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신기술로 시장 선점… 철강 신화 '다시 쓴다'

[머니S리포트-글로벌 리더를 꿈꾸다… ‘넘버원 코리아’⑤] 세계 최초 스마트고로에 지구에서 가장 강한 강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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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2020년 지구촌을 덮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은 선진국에 대한 인식을 바꿨다. 스스로 선진국임을 자처하던 주요 국가들은 방역 실패와 의료체계 붕괴와 낙후된 시민의식 등 민낯을 드러내며 허상을 깨뜨렸다. 반면 한국은 달랐다. 세계가 인정하는 방역 모범국가로 떠올랐꼬 경제분야에서도 빠른 회복세를 보이며 새로운 기준을 정립하고 있다. ‘K-방역’에 이어 세계를 놀라게 할 ‘넥스트 K’는 무엇일까. ‘넘버원 코리아’의 면면을 살펴봤다.
포항 2고로 전경. /사진=포스코
포항 2고로 전경. /사진=포스코
전세계 철강업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수요 산업이 침체에 빠지며 치열한 생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런 경쟁 속에 M&A(인수합병)를 통해 세계 최초로 ‘연간 조강 생산 1억톤 시대’를 연 룩셈부르크 ‘아르셀로미탈’의 독주도 13년 만에 막을 내리고 세계 최대 철강사 자리는 중국 ‘바오우그룹’이 차지했다. ‘규모의 시대’를 지나 ‘경쟁력의 시대’에 진입한 것이다. 이에 국내 철강업체도 첨단 기술을 통해 부가가치가 높은 제품을 생산해 실적을 내고 세계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서고 있다.



똑똑해진 ‘스마트고로’



포스코는 철강업체로는 세계 최초로 생산공정에 인공지능(AI) 기술을 도입하는 등 소위 ‘AI 제철소’로 탈바꿈하기 위한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AI 기술을 토대로 최고 품질의 제품을 가장 효율적으로 생산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포스코는 세계 최초로 철강 연속 공정의 특성을 반영한 스마트팩토리 플랫폼인 ‘포스프레임’(PosFrame)을 자체 개발했다. 포스프레임은 철강제품 생산과정에서 실시간으로 발생되는 데이터를 수집해 연속공정 특성에 맞게 정렬하고 수집된 데이터에 AI와 빅데이터 기술을 적용해 품질예측과 설비고장 예측 모델을 만들어 활용하는 스마트팩토리 플랫폼이다.
국가별 조강생산량. /그래픽=김은옥 기자
국가별 조강생산량. /그래픽=김은옥 기자
포스코는 포항 2·3고로와 광양 1·3고로 등 모두 4기의 AI 고로를 가동하고 있다. AI 용광로는 수많은 변수와 사례를 스스로 학습하고 연료와 원료의 성분과 고로 상태를 점검한다. 조업 결과를 예측한 뒤 조업 조건을 선제적으로 자동 제어한다. 이를 통해 포스코 각각의 AI 고로에서 하루 용선(쇳물) 생산량을 240톤씩 늘렸다. 한 고로당 1년간 8만7600톤의 쇳물을 더 생산할 수 있는 양으로 중형 승용차를 연간 8만6000대 추가 제작할 수 있는 정도다. 품질 결함 요인을 사전에 파악해 불량을 최소화하고 최고 품질을 생산해낼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포스코는 세계 최초로 포항제철소 2열연공장에 자동 조업이 가능한 통합운전실을 구축해 가열-압연-냉각-권취(코일 형태로 감는 작업) 등 4단계 열연 공정을 한 장소에서 통제할 수 있도록 했다.

현대제철도 스마트고로 만들기에 한창이다. 현대제철은 세계 첫 고로 청정밸브를 개발했다. 2019년부터 2020년 2월까지 국제 특허 출원과 유럽 특허 등록을 마쳤고 당진제철소 1~3고로에 모두 설치했다. 이 밸브는 고로가 배출하는 오염물질을 92~97% 저감할 수 있는 세계 최초의 설비다. 폭발 등 사고를 막기 위해 고로가 작동 중일 때 외부 공기 유입을 방지하는 스팀 주입 시설을 역으로 이용하는 원리다. 

원래 고로는 외부 저장소에 있던 가스를 탈습설비와 집진설비를 거쳐 스팀(증기) 형태로 주입해 내부 압력을 조절하고 외부 공기 유입도 막을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이런 탈습설비와 집진설비를 반대로 고로에서 빠져나가는 잔류 가스가 거치도록 한 다음 안전밸브를 통해 빠져나가게 한 것이 현대제철이 개발한 방식이다. 회사는 이 밸브를 안전밸브 재송풍(고로 열풍을 다시 시작하는 것)에도 확대 적용한다.



소재·제품 세계 최초 확대


강널말뚝. /사진=현대제철
강널말뚝. /사진=현대제철
국내 철강업체는 이 같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더 단단하거나 세계 유일 소재 등의 제품 개발도 선도하고 있다. 포스코의 경우 손톱 크기인 1㎠ 면적에 중형차 15대 무게를 버티는 강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고강도 PC강연선은 교량의 도로나 액화천연가스(LNG) 탱크 등의 콘크리트 내부에 삽입돼 하중을 지지하는 철강재다. 

기존 PC강연선의 최고 강도는 1860메가파스칼(MPa·1㎠에 1860㎏의 하중을 견딤)이었으나 포스코는 이보다 강화된 2160MPa과 2360MPa급 제품을 만들었다. 포스코의 고강도 케이블용 WTP(World Top Premium) 강종인 ‘포스케이블’을 가공한 후 여러 가닥을 꼬아서 제작했다. 고강도 PC강연을 통해 강연선 고정 장치나 파이프 등을 포함한 건설 소요 물량 약 20% 이상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제철은 국내 최다 규모인 12개의 세계 일류상품을 보유하고 있다. 건축물 안전에 필수적인 H형강과 열간압연용 원심주조공구강롤(HSS ROLL) 및 무한궤도 등이 있다. HSS ROLL은 고온의 빌릿(철근용 철강 반제품)·블룸(형강용 철강 반제품)·슬래브(열연강판용 철강 반제품) 등을 압연하는 데 쓰인다. 현대제철은 이 시장에서 3위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무한궤도는 굴삭기 등의 바닥 접지력을 높여 경사면 또는 험로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고안된 고강도 정밀부품으로 이 시장에서는 30.5%의 점유율을 보이며 2위에 올라 있다.

부등변(양 변의 길이가 서로 다름)·부등후(양 변의 두께가 서로 다름) 앵글과 강널말뚝 및 P110유정용강관 시장에서도 세계 3~4위에 있다. 부등변·부등후 앵글은 선박의 구조물 보강재로 선체 형상 및 강도를 유지하기 위해 고부가가치 선박 제작에 주로 사용되고 강널말뚝은 대형 토목공사 현장에서 주로 물막이나 흙막이용으로 사용되는 철강재다.



강판 위에 ‘디자인 꽃’ 피웠다


동국제강 컬러강판 럭스틸. /사진=동국제강
동국제강 컬러강판 럭스틸. /사진=동국제강
동국제강은 글로벌 컬러 강판 시장에서 1위를 달린다.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30%다. 동국제강은 세계 최대 규모인 8개 생산라인을 통해 연간 75만톤의 컬러 강판을 생산한다.

컬러강판의 꽃은 디자인이다. 동국제강이 철강업계 최초로 디자인팀을 운영하는 이유다. 현재 5명의 디자이너가 근무하고 있다. 현지 고유 문화를 제품에 디자인해 고부가 시장을 겨냥하는 게 동국제강 전략이다. 2022년 53억4000만달러 규모가 예상되는 인도 냉장고 시장을 위해선 현지 디자이너를 채용하기도 했다.

회사의 대표 컬러강판 브랜드는 건축 내·외장재용 브랜드 ‘럭스틸’(LUXTEEL)과 가전용 브랜드 ‘앱스틸’(AppSteel) 등이 있다. 가전용 컬러 강판은 ▲월풀 ▲샤프 ▲삼성전자 ▲LG전자 등 글로벌 가전사의 냉장고 외장재로 사용된다.

동국제강은 2021년 하반기까지 1개 생산라인을 신설해 생산능력을 85만톤까지 늘릴 계획이다. 해당 라인엔 세계 최초로 라미나 강판과 자외선 코팅 공정을 혼합한 광폭 라인으로 구성해 ▲불소 라미나 강판 ▲디지털 프린팅 강판 ▲UV 코팅(연마광택)을 접목시킨 신제품 등 특화된 고부가가치 컬러 강판을 고객 맞춤형으로 만들 계획이다.

세아베스틸의 특수강 시장 국내 점유율은 40%로 독보적이다. 이 회사는 자동차용 특수강 외에도 건설기계용·조선용·에너지용 등 고부가가치의 특수강 품목 비중을 높이고 있다. 최근 6대 특화 강종으로 지정한 ▲고청정 베어링강 ▲열처리 저변형강 ▲내마모강 ▲고충격인성강 ▲저이방성강 ▲무결함 봉강 등의 개발도 완료한 상태다.

신시장 뚫기에도 여념이 없다. 세아베스틸은 원전 제품 및 소재 생산 인증인 KEPIC(전력산업기술 기준)과 ASME(미국기계학회 기준)를 연달아 취득하며 글로벌 원자력 후행핵주기(해체·폐기물 관리) 시장에 발을 디뎠다. 세아베스틸은 ‘오라노티엔’으로부터 총 17기의 사용 후 핵연료 운반·저장 겸용 용기(CASK) 공급계약을 수주했다. CASK는 원전의 운영과 유지·관리뿐 아니라 원전 해제 시에도 안전하게 핵연료를 처리하는데 필수적인 제품이다.
 

권가림
권가림 hidden@mt.co.kr  | twitter facebook

안녕하세요 산업1팀 권가림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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