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술 대신 낮술 드세요"… 자영업자의 치열한 생존기

[이슈포커스-코로나 3차 대유행… 벼랑 끝 자영업자③] 음식점·카페 직격탄… 돌파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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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거리두기 격상으로 영업시간 제한과 매장 내 취식 금지 조치가 발표되자 자영업자들은 살아남기 위해 갖은 수단을 동원했다. /사진=뉴시스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으로 영업시간 제한과 매장 내 취식 금지 조치가 발표되자 자영업자들은 살아남기 위해 갖은 수단을 동원했다. /사진=뉴시스

# 한 집 건너 한 집 꼴로 내걸린 휴·폐업 안내문. 현재 명동 상황이다. 이곳에서 카페를 운영 중인 A씨(50대·남)는 “올해가 없어졌다”고 말했다. 카페 매출은 곤두박질쳤고 인근 상인은 명동을 떠났다. 이 같은 상황에서 A씨가 선택한 건 주류 판매다. 2단계 격상으로 카페 내 취식은 불가하지만 주류에 대한 제재는 없기 때문. A씨는 “(주류 판매에도) 매출은 증가하지 않았다”면서 “운영 고정비라도 조금 벌어보려고 한 것”이라고 토로했다.
# ‘아침식사 됩니다’ 종로의 한 감자탕 음식점 입구에 이 같은 문구가 내걸렸다. 음식점 특성상 아침보다 저녁 매출이 높지만 밤 9시로 영업 제한이 이뤄지자 이른 오전부터 영업을 시작하기로 한 것이다. 감자탕 음식점 직원 B씨(63·여)는 “인근 회사원이 재택근무에 돌입해 점심 손님까지 줄었다”며 “점심·저녁 장사가 모두 어려워 아침에라도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대유행으로 정부가 전국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1.5단계로 높였다. 수도권엔 2단계에 더해 확산 위험이 높은 공간의 운영을 중단하는 이른바 ‘2+α’ 조치를 도입했다.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의 핵심은 ‘다중이용시설 방문 최소화’다. 음식점·카페도 이 조치를 피해 갈 수 없었다. 영업시간 제한과 매장 내 취식 금지 등으로 운영이 힘들어진 상황. 결국 이들은 살아남기 위해 갖은 수단을 동원했다.



“임시휴업” “낮술 환영”


경기 수원시 최대 번화가로 꼽히는 인계동의 한 거리에는 낮술 환영 문구를 내건 음식점이 등장했다. /사진=뉴시스
경기 수원시 최대 번화가로 꼽히는 인계동의 한 거리에는 낮술 환영 문구를 내건 음식점이 등장했다. /사진=뉴시스

거리두기 방역 지침에 따르면 2단계 격상 시 일반음식점은 밤 9시까지만 운영 가능하다. 카페는 프랜차이즈와 개인 카페 모두 실내에서 취식이 불가능하고 포장과 배달만 할 수 있다. 방역 조치이기에 거스를 순 없지만 월세와 인건비 등 영업장 유지 비용이 꾸준히 나가는 입장에선 받아들이기 힘들다.

일부 음식점과 카페는 임시휴업과 낮술 판매 등 차선책을 고안했다. 실제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명동의 경우 많은 카페가 “당분간 잠정 휴업합니다” “코로나19 사태가 안정되면 영업을 재개하겠습니다” 등의 말을 남긴 채 임시휴업에 들어갔다. 낮술을 유도하는 음식점도 생겼다. 경기 수원시 최대 번화가로 꼽히는 인계동의 한 거리에는 ‘낮술 환영’ 문구를 내건 음식점이 등장했다. 저녁 장사를 할 수 없어 낮 동안이라도 주류를 판매함으로써 매출 부진에서 벗어나려는 것. 이 같은 생존전략은 수도권 내 더 많은 음식점과 카페 등에 번질 것으로 예상된다.



배달·밀키트… 자영업자 합법적 생존기


음식점 살아남기 일환으로 밀키트 열풍이 일자 이를 뒷받침해주는 사업이 등장했다. /사진=오더플러스 제공
음식점 살아남기 일환으로 밀키트 열풍이 일자 이를 뒷받침해주는 사업이 등장했다. /사진=오더플러스 제공

코로나19로 맛집이라고 알려진 곳조차 소비자들의 발길이 끊겼다. 이 때문일까. 대부분의 음식점은 물론 기존에 배달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던 유명 음식점들도 배달앱에 뛰어들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배달앱 등록업체는 ▲2018년 2만7507개소 ▲2019년 4만7970개소 ▲2020년 14만9080개소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장기화로 배달 음식 시장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코로나19 시기 외식업계는 밀키트(Meal kit)에 주목했다. 밀키트는 식재료와 양념을 세트로 구성해 유명 음식점에서 판매하는 메뉴를 직접 집에서 요리해 먹을 수 있는 제품이다.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밀키트 시장이 가정간편식(HMR·Home Meal Replacement)을 넘어 식당간편식(RMR·Restaurant Meal Replacement) 분야로 확장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존 HMR이 김치찌개·불고기 등 대중적인 메뉴에 국한됐다면 RMR은 각 음식점에서만 맛볼 수 있는 메뉴를 선보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음식점 살아남기’ 일환으로 밀키트 열풍이 일자 이를 뒷받침해주는 사업이 등장했다. 식자재 주문 앱 ‘오더플러스’가 밀키트 출시 서비스를 시작한 것. 이는 지역 맛집이나 음식점을 운영하는 자영업자가 해당 매장에서 판매하는 메뉴의 밀키트를 직접 제조해 고객에게 판매할 수 있도록 기획과 상품화를 지원하는 서비스다. 음식점 측에선 오더플러스가 제공한 진공포장기를 이용해 밀키트 포장 방법만 정하면 된다. 기획과 상품화, 패키지 제작, 온라인 판매 등록 등은 오더플러스에서 진행한다.

오더플러스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가 밀키트로 부가적 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서비스를 출시했다”고 말했다.



“소상공인 살리기? 자금지원이 먼저”


코로나19로 자영업자의 생계가 위태로운 상황에서 일부는 배달앱의 성장과 밀키트 개발 등이 먼저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사진=뉴시스
코로나19로 자영업자의 생계가 위태로운 상황에서 일부는 배달앱의 성장과 밀키트 개발 등이 먼저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사진=뉴시스

코로나19로 자영업자의 생계가 위태로운 상황에서 배달앱의 성장과 밀키트 개발 등이 대안책으로 떠올랐지만 일각에선 “우선순위가 잘못됐다”는 입장이다.

차남수 소상공인연합회 본부장은 “출혈이 심한 응급환자한테 ‘스스로 피를 멎게 하라’고 명령하는 것이 먼저가 아니다”라며 “수혈을 하고 회복 기간을 줘야 한다”고 비유했다. 차 본부장은 “죽어가는 소상공인에게 가장 필요한 건 자금 지원”이라면서 “이를 토대로 일어설 수 있도록 발판을 만들어준 뒤 배달 서비스와 밀키트 제작 등을 실행하는데 도움을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국회에선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으로 영업이 제한된 업종에 100만원~200만원씩 지급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거리두기 2단계 격상으로 자영업자가 직격탄을 맞으면서 연말 대목을 앞두고 큰 피해가 예상된다는 판단이 나왔기 때문. 하지만 국회 관계자는 “거리두기 조치로 피해 입은 업종에 예산을 지급하는 방식에 대해 여야가 의견을 모았다”면서도 “재원 마련 부분에 있어 갈등을 빚어 어떻게 결론이 날진 모르겠다”고 귀띔했다.
 

정소영
정소영 wjsry21emd@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S 산업1팀 유통 담당 정소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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