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일방통행 규제입법, 최저임금 실패 사례 잊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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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일방통행 규제입법, 최저임금 실패 사례 잊었나
“가뜩이나 코로나19로 막막한데 규제 입법으로 손발을 다 묶어놓고 대체 어떻게 경영을 하라는 건지 모르겠어요.”

최근 기자가 만난 한 경제단체 관계자의 고민이다. 경제계의 의견은 반영되지 않은 채 지난 9일 국회를 통과한 ‘공정경제 3법’(상법·공정거래법 개정안과 금융그룹감독법 제정안)과 ‘노조 3법’(노동조합법·공무원노조법·교원노조법 개정안) 등 규제 일변도 경제정책에 우려를 표명한 것이다.

정부와 여당은 이번 법안의 통과로 우리 경제에 투명한 기업경영문화가 정착되고 대립과 투쟁으로 얼룩졌던 노사관계도 한층 성숙해질 것이라는 기대를 건다. 노동계와 시민사회도 이 같은 결단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경제계는 성급한 법안 처리를 비판하며 보완입법을 촉구하고 있다. 경제계만 ‘건강하고 건전한 경영문화’와 ‘성숙한 노사관계’를 반기지 않아서가 아니다. 사실 재계는 이번 입법 논의 과정에서 꾸준히 정부의 정책 방향에 공감한다는 의견을 표명해왔다. 기업이 먼저 지배구조를 더욱 개선하는 등 투명경영을 계속 진화시키고 코로나19에 따른 경제·고용위기 극복과 미래 성장동력 창출에 앞장서겠다고도 수차례 약속했다.

다만 자칫 기업의 경영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독소조항에 대해 최소한의 보완장치를 마련해달라는 점을 요청해왔다. 그런데 이번에 통과된 법안을 보면 경제계의 요구는 대부분 반영되지 않았다. 주요 경제단체가 최근 또다시 정부와 국회를 상대로 입법 시행시기를 1년 유예하고 보완입법을 마련해 줄 것을 거듭 읍소하고 있지만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정부와 여당이 오히려 중대재해기업처벌법과 집단소송제 및 징벌적 손해배상제까지 도입하겠다며 관련 입법에 속도를 내고 있어서다.

경제계의 호소에는 귀를 닫은 채 기업경영과 우리 경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각종 입법을 서두르는 모습을 보면 최저임금 정책 실패 사례가 떠오른다. 정부는 문재인 대통령 공약사항인 ‘2020년 최저임금 1만원’ 정책을 실현하기 위해 2018~2019년 2년간 임금을 27.3%나 급격히 올렸다.

당시 경제계는 최저임금의 급격한 상승은 지불능력이 뒤처지는 중소기업과 영세사업자에 타격을 주고 그 여파가 고용악화로 돌아올 것이라며 상승 속도 조절을 촉구했다. 또 산입범위와 결정체계를 함께 손볼 것을 주장했지만 어떤 요구도 받아들여지지 않은 채 임금인상이 강행됐다.

결과적으로 이 정책은 실패로 끝났다. 고용둔화 등의 문제가 현실화되자 2018년 정부는 사회·경제적 부작용이 있었음을 인정하며 ‘2020년 최저임금 1만원’ 공약을 철회했다. 이 과정에서 책임 진 사람은 없고 피해는 고스란히 중소기업과 영세기업이 떠안았다.

최근 쓰나미처럼 몰아치는 규제 입법을 보면 비슷한 사례가 반복되는 것은 아닐까 우려된다.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치기보다는 사전에 다양한 영향을 고려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공정경제 3법으로 인한 부작용이 나타날 경우 그 책임은 과연 누가 질 것인가.

이미 법안 통과 일주일도 안돼 해외 행동주의펀드가 국내 한 기업의 계열분리에 반대하고 나서는 등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 경제정책이 가져올 파급력을 고려한다면 지금과 같은 일방통행식 입법은 경계하고 이제라도 경제계의 호소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이한듬
이한듬 mumford@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S 산업팀 기자입니다. 많은 제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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