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하반기 전세계 조선시장 70% '장악'

[머니S리포트-글로벌 리더를 꿈꾸다… ‘넘버원 코리아’②] 기술력, 새해 韓조선 수주·안전성 선봉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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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2020년 지구촌을 덮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은 선진국에 대한 인식을 바꿨다. 스스로 선진국임을 자처하던 주요 국가들은 방역 실패와 의료체계 붕괴와 낙후된 시민의식 등 민낯을 드러내며 허상을 깨뜨렸다. 반면 한국은 달랐다. 세계가 인정하는 방역 모범국가로 떠올랐꼬 경제분야에서도 빠른 회복세를 보이며 새로운 기준을 정립하고 있다. ‘K-방역’에 이어 세계를 놀라게 할 ‘넥스트 K’는 무엇일까. ‘넘버원 코리아’의 면면을 살펴봤다.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 명명식을 앞둔 ‘알헤시라스’ 호가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앞 바다에 떠 있다. /사진=대우조선해양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 명명식을 앞둔 ‘알헤시라스’ 호가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앞 바다에 떠 있다. /사진=대우조선해양
한국 조선업계가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을 주축으로 세계 수주 1위 자리 지키기에 나선다. 대표적 고부가가치 선박인 LNG선은 1980년대까지 일본 조선사가 장악해 왔다. 하지만 국내 조선사가 각고의 연구·개발 끝에 일본을 뛰어넘었다. 중국은 규모의 경제로, 일본은 조선소 합종연횡을 통해 1위를 넘보고 있지만 한국 조선은 이미 LNG선 세계 시장 선두를 굳건히 하고 있다. 이는 조선업의 살길이 ‘기술 초격차’뿐이란 사실을 보여준다.



추격자 中·도전자 日 콧대 꺾고 최강 ‘우뚝’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에 따르면 한국 조선은 2020년 하반기 들어 9월을 제외하고 전세계 발주량의 60% 이상을 수주했다. 국내 조선업체는 7월 전세계 선박 발주량 68만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의 74%(50만CGT)를 수주하며 중국으로부터 세계 1위 자리를 탈환했다. 8월 역시 전세계 발주량(86만CGT)의 73%(63만CGT)를 거뒀다. 10월과 11월에도 각각 전세계 물량의 69%, 60%를 독식했다. 다만 9월에는 중국과 비슷한 50%의 수주량을 기록했다.

한·중·일 3개국만 놓고 2020년 하반기 수주한 선종 점유율을 비교해봐도 한국의 LNG선박과 탱커 수주 경쟁력을 가늠할 수 있다. 한국 조선은 7월 92%의 탱커 점유율을 기록했다. 8~10월엔 70%대를 유지하다 11월 다시 92%로 올라섰다. 같은 기간 중국은 8~26%대의 점유율을 냈다. 일본은 탱커 수주가 전무하다 8월 한 달 동안 9%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한중일 선종별 수주 점유율. /그래픽=김은옥 기자
한중일 선종별 수주 점유율. /그래픽=김은옥 기자
한국 조선업계의 LNG선 수주도 가히 독보적이다. 지난해 7·10·11월엔 중국과 일본을 완전히 제치고 99~100%의 LNG선 점유율을 보여주었다. 이 기간 중국과 일본의 LNG선 수주 점유율은 말 그대로 ‘0’이다. 전체적으로 수주가 부족했던 8월 역시 한국 조선만이 17%의 LNG선 점유율을 기록했다. 

컨테이너선의 경우 한국이나 중국 한쪽이 수주를 싹쓸이하거나 한·중 양국이 반반 비율로 나눠 갖는 구조다. 한국 조선이 지난해 발주 가뭄 속에서도 하반기 승승장구할 수 있었던 배경은 연료탱크·엔진·연료공급시스템 기술력이다. 현재 대형 선박 대부분은 디젤 엔진을 쓰는데 이는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꼽힌다. 이에 따라 국내 조선사는 디젤 엔진을 대체하기 위한 엔진을 오래전부터 개발해 왔다.

대표적인 것이 LNG선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자체 개발한 고효율 연료공급시스템인 ‘하이에스가스’를 LNG선에 탑재하고 있다. 하이에스가스는 LNG의 자연 기화량에 맞춰 압축기 용량을 최적화하고 압축기와 기화기를 병렬로 구성한다. 이를 통해 에너지효율을 극대화해 하루 최대 1.5톤의 LNG연료를 절감하고 있다.

한국 조선업계는 LNG저장탱크에서 기화된 천연가스를 거의 100% 재액화하는 기술도 보유하고 있다. 재액화장치는 화물로 싣고 가는 LNG가 자연적으로 기화한 것을 다시 액화해 화물창에 집어넣는 장치로 LNG선의 운영 효율을 높일 수 있는 신기술이어서 선주들로부터 각광받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2016년 단일냉매방식의 완전재액화설비가 탑재된 LNG선을, 지난해 2월엔 혼합냉매방식의 완전재액화설비가 탑재된 LNG선을 세계 최초로 인도했었다. 대우조선해양 또한 LNG선 대부분에 완전재액화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다.



조선-철강 소재개발로 불황 넘는다


현대중공업이 그리스 에네셀에 인도한 1만 38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사진=한국조선해양
현대중공업이 그리스 에네셀에 인도한 1만 38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사진=한국조선해양
쇄빙LNG선 등 차세대 LNG선 분야에서도 경쟁력을 자랑한다. 대우조선해양은 쇄빙선의 쇄빙 등급 가운데 가장 높은 아크7급(2.1m 두께의 얼음을 깨며 항해할 수 있는 사양)을 LNG선에 적용하며 해당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현재까지 아크7급 쇄빙 사양을 쇄빙전용선이 아닌 상선에 적용해 건조한 조선사는 대우조선해양이 유일하다. 얼음과 맞닿은 선수와 선미 부분에 일반 선박 강판보다 3배가량 두꺼운 70㎜ 두께의 초고강도 특수강판을 사용한 것이 포인트다. 영하 52도의 극한에서도 모든 장비가 안정적으로 가동할 수 있도록 최고 수준의 방한처리 기술을 적용했다.

삼성중공업도 ▲자연 기화율을 최소화하는 화물창 설계·건조 ▲재액화 장치 장착을 통해 LNG 손실을 최소화해 최대 화물 운송 ▲연료 소모량을 최소화한 고효율 선형 개발 및 연료절감 장치 장착 등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LNG선 핵심 기술 중 하나인 연료탱크에서도 초격차를 이뤘다. LNG 연료탱크는 고압의 가스를 저장하는 용기로 안정성이 필수적이어서 설계·용접·보온 등 고난도의 기술력이 필요하다. 이 분야에선 철강사와의 시너지가 주효했다. 국내 조선사와 포스코는 9% 니켈강·고망간강·STS304L 등 극저온용 강재를 활용한 LNG탱크 기술 개발에 협력하고 있다. 연료탱크에 9% 니켈강이 쓰이면 영하 163도의 극저온에서도 강도와 충격 인성을 유지하는 니켈의 성질 덕분에 안전하게 LNG를 운반할 수 있다. 포스코가 세계 최초 개발한 극저온용 고망간강도 LNG탱크 소재로 사용된다. 극저온용 고망간강은 영하 196도에서도 쉽게 파손되지 않는다.



LNG 이어 초대형 선박도 ‘힘찬 뱃고동’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LNG운반선. /사진=삼성중공업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LNG운반선. /사진=삼성중공업
한국 조선은 LNG선뿐 아니라 초대형 컨테이너선과 초대형 원유운반선 등에도 이 같은 기술을 적용하며 경쟁 우위를 높이고 있다. 중국의 컨테이너선 수주 비중은 높은 편이지만 한국처럼 초대형이 아닌 중소형 컨테이너선이 주를 이룬다. 

일본의 경우 ‘미쓰비시중공업’과 일본 최대 조선소 ‘이마바리조선’은 초대형 컨테이너선 기술 제휴를 협정해 한국 조선산업을 압박하려 했지만 여객선 외에 선박 건조 사업을 사실상 포기하고 있다. 앞서 지난해 7월 인도양의 모리셔스 섬 인근에서 일본 국적 벌크선 ‘와카시오’호가 좌초하며 중유 1000톤 이상이 유출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2013년엔 일본 미쓰비시중공업이 건조한 ‘몰컴포트’호가 예멘 인근 해역에서 두 동강 나기도 했다.

이 같은 사고에 대해 백점기 부산대 조선해양공학과 교수는 “한국 선박에 비해 선체를 가볍고 얇게 건조한 이유도 있지만 설계와 제작 기술이 떨어진다는 증거”라며 “컨테이너선은 선급 규정 확립이 안 돼있어 아무나 대형화를 할 수 없다. 앞으로 포장 화물 수요가 늘어나는 점을 고려하면 한국 조선이 초대형 선박에서도 경쟁 우위를 갖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 조선은 안전성 분야에서 신뢰를 얻고 있다. 한국은 아시아·태평양과 미국에서 선박안전관리 ‘우수’ 등급을 획득했다. 국가별 선박안전관리 등급이 높으면 한국 선박에 대한 항만국 통제 점검 주기가 연장되고 점검 강도도 낮아져 선사의 운항·영업 비용 부담도 크게 줄어든다.

한국은 일본 컨테이너선과 같은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내년부터 세계 최초로 ‘해상 내비게이션’ 서비스를 시행한다. ▲충돌·좌초 자동 예측 경보 ▲선내 시스템(화재 등) 원격 모니터링 ▲최적 항로 안내 등의 정보 제공으로 해양사고가 30%가량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조선산업은 이제 기술집약적 산업으로 전부 아니면 아무것도 아닌 ‘승자독식 시장’이 됐다. 국내 조선사가 서둘러 고부가가치 선박의 디지털화와 탈탄소화 등 기술 중심 산업으로의 전환을 준비해야 하는 이유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지능형 선박 기자재 관리 설루션’에 빅데이터 시스템을 구축했다. 기존 엔진 등에서 1개월간 수집한 데이터를 불과 10분 내에 자동 분석하고 온라인 보고서까지 도출할 수 있게 됐다. 대우조선해양은 ▲인공지능(AI) 영상 인식 기반 충돌 상황 인지 기술 ▲스마트십 사이버 보안 ▲디지털 트윈십 ▲AI기반 선박영업설계 지원 시스템 등으로 디지털 전환을 꾀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LNG 통합 실증 설비를 가동해 독자 개발 중인 ▲차세대 천연가스 재액화 및 액화 공정 설계 ▲부유식 천연가스 공급 설비의 효율 향상을 위한 신냉매 활용 공법 등 LNG 핵심 기술의 성능 검증을 시도할 계획이다. 
 

권가림
권가림 hidden@mt.co.kr  | twitter facebook

안녕하세요 산업1팀 권가림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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