 큰 베팅’을 단행했다. 인류를 구할 코로나 항체치료제를 개발할 것을 다짐하면서다. 11월26일 기준 전세계 코로나19 확진자만 6030만명. 코로나가 발병한 지 약 일 년 만에 전세계 인구(77억8600만명) 중 0.85%가 이 병에 걸렸다. 이 때문일까. 서 회장은 셀트리온 임직원과 함께 정말 더 이상 열심히 할 수 없을 정도로 밤낮없이 현장에서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백신 생산량은 충분한 반면 치료제는 부족한 상태기 때문. 셀트리온의 항체치료제로 우리 국민이 코로나로 걱정하지 않게끔 하겠다는 게 그의 포부다. 전세계가 치료제 확보에 급급한 만큼 셀트리온 항체치료제가 개발되면 향후 외교 문제를 푸는 데 중요 매개체 역할도 할 수 있다.



식약처 승인 시 글로벌 3번째 치료제 돼



셀트리온은 코로나 항체치료제 ‘CT- P59’(성분명 레그단비맙)의 글로벌 2상 임상시험 투약을 완료했다고 11월25일 밝혔다. 임상 2상 중간 결과가 확인되는 대로 한국 식약처에 조건부 허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셀트리온의 항체치료제가 식약처 승인을 받으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이미 긴급사용승인을 받은 일라이릴리·리제네론에 이어 세계에서 세번째가 된다.

서 회장이 통 큰 베팅에 나선 것도 신약개발 분야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다. 셀트리온은 항체의약품의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하는 데 세계(영업익 기준) 30위이지만 신약 개발은 약했다.

셀트리온의 코로나 항체치료제는 시판 마지막 단계인 3상 임상을 앞두고 있다. 이번 임상은 10여 개 국가에서 진행될 예정으로 2상에서 확인된 항체치료제의 효능과 안전성을 보다 광범위한 환자를 통해 추가 검증한다. 향후 해외 대량 공급을 위해 연간 최대 150만~200만명분의 치료제 생산 계획도 수립 중이다.

업계에서는 서 회장의 행보를 셀트리온의 경쟁력 강화 전략과 향후 목표가 맞아떨어진 결과로 풀이한다. 서 회장은 2021년을 목표로 전세계 제약·바이오업계 20위 진입과 순이익 2조원 달성을 목표로 세웠다. 2025년에는 10위권 기업(순이익 7조원)이 되는 것이 목표다.

셀트리온은 꾸준히 약물 투여가 필요한 질병에 대한 바이오시밀러 라인업을 가지고 있었지만 최근 코로나 여파에 병원이 문을 닫으면서 약품 수요가 줄고 있어 고민이 깊었다. 하지만 코로나 항체치료제 개발로 어려움을 정면 돌파하고 경쟁력을 강화해 글로벌 선두권으로 도약한다는 방침이다.



‘치료제=공공재’… 北 무상지원 계획도



무엇보다 이번 항체치료제 개발은 서 회장의 의지가 결정적인 토대가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서 회장은 코로나19 종합 대응방안에 1차 투자금 200억원, 향후 3000억원 이상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서 회장의 용단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라는 게 업계의 공통된 목소리다.

서 회장이 지난 3월 코로나19 확산 방지 종합 대응방안을 발표하며 휴마시스 등과 진단키트를 공동개발해 온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는 6월 휴마시스와 코로나 진단키트를 공동개발해 유럽시장에 진출했다. 진단키트 분야의 강자 ‘로슈’의 고향인 스위스까지 수출을 타진했다. 그만큼 서 회장이 코로나 대응을 그룹 핵심 신사업으로 키워냈다는 방증이다.

코로나 대응에 대한 서 회장의 관심이 각별한 이유는 또 있다. 치료제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사태에 맞서는 인류의 공공재인 만큼 한국에서 개발된다면 세계로 비상할 날갯짓이 될 수 있다. 서 회장은 “그동안 한국이 강대국과 싸워 이겨본 적이 없었지만 바이오 분야만큼은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해왔다.

‘공평한 보급’을 위해 국내는 원가(개발비 포함) 수준에서 저렴하게 공급하고 해외에는 경쟁 업체보다 싼 가격에 공급해 경쟁력을 갖출 전망이다. 서 회장은 셀트리온 항체치료제가 개발되고 한국이 코로나 청정국이 된 후엔 국익에 도움이 된다면 북한에 대한 무상지원에 협조할 의향도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서 회장은 올 초부터 코로나 극복을 위해 진단키트 공동개발과 항체치료제 글로벌 임상 등 연구개발을 타진해왔다”며 “바이오에 대한 비전과 승부사적 기질이 이번에 발휘된 것이다. 결국엔 글로벌 선두권에 자리하겠다는 야심 아니겠냐”고 말했다.
 

한아름
한아름 arhan@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투데이 주간지 머니S 산업2팀 기자. 제약·바이오·헬스케어 등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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