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의 판사 뒷조사는 재판독립 침해"… 전국 판사들 날선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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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판사들이 대검을 향해 날선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사진은 서울중앙지방법원. /사진=뉴스1
전국 판사들이 대검을 향해 날선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사진은 서울중앙지방법원. /사진=뉴스1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실이 만든 '재판부 분석 문건'을 두고 현직 판사들이 "판사들의 개인정보를 수집하는 것은 법적 근거가 없어 부적절하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다음 주 전국법관대표회의가 예정된 가운데 판사들 내부에서 대검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점점 커지는 모양새다.


법관들의 정치적 견해, 출신, 가족관계 등 정보 수집 부적절… '재판독립 침해'


이봉수 창원지법 부장판사는(47·사법연수원31기) 지난 3일 법원 내부망 코트넷에 '검사들의 질문에 답을 하고자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게시했다.

이 부장판사는 "최근 대검찰청이 재판부 판사들에 대한 정보를 조사, 수집 및 보관한 것과 관련해 '주요사건 재판부 판사들에 대한 문건'을 직접 작성했다는 검사를 중심으로 일부 검사님들이 공소유지를 원활하기 위해서는 재판부 판사들에 대한 정보 수집이 필요하고 법령상의 근거도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언론에서도 국민들의 중요 사건을 맡은 재판장에 대한 정보는 공개되어야 하고 재판장의 성별, 학력, 나이 등의 이력이 공개되기도 한다"고 적었다.

이어 "저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판사의 한 사람으로서 위 질문에 다음과 같이 답을 하고자 한다"며 "재판장에 대한 정보 수집은 가능하지만 주체는 공판검사여야 하고 정보수집의 범위도 공소유지에 필요한 최소한의 정보로 제한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재판장이 증거채부에 관해 엄격한지 특정 유형의 사건에 유무죄 판결을 어떻게 하는지 양형은 엄한 편인지 등을 미리 조사하는 것은 칭찬받아 마땅하다"며 "그러나 재판장의 종교, 출신, 가족관계, 특정연구회 등 사적인 정보는 공소유지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것 들"이라고 지적했다.

이 부장판사는 "사적인 정보를 대검찰청이라는 공공기관이 개인정보를 수집, 보관하는 등의 행위를 할 수 있다는 법적인 근거를 찾을 수 없다"며 "일부 검사들이 근거규정이라고 주장하는 검찰청 사무기구에 관한 규정 제3조의4 제3항, 대검찰청 사무분장 규정 제9조 제1,2호를 살펴봤으나 위 규정은 법률이 아닐 뿐더러, 사건 내지 수사에 관한 정보를 수집할 수 있는 근거 규정일 뿐 판사에 대한 개인정보를 수집하는 규정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이 부장판사는 게시글에 재판관의 사상, 정치적 견해 등의 정보를 수집하는 것은 재판과는 무관한 일이라며 검찰의 판사들의 사적인 정보 수집은 부적절했음을 강조했다.

그는 "판사 개인 정보를 통해 재판진행 방향이나 그 결과를 예측하고 이에 대한 대비책을 세우려고 했다고 주장한다면 재판스타일이나 이전 판결이력 등을 조사하는 것으로 충분하다"며 "법관의 사상, 정치적 견해 등을 이유로 재판을 왜곡하거나 비난하는 것은 재판의 독립을 침해하는 행위로 허용되어선 안된다"고 말했다.

이 부장판사는 "지금까지 관행처럼 재판부 판사 개인 정보를 수집해 왔다면 지금이라도 중단해달라"며 "사회적 합의나 제도적인 정비가 될 때까지 대검찰청을 비롯한 공공기관은 판사 개인 정보 수집을 중단하고 언론도 지금까지 확인되지 않은 법관은 사상, 신념 등을 이유로 재판을 예단하거나 결과를 비난하지 말라"고 글을 마쳤다.


장창국 부장판사 "김남국이 사주?… 만난 적도 없다"


전국 판사들이 대검을 향해 날선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사진은 대법원. /사진=뉴스1
전국 판사들이 대검을 향해 날선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사진은 대법원. /사진=뉴스1
이날 코트넷에는 다른 판사들의 글도 게시됐다.

장창국 제주지방법원 부장판사(53·사법연수원32기)도 코트넷에 '제게 너무 무거운 총대-이제는 아닙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몇몇 언론사는 제 글과 전국법관대표회의 발의가 김남국 의원의 집단행동 사주와 관련이 있는 것처럼 보도를 낸다"고 적었다.

장 부장판사는 "저는 김남국 의원을 TV에서만 봤습니다"며 "실제로 만난적도 그가 어디사는지 어느 대학을 나왔는지 몇 살인지 가족이 몇 명인지, 전화번호도 모릅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저는 정치에 관심이 없다"며 "저는 법원의 독립과 재판의 공정성을 이야기했는데 제 글이 정치인의 사주를 받은 것처럼 보도돼 마음이 아프다"고 덧붙였다.

이날 오후 김성훈 서울중앙지법원 부장판사(48·사법연수원28기)도 "판사 뒷조사 문건은 재판의 독립성을 침해할 위험이 크다"며 "판사들이 이에 대해 논의를 하는 것은 재판의 공정성, 중립성에 해가 되지 않으며 더 큰 공익에 봉사한다고 생각한다"고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언제든 뒷조사 대상이 될 수 있는 판사들이 아무 문제를 삼지 않으면 피고인들이 법원의 유죄 판결에 승복할 수 있을지 심히 걱정된다"고 검찰들의 판사 개인정보 수집을 우려했다.

그는 글 말미에 "판사나 검사 모두 권력·정치의 세계에서 법의 세계를 지키기 위해 선발된 사람들인데 검사가 수사와 기소, 공소유지 과정에서 법의 지배를 약화시키면서 사실상 권력, 위력, 여론전을 강화시키면 그 소명을 다하지 못하는 것"이라며 "법관 대표회의 또는 법원행정처의 적절한 의견 표명, 검찰의 책임있는 해명, 재발 방지를 위한 입법적 조치 및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나은수
나은수 eeeee0311@mt.co.kr  | twitter facebook

안녕하세요. 머니S 기자 나은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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