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가 만사다] “전쟁 중 수장 안 바꿔” 은행권 ‘안정' 택했다

진옥동·허인 연임 성공… 코로나 위기극복 특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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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가 만사다] “전쟁 중 수장 안 바꿔” 은행권 ‘안정' 택했다
올해 은행권의 CEO(최고경영자) 인사는 조직 안정에 방점을 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비상 경영체제에 돌입해 변화보다 안정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더욱이 라임과 옵티머스 등 잇따른 사모펀드 사태에 대응해 핵심성과지표 등 조직의 체질을 개선하고 있어 당장의 성과보다 일관성 있는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평가다.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은 CEO절반이 연임에 성공했다. 대내·외 불확실성과 국내·외 경기침체 우려 등 외부 환경 리스크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은행장이 자리를 지켰다.



디지털·리스크 관리 합격점… 연임 성공


신한금융지주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자경위)는 지난 17일 진옥동 신한은행장의 연임을 결정했다. 진 행장의 임기는 2022년 말이다.

지난 2년간 진 행장은 핵심성과지표 개편과 디지털 전환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평가다. 또 네이버와 카카오 등 빅테크와 디지털 금융 경쟁에 나서야 하는 상황에 진 행장의 디지털 전략이 경쟁력을 발휘할 것이란 기대다.
(왼쪽부터) KB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사진=각 은행
(왼쪽부터) KB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사진=각 은행
최근 신한은행은 디지털 기술 연구개발을 전담하는 디지털혁신단을 설치하고 외부에서 영입한 전문가 여러 명을 전면에 배치했다. 디지털혁신단은 은행장 직속으로 디지털 금융 개발에 빠른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다.

성과도 좋다. 신한은행은 올 3분기 누적 순이익 1조7650억원을 달성했다. 이 가운데 디지털 채널을 통해 벌어들인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4% 늘었고 모바일 앱 가입자 수도 10% 이상 증가했다.

코로나19 속에 글로벌 부문 실적도 합격점이다. 신한은행은 지난 10월 말 기준 20개국 153개 글로벌 네트워크를 운영하고 있으며 상반기 해외 법인 순익은 1012억원으로 4대 은행 중 가장 높다.

‘포스트 차이나’로 불리는 베트남에는 신한은행이 올해 5개 영업점을 개점했다. ▲호치민 시를 중심으로 베트남 남부에 24개 ▲하노이 시를 중심으로 베트남 북부에 16개 ▲다낭 시를 중심으로 베트남 중부에 1개 등 외국계 은행 최다인 총 41개 채널을 보유하게 됐다.

허인 KB국민은행장도 연임에 성공했다. 지난달 11일 KB금융지주 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허 행장의 3연임을 확정했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 은행권 당기순이익 1위를 기록했고 코로나19 위기 속에도 올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을 1조8824억원을 달성했다. 라이벌인 신한은행(1조7650억원)을 제치며 ‘리딩뱅크’를 수성했다.

KB국민은행은 잇단 사모펀드 손실 사태에도 대형 사고를 피하면서 리스크 관리 능력도 인정받았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이 3연임에 성공하면서 오랜 기간 손발을 맞춰 온 허 행장의 연임에 힘이 실렸다는 평가다.

KB금융 대추위는 “국내·외 영업이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신속하고 효율적인 위기관리 능력으로 리딩뱅크 입지를 수성하고 있는 점과 은행 경영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며 “안정적인 조직 운영과 내실 있는 변화를 추진할 적임자”라고 말했다.



악조건 속 실적 선방, 연임에 무게


내년 3월 같은 시기에 임기가 끝나는 지성규 하나은행장과 권광석 우리은행장도 연임에 무게가 실린다.

지성규 하나은행장은 저금리 기조와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양호한 실적을 거뒀다. 올 3분기 하나은행의 순이익은 1조5518억원으로 전년과 2년 전 대비 각각 5.1%, 0.5% 감소했다. 시중은행 순이익이 평균 10% 이상 감소한 것을 고려하면 양호한 실적이다.

지 행장은 지난 20년간 홍콩과 중국에서 근무한 경험을 살려 해외 진출 사업에도 성과를 나타냈다. 하나은행(중국) 유한공사는 올해 3분기 순이익은 868억4900만원으로 전년 동기 순이익(74억6900만원) 대비 약 10배 이상 성장했다. 핀테크 시대에 생존전략으로 꼽히는 디지털 전환에도 두각을 보이고 있다.

지난 8월 새롭게 선보인 ‘뉴 하나원큐’는 평범한 앱에서 생활금융 플랫폼으로 업그레이드됐다. 옛 하나원큐의 평점은 구글 플레이스토어 기준 5점 만점에 2.4점인 반면 뉴 하나원큐는 3.3점까지 오르며 사용자의 불만을 잠재웠다. 이에 하나원큐 대출잔액은 지난해 7월 366억원에서 올해 7월 3312억원으로 9배 이상 증가했다.

지 행장의 연임에는 금융감독원의 징계 여부가 변수다. 또 해외금리 연계 파생펀드(DLF) 사태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못하다. 라임펀드 관련 제재심은 내년 2월로 미뤄져 지 행장의 연임을 결정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또 함영주 하나금융 부회장(12월 말)과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2021년 3월)의 거취가 변수다. 김정태 회장은 대내·외적으로 연임의 뜻이 없다고 내비쳤다. 금융지주 회장이 바뀔 경우 복잡한 시나리오가 전개될 수도 있다는 뜻이다.

권광석 우리은행장은 라임 사태에서 비교적 자유롭다. 우리은행의 라임펀드 설정 잔액이 2019년을 기점으로 감소하는 데다 권 행장은 2017년 이후 우리은행을 떠나 있었다. 권 행장은 지난 3월 취임하면서 이례적으로 1년 임기를 보장받았다.

우리금융 이사회는 당시 권 행장에게 임기 중 조직 재정비와 고객 신뢰 회복을 경영과제로 제시하면서 “(권 행장의) 성과를 보고 추가로 2년 임기를 받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인사권을 쥔 금융지주 회장이 ‘친정 체제’를 강화하고 있는 것도 은행장의 연임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권 행장은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취임했을 당시 우리PE 대표로 나가서 손발을 맞출 기회가 없었다. 하지만 우리은행의 지난 3분기 당기순이익이 4807억원으로 직전 분기 대비 175% 증가하는 등 금융지주 순익 증가에 기여했다는 점은 권 행장의 괄목할 만한 성과다.

은행 관계자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금융지주는 주력 계열사인 은행장의 임기를 연장해 지배구조 연속성을 보장하는 추세”라며 “연말 은행권 인사는 회장과 은행장이 손발을 맞춰 일하는 협업체제를 지속하는 등 안정을 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남의
이남의 namy85@mt.co.kr  | twitter facebook

안녕하세요. 머니S 금융팀 이남의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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