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자산 수십억원 있어도 공공전세 입주? 저소득·중산층 기회 빼앗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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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전세 입주자로 선정되면 전세 시세의 90% 이하 임대료만 내고 최장 6년 동안 거주할 수 있다. 현행 주택임대차보호법에 따라 세입자의 1회 재계약 청구권을 보장해도 최장 4년만 거주할 수 있는 것을 감안할 때 훨씬 안정적이다. /사진=김영찬 디자인 기자
공공전세 입주자로 선정되면 전세 시세의 90% 이하 임대료만 내고 최장 6년 동안 거주할 수 있다. 현행 주택임대차보호법에 따라 세입자의 1회 재계약 청구권을 보장해도 최장 4년만 거주할 수 있는 것을 감안할 때 훨씬 안정적이다. /사진=김영찬 디자인 기자
정부가 사상 초유의 전세난을 해결하기 위해 소득제한 없이 모든 무주택가구에 '공공전세' 입주자격을 허용했다. 경쟁이 벌어질 경우 무작위 추첨방식으로 입주자를 선정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고소득자이거나 부모로부터 보증금을 증여받는 경우는 물론 함께 살 가족이 다른 집을 소유한 채 주소만 달리 해도 공공전세에 입주할 수 있다. 정작 전셋집이 필요한 저소득 무주택가구가 배제되는 불이익을 당할 수 있는 만큼 논란이 일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지난 2일 공개한 '공공전세 공급계획'에 따르면 한국토지주택공사(LH)나 서울주택도시공사(SH) 등 공공주택사업자는 서울 도심 내 다세대·다가구주택과 오피스텔 등을 매입해 2022년까지 총 1만8000가구를 지원할 예정이다. 입주 신청은 소득·자산 기준 없이 무주택가구일 경우 가능하다.

입주자로 선정되면 전세 시세의 90% 이하 임대료만 내고 최장 6년 동안 거주할 수 있다. 현행 주택임대차보호법에 따라 민간임대는 세입자의 1회 재계약 청구권을 보장해도 최장 4년만 거주할 수 있다. 이를 감안할 때 새로운 공공전세는 훨씬 안정적인 거주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중산층 수요를 위해 공공임대의 품질 점검도 한층 강화하기로 했다.

문제는 소득·자산 기준이 아예 없다 보니 고소득자나 금융자산이 많은 이들까지도 공공임대가 제공될 수 있다는 제도적 허점이다. 가족 중에 주소가 분리된 세대원이 유주택자나 다주택자여도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때 실제 주거복지의 혜택이 절실히 필요한 저소득 무주택가구는 상대적으로 기회를 빼앗기는 꼴이 된다.

임재만 세종대 공공정책대학원 교수는 "저소득층만 혜택을 주는 것은 아니어야 하지만 좀 더 세부적인 배분기준이 있어야 한다"며 "전체 입주자격을 넓히되 중위소득의 130% 같은 기준은 필요할 것으로 본다"고 지적했다.

LH는 이번 전세대책의 공공전세가 신규 유형이어서 구체적인 운영 기준을 별도 수립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일반적인 임대주택 운영기준에 따르면 이런 문제점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LH 관계자는 "일반 공공임대의 경우 동일세대의 배우자, 직계존·비속 등이 검증 대상에 해당하나 세대가 분리된 경우엔 배우자만 검증 범위에 포함된다"며 "분리세대의 배우자, 그와 함께 세대를 구성한 자녀 등도 자격을 갖춰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부모-자녀 사이의 보증금 증여나 증여세 납부 여부를 확인하는 방법에 대해선 "보증금 출처 등의 추적조사는 이뤄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노향
김노향 merry@mt.co.kr

안녕하세요. 머니S 산업2팀 김노향 기자입니다. 부동산·건설과 관련한 많은 제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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