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시스템통합 대기업 참여 제한 완화… 중견기업과 해묵은 갈등 '재점화'

[머니S리포트-공공SW시장에 부는 새 바람②] 대기업 SW사업 참여 제한의 신산업분야 예외 인정 지침 두고 수년간 논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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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IT분야는 하루가 멀다 하고 새로운 소식이 쏟아지는 곳이다. 이런 소식이 언젠가부터 물결을 이뤄 우리 세상을 바꿔놓고 있다. 최근 10년을 돌아봐도 클라우드·빅데이터·사물인터넷(IoT)·블록체인·인공지능(AI)에 이르기까지 거대한 변화만 수차례 휘몰아쳤다. 이런 IT트렌드의 중심에는 언제나 소프트웨어(SW)가 있다. 하루하루를 새롭게 만드는 주역인 SW지만 정작 국내 SW산업 현실은 그리 변하지 않았다. 언제나처럼 기업은 ‘갑질’, 직원은 야근에 시달려 왔다. 꼬여온 매듭을 풀고자 SW산업진흥법이 20년 만에 전부개정돼 SW진흥법이란 새 이름으로 12월10일 시행된다. 업계는 이를 통해 4차 산업혁명이 구호에 그치지 않을 건강한 산업 생태계가 조성되기를 기대한다.
SW업계가 염원하던 SW진흥법 시행이 임박했다. 하지만 대기업SI와 중견SI기업 간 갈등은 여전하다. /사진=이미지투데이
SW업계가 염원하던 SW진흥법 시행이 임박했다. 하지만 대기업SI와 중견SI기업 간 갈등은 여전하다. /사진=이미지투데이

20년 만에 전부개정된 SW진흥법이 12월10일 시행을 앞두고 있다. 새로운 SW진흥법 시행에 따른 산업 생태계 변화에 상용SW업계와 IT서비스업계, 대기업과 중견·중소기업 모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업계에 만연했던 불공정 관행과 잦은 개정으로 인한 혼선은 모두가 시달렸던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SW진흥법으로도 여전히 갈등이 해소되지 않은 곳이 있다. 바로 IT서비스업계다. 과거 그룹 전산실에서 출발한 SI(시스템통합) 기업은 주로 공공 정보화 사업과 그룹 내 사업을 수행하면서 성장을 거듭했다. IT 발전에 따라 전 산업 분야의 지각 변동이 본격화된 21세기 들어 이들은 IT서비스 기업으로서 IT시장 최전선에 함께 위치한다.

그럼에도 IT서비스 분야의 대기업과 중견기업 사이가 그리 원만하지만은 않다. 과거 정보화 사업에서 갑과 을로 엮이면서 하도급 문제로 자주 부딪혔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2013년부터는 다른 이유가 주가 된 것으로 보인다.



SW산업진흥법, 대기업SI 배제의 역사



SW산업진흥법 개정 연혁을 살펴보면 공공 정보화 사업에서 대기업이 점차 배제돼 온 흐름을 파악할 수 있다. 대기업에 치중됐던 SW산업 생태계의 균형 발전을 위한 조치이자 이젠 사실상 금지된 재하도급을 남발하는 등 과거 대기업의 갑질이 자초한 결과라고도 할 수 있다. SW산업진흥법은 2000년 제정되고 4년 뒤인 2004년 첫 일부개정에서부터 대기업의 참여 가능 사업금액의 하한을 지정하면서 중견·중소기업에 문호를 개방했다.

2013년 본격적으로 시행된 개정안에서는 대기업의 공공 정보화 사업 참여를 제한했다. 이로써 중견·중소기업이 주사업자로 전면에 등장했다. 이어 2014년에 대기업이 유지보수 사업에서 장기계약을 통해 사업금액 하한 제한을 회피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사업금액을 연차별 평균금액 기준으로 산정하게 했다. 2016년에는 대기업 사업자 자신이 구축한 경우 유지보수사업 참여를 허용하는 규정을 삭제했다.

SW산업진흥법 개정 연혁 /그래픽=김민준 기자
SW산업진흥법 개정 연혁 /그래픽=김민준 기자

삼성SDS·LG CNS·SK C&C 등 과거 공공 정보화 사업을 주름잡던 대기업SI 빅3는 주역에서 물러나 클라우드 등 새 먹거리 발굴에 나섰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일부 공공사업을 맡고 있다. 2013년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마련된 지침에는 국가안보 분야와 함께 클라우드 및 빅데이터 등 기술 관련 신산업분야에서는 예외적으로 참여를 허용하기 때문이다.

공공 정보화 사업을 바라보는 3사의 시선은 제각각이다. 원체 수익성이 좋다고 할 수는 없는 데다 불공정 관행이 만연했기에 부담도 안아야 했다. 다만 안정적으로 매출을 올리고 실적으로 삼아 글로벌 진출을 꾀하는 데 상당한 도움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각사가 처한 상황에 따라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는 곳도 있고 아닌 곳도 있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별다른 이유 없이 대기업을 배제하는 법률이 SW산업분야 말고 어디 있나. 대기업도 글로벌 기업과 클라우드·AI 등 신기술 경쟁에 힘이 부치는데 앞으로 나올 정보화 사업에서 중견기업이 이를 충분히 수행할 수 있을지 의심이 간다”며 “얼마 전 교육부가 논란을 무릅쓰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차세대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 사업의 대기업 참여 제한 예외를 4차례나 신청했다가 체면을 구긴 것만 봐도 알 수 있는 문제”라고 주장했다.



‘공든 탑 무너질까’ 불편한 중견SI



중견기업은 중견기업대로 불만이다. 이번 SW진흥법에서는 대기업 참여 제한을 다소 완화하는 모습도 보이기 때문이다. 사업 참여 제한 예외 인정 여부를 미리 알 수 있는 조기 심사제를 도입하고 신기술 도입을 통한 신시장 창출 효과와 해외시장 진출 가능성에 대한 평가 기준을 추가한다. 이에 중견기업 사이에서는 예외사업 선정 시 상생 평가 방법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비율을 현행 5대5에서 4대3(중견기업)대3(중소기업3)으로 개선하자는 주장도 나온다.

한 중견 SI기업 관계자는 “대기업 참여 제한 예외 신청 횟수가 무제한에서 2회로 제한되는 등 일부 개선된 요소도 보인다. 그러나 대기업 참여 제한에서 중소SW기업 지원으로 간판이 바뀐다고 해서 근본적인 법 취지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면서 “지난 수년간 우리는 전문인력과 요소 기술을 확보하고 기술력을 축적하는 데 끊임없이 투자해왔다. 과거의 과당 경쟁을 지양하고 생태계 조성을 이뤄낸 게 실적 개선으로 이어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준국 과기정통부 SW산업과장은 “SW진흥법은 중소SW기업 육성과 함께 SW산업 생태계 조성을 최우선으로 삼는다”면서 “대기업과 중견기업 양쪽 다 불만이 있을 수 있다. 이는 거꾸로 현행법이 한쪽에 쏠리지 않고 균형을 잘 맞추고 있다는 의미로도 풀이된다. 이번에 ‘부분인정제’와 ‘민간투자형 SW사업제도’ 등을 통해 필요한 부분에서 대기업 참여를 인정한 것도 업계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반영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팽동현
팽동현 dhp@mt.co.kr  | twitter facebook

열심히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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