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로 잘못 입금한 돈을 쉽게 돌려받을 수 있도록 하는 '착오송금 구제법'의 국회 통과가 임박한 분위기다. 사진은 서울 종로구 예금보험공사. /사진=뉴스1

실수로 잘못 입금한 돈을 보다 쉽게 돌려받을 수 있도록 하는 '착오송금 구제법'이 국회 통과 수순을 밟을 예정이다.

2일 국회 정무위원회 제1법안심사소위원회(법안소위)는 예금자보호법 개정안을 여야 합의로 의결했다.

법안소위는 여야 간사인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 등이 대표발의한 법과 양경숙 민주당, 양정숙 무소속 의원 등이 대표발의한 법을 대안 반영해 위원회안으로 마련한다.

주요 내용은 ▲예금보험공사(예보)의 업무범위에 착오송금 피해 구제업무를 추가 ▲착오송금지원계정을 신설 ▲착오송금 관련 부당이득반환채권 매입과 회수 등에 소요되는 부대비용에 재원 근거 마련 ▲자금이체 금융회사, 중앙행정관청, 전기통신사업자 등으로부터 착오송금 수취인의 반환불가사유, 인적사항 등을 제공받을 수 있도록 함 등이다.

현재는 계좌번호를 잘못 입력하거나 액수를 잘못 입력해 입금한 경우 받은 사람(수취인)이 돌려주지 않으면 소송을 해야 하기 때문에 절차가 복잡하다. 수취인이 연락이 안되는 경우도 많다.

개정안은 예보가 나서서 돈 받은 사람의 휴대전화 번호 등을 알아내는 내용을 포함한다. 이를 통해 착오 송금한 사람이 금액을 돌려받을 수 있도록 하는 골자다.

제20대 국회 등에서는 예보가 먼저 착오 송금자에게 돈을 주는 방식도 논의됐지만 나중에 받아주는 방식으로 결론났다. 부당이득반환채권을 매입하되 돈은 '후지급'(사후정산)한다는 뜻이다.

다만 예보가 수행하는 업무에서 소송은 제외됐다. 예보가 법원의 지급명령 등까지만 처리할 수 있게 착오송금 반환지원 업무 범위를 한정했다. 이는 착오 송금을 받은 사람이 끝까지 돌려주지 않고 버티면 소송으로 가야 하는데 이 경우는 송금한 개인이 대응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부당이득반환채권을 매입한 이후 다툼이 있는 경우 계약 해제권을 추가했다. 알고 보니 돈을 주고받은 사람 사이에 분쟁이 있었던 경우처럼 단순한 착오송금으로 보기 어려운 상황에서 예보가 손을 뗄 수 있도록 근거조항을 마련한 것이다.

이날 법안소위를 통과한 예금자보호법 개정안은 정무위 전체회의를 거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의 체계 자구 심사를 거친다. 이번 정기국회 마지막 날인 오는 9일 본회의에서 처리될 가능성이 높다.

반면 이날 법안소위에서도 실손보험 청구를 간소화하는 보험업법 개정안은 의결되지 못했다. 실손의료보험계약 보험금 청구 서류의 전자적 전송 근거를 마련하는 법으로서 소비자를 편하게 해주는 개정안이지만 계약 당사자가 아닌 병원에 부담을 지운다는 측면 등에서 의료계가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