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울리는 분양가 통제 못하면… 보증시장 '건피아 먹잇감'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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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보증은 건설업체가 파산했을 때 준공을 대신 이행하거나 계약자에게 돈을 돌려주는 일종의 보험이다. 1993년 주택사업공제조합으로 시작했다가 외환위기 때 대량의 건설업체가 도산하며 정부가 출연금을 지원, 1999년 대한주택보증으로 바뀌었고 현재의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이르렀다. 현정부의 공약에 따라 분양보증시장이 곧 민간에 개방될 예정이다. 민간건설업계가 그동안 보증 개방을 요구한 것은 ‘돈’이 되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HUG의 분양가 통제를 더 이상 못 참겠다는 이유다. 하지만 건설업체가 이를 맡는 것은 안 된다는 반대가 제기돼 이 문제는 다시 논란 위에 섰다. 분양가를 내리려는 HUG와 분양가를 최대한 높여야 돈을 버는 건설업체 사이엔 필연적으로 이해 충돌의 소지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 결국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꼴이다. /사진=김영찬 디자인 기자
분양보증은 건설업체가 파산했을 때 준공을 대신 이행하거나 계약자에게 돈을 돌려주는 일종의 보험이다. 1993년 주택사업공제조합으로 시작했다가 외환위기 때 대량의 건설업체가 도산하며 정부가 출연금을 지원, 1999년 대한주택보증으로 바뀌었고 현재의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이르렀다. 현정부의 공약에 따라 분양보증시장이 곧 민간에 개방될 예정이다. 민간건설업계가 그동안 보증 개방을 요구한 것은 ‘돈’이 되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HUG의 분양가 통제를 더 이상 못 참겠다는 이유다. 하지만 건설업체가 이를 맡는 것은 안 된다는 반대가 제기돼 이 문제는 다시 논란 위에 섰다. 분양가를 내리려는 HUG와 분양가를 최대한 높여야 돈을 버는 건설업체 사이엔 필연적으로 이해 충돌의 소지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 결국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꼴이다. /사진=김영찬 디자인 기자
분양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해 만든 분양보증제도가 사실상 민간 아파트 분양가를 통제하는 수단이 되며 건설업계의 반발이 지속적으로 발생해왔다. 재건축·재개발조합은 HUG의 분양가 규제에 반대해 집단으로 분양 일정을 연기하고 건설업계도 계속해서 분양보증시장 개방을 요구해온 이유다.

분양가 규제를 약화시켜야 한다는 주장에 명분이 실리지 않자 고분양가 심사기준 깜깜이 및 민간 주주에 대한 높은 배당 등도 논란이 됐다. 실제로 업계에선 HUG가 분양보증 승인을 빌미로 ‘갑질한다’는 반발이 확산됐고 HUG의 최대주주인 국토교통부도 시장 개방에 합의하는 데 이르렀다.



분양보증 개방, 12년 걸렸다


분양보증은 30가구 이상 공동주택을 선분양할 때 국토교통부령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에 따라 HUG로부터 반드시 받아야 하는 절차다. HUG의 분양보증시장 규모는 ▲2015년 4317억원 ▲2016년 4016억원 ▲2017년 2428억원 ▲2018년 2120억원 등으로 감소하다가 지난해 2585억원으로 다시 증가세를 보였고 올해는 3108억원으로 상승했다. HUG 연간 매출액의 3분의1 정도로 10대 건설업체의 평균 매출 대비 3.7% 수준이다.

건설업계는 2000년대 중반부터 분양보증시장 개방을 요구했다. 2008년 처음으로 ‘HUG 외 국토부 장관이 지정하는 보험회사’가 분양보증업무를 할 수 있도록 허용됐다. 하지만 실제 국토부 장관이 보험회사를 지정한 사례가 없어 사실상 HUG의 독점구조가 유지됐다.

2009년 공정거래위원회는 분양보증 독점행위를 불공정거래로 규정하고 기획재정부 차원의 ‘공공기관 민영화’와 함께 2010년 HUG의 독점권 폐지를 결정했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후유증으로 2015년까지 잠정 연기됐다. 이어 2015년엔 HUG의 공사 전환을 이유로 늦춰졌다. 2015년 공사 전환 이후 HUG는 ‘주택도시기금법’에 따라 청약저축 등으로 조성된 주택도시기금의 전담운용기관이 됐고 보증뿐 아니라 도시재생 금융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업무까지 포괄하는 ‘금융+주택’ 회사로 영역을 넓혔다.

2017년 공정위와 국토부는 분양보증시장을 개방하는 데 합의했고 기한은 올해다. 국토부는 지난 8월 한국개발연구원(KDI)에 ‘주택 분양보증제도의 발전 방향’을 주제로 연구용역을 의뢰해 연말 결과를 받기로 했다.



‘밥그릇 누가 가져가나’ 힘겨루기


보증업무가 개방될 경우 건설업체가 조합원으로 있는 건설공제조합이나 민간 보험회사 등이 업계에 진출할 것으로 보인다. 대한주택건설협회도 주택사업공제조합을 만들어 업계에 진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건설회사의 수익성이 낮아져 분양보증시장이 새로운 수익모델로 기대되고 있다”며 진출 의도를 설명했다.

하지만 분양보증 수수료라는 직접적인 수익보단 사실상 분양가 통제 수단인 HUG의 독점시장을 깨는 게 업계에는 더 의미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른 건설업계 관계자는 “분양보증 발급이 거절돼 사업이 지연될 때 발생하는 금융비용은 한 달 수억원에서 수십억원에 달한다”며 “이는 분양가에 반영될 수밖에 없고 결국 분양자의 몫이 된다”고 했다.

분양보증시장 개방을 앞두고 벌써부터 금융업계와 건설업계 간의 힘겨루기 양상도 보인다. 현재 국토부 장관이 분양보증업무를 수행하는 업체로 추가 지정할 수 있는 곳은 SGI서울보증이 거론된다. 분양보증시장이 개방되면 HUG에서 거절해도 다른 보증업체에 신청하는 것이 가능하지만 건설업계는 이마저도 반대하는 분위기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일반 금융상품을 다루는 SGI가 주택 사업성을 평가하는 분양보증에 전문성이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반면 금융업계 관계자는 “전세대출을 보면 HUG와 SGI 등 복수의 기관이 보증을 맡아 수요자 입장에서 선택의 다양화와 비용적인 혜택이 있다”며 “하지만 건설업체가 분양보증업무를 수행할 경우 이해당사자의 입장에서 보게 되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은행-건설, 알고 보니 HUG 배당 수백억


HUG는 현재 국토부 지분이 68.25%이고 HUG 본점의 자기 주식 지분이 19.20%다. 이어 ▲KB국민은행 8.63% ▲기타 주주 3.92%로 민간자본 역시 소유 가능한 준시장형 공기업이다. 기타 주주에는 건설업체도 포함된다. HUG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송언석 의원(국민의힘·경북 김천)에게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5년 동안 시중은행과 건설업체 주주에 지급한 주식 배당금은 86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민간자본 구성을 보면 3개 시중은행과 145개 건설업체가 HUG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2015~2019년 HUG가 시중은행과 건설업체에 지급한 배당금은 각각 667억원과 193억원이다. 지분을 출자한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지급한 배당금은 73억원이다. KB국민은행의 경우 632억원의 배당금을 지급받았는데 지난 5년 동안 연평균 배당수익률은 5.4%로 같은 기간 예대마진율(1.8%) 대비 3배 높은 수준이다.

송 의원은 “분양보증 수수료는 공기업이 국민으로부터 벌어들인 수익인데 민간에 배당을 퍼주는 것은 잘못됐다”며 “심지어 보증사업 당사자인 시중은행과 건설업체에 이중으로 특혜를 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HUG의 공공성 유지를 위해 민간 지분을 정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노향 기자 merry@mt.co.kr

김영찬 디자인 기자
김영찬 디자인 기자

공공기관이 수행하는 분양보증 업무의 독점보다 우려되는 문제는 ‘시장의 무분별한 민간개방’이란 지적이 나온다. 분양보증제도는 분양 소비자 보호가 최우선 목적인데 민간건설업체가 조합을 설립해 직접 보증업무를 수행할 경우 이해 충돌의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공공기관인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분양가를 낮추려고 하고 민간조합은 높은 분양가에 보증을 승인해줄 경우 사업자는 민간으로 쏠릴 수밖에 없다. 이때 증액된 분양가만큼 부담이 늘어나는 건 분양자 즉 소비자다.

또 다른 논란도 있다. 업계 개방을 앞두고 가장 먼저 움직인 곳은 다름 아닌 주택산업연구원(주산연)이다. 국토교통부 전신인 건설교통부 출신의 ‘건피아’(건교부 마피아)로 불리는 전직 관료가 원장대행과 이사장으로 있는 민간연구기관에서 조합 설립에 관여하며 국토부와 충돌하는 양상까지 빚고 있다.



실패한 공제조합 다시 세우는 이유는?


대한주택건설협회는 지난 6월 주택사업공제조합 설립을 추진하고 주택법과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개정을 통해 내년 7월1일 조합 출범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1993년 만들어진 주택사업공제조합은 외환위기 때 건설업체의 무더기 도산으로 소비자 피해를 양산했고 정부 출연과 건설회사 감자를 통해 1999년 대한주택보증으로 전환 설립돼 현재에 이르고 있다. 이미 한차례 기업의 파산으로 인해 소비자 피해가 발생한 만큼 우려가 큰 상황.

하지만 협회 산하 연구기관인 주산연은 12월10일 ‘주택사업공제조합 설립방안’ 온라인 공청회를 열고 분양보증시장에 진출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김덕례 주산연 주택정책연구실장(도시계획학 박사)은 “정부가 분양보증시장을 개방해야 하는 시점이 도래했고어느 쪽에 어떻게 개방하는 것이 맞느냐는 고민부터 했다”며 “모든 국민이 관심을 갖는 주택분야에 왜 공제조합이 없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해마다 조합을 설치해 달라는 얘기가 나왔다”며 “초기 3년 정도 공적 기능을 하는 HUG와 협업하고 민간기능을 보강할 수 있도록 단계적 개방을 실시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주산연 조사 결과 조합이 필요하다는 사업자는 응답자의 90%였다. 김 실장은 과거 조합의 실패에 대해선 “설립 초기 3~5년이 필요하고 5년이 지나면 안정화 단계에 들어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산연 분석에 따르면 분양보증시장을 개방할 경우 보증 수수료는 현재 HUG 대비 ▲주택 분양보증 43% ▲주택 임대보증 41% ▲조합주택 시공보증 78% 정도의 인하 여력이 있다. 김 실장은 “이 수치는 시뮬레이션일 뿐이지만 보증 수수료가 조금이라도 낮아진다면 국민들이 더 싼 값에 아파트를 분양받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국토부 “민간 개방해도 조합은 안 돼”(?)


정부는 이 같은 주장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한성수 국토교통부 주택기금과장은 “과도한 보증 수수료 논란이 있는데 HUG가 외환위기 때 2조6000억원의 대위변제를 했고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2조4000억원을 변제했다”며 “이는 시장 충격에 대비해 보증 수수료를 적립하는 금융기관의 적립금 개념으로 봐야 한다”고 반박했다.

그는 “그럼에도 2004년 이후 9차례 보증 수수료를 인하했고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7월1일 후 다시 50% 추가 인하를 했다”며 “재무여건을 고려해 내년에도 보증료 조정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고분양가 심사기준에 일관성이 없다는 지적에 대해선 최근 국토부가 실무협의체를 구성하고 업계의 불만과 건의사항을 듣겠다는 입장이다. 한 과장은 “리스크 관리를 위해선 고분양가 심사를 할 수밖에 없다”며 “2016년 8월 시행 이후 4년 동안 깜깜이 심사와 갑질 논란 등이 있는 것을 알고 있다. 더 투명하고 공정하게 개선하겠다”고 강조했다.

민간조합 설립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어떻게 리스크를 관리하고 도덕적 해이 문제를 해결할지 고민해야 한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취했다. 한 과장은 “조합 설립에 대한 국민의 우려가 있다”며 “조합원의 소중한 출자자금으로 조성되는 만큼 완전한 사적 자치 영역이 아니고 분양자의 재산을 보호해주는 공적 기능이 담보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조합의 특수성을 고려할 때 적절한 리스크 관리가 작동할지 의구심이 든다”며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사업자=심사자라는 것을 우려할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출자자인 회원사가 과도한 보증을 요구하는 경우 조합이 이를 거절할 수 있을지 의문”이란 점도 덧붙였다.



건피아 주도… 성희롱 해임자 참여 논란


협회가 조합 설립 추진과 분양보증시장 진출을 시도하며 산하 연구원인 주산연을 전면으로 내세웠다는 점에서 세간의 뒷말도 많다. 현재 주산연 원장 대행을 맡고 있는 이는 과거 여직원 성희롱 발언으로 한국감정원장직에서 해임된 서종대씨다. 민간이라고 해도 국토부 산하기관이 공동 출연해 설립한 연구기관에 성희롱 사건으로 물러난 전직 관료가 사실상 수장 역할을 하고 있어 논란이 일었다.

그는 2017년 2월 한국감정원장 해임 후 2018년 8월 주산연 원장 단독 후보로 올랐다가 당시 국토부와 국회까지 나서 반대한 끝에 내정이 철회됐다. 하지만 올 3월 슬그머니 임시대표로 취임했다.

연구원 이사장 역시 건교부 장·차관을 지낸 추병직씨다. 두 사람 모두 국토부 전신인 건교부에서 주택정책을 수행하는 주요 직책을 역임했다. 하지만 성희롱 가해로 해임까지 됐던 전직 관료가 민간 연구기관 대표를 수행하며 이를 눈감아준 것도 모자라 공공성이 중시되는 분양보증시장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데는 적정성 논란이 있다.

분양보증업무와 관련 주택법 개정안 발의에 참여한 의원실 관계자는 “인사청문을 받는 자리가 아니니 개인사를 언급하는 건 조심스럽지만 국민의 눈높이로 보면 당연히 안 될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문성을 내세울 순 있겠지만 성추문으로 물러난 전직 관료이자 공공기관 수장이 국민 생활과 밀접한 분양보증시장에 관여하는 것을 국민이 납득하겠냐”고 반문했다.

이에 대해 추 이사장은 “협회 산하 연구기관으로서 이번 연구를 수행했을 뿐”이라며 일각의 부정적인 반응에 대해선 “제도 개선 과정에 일부의 반대가 있을 수 있다. 서로 대화를 통해 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노향 기자 merry@mt.co.kr

김영찬 디자인 기자
김영찬 디자인 기자

건설업계는 그동안 여러 부작용 사례를 근거로 들어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보증시장 독점구조를 깨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왔다. 2000년대부터 지속적으로 요구돼 온 분양보증시장 개방이 가장 최근에 논의된 건 3년 전. 공정거래위원회는 2017년 HUG의 보증 독점을 ‘경쟁 제한적 규제’로 지목하고 2020년 말까지 개선을 권고했다.

분양보증시장이 민간에 개방될 경우 가장 첨예하게 대립하는 논란은 ‘분양가 인하’ 여부다. 국민의힘을 중심으로 정치권에선 HUG의 지나친 고분양가 규제가 소수 국민의 ‘로또 분양’으로 변질돼 자산 양극화를 부추겼다고 지적한다. 건설업계는 분양보증시장을 개방할 경우 경쟁적인 보증 수수료 인하가 이뤄지고 이는 자연스럽게 분양가에 반영돼 소비자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이는 표면상의 명분일 뿐 사실상 ‘돈’이 되는 분양보증시장에 뛰어들려는 업계의 움직임은 이미 일어나고 있다. HUG는 분양보증시장을 경쟁체제로 바꿀 경우 보증 수수료가 낮아질 순 있지만 분양가가 인하되는 효과는 있을 수 없다고 반박한다. 영업이익을 극대화해야 하는 민간 건설회사의 특성상 공공성 추구가 불가능하고 소비자 피해로 전가될 수 있다는 것이다.



건설업계 “독점 깨면 분양가 떨어진다”


국토교통부는 12월 말 ‘주택 분양보증제도의 발전 방향’을 주제로 한 연구용역 결과를 보고받을 예정이다. 지난 8월 발주한 이 연구용역은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수행했다. 국토부는 연구용역 결과 보고서와 업계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분양보증제도를 전면 개편할 계획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그동안 업계에서 지적된 여러 문제점을 최대한 빨리 개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분양보증시장 개방이 논의된 지 10년이 훌쩍 지났지만 그동안 수차례 미뤄졌던 건 HUG와 국토부가 반대했기 때문이다. 업계는 이에 대해 반발해왔다.

12월10일 열린 주택산업연구원의 ‘주택사업공제조합 설립방안’ 온라인 공청회에선 HUG가 분양보증업무를 독점하면서 발생하는 ▲분양 수수료 폭리 ▲분양가 강제 인하와 거부 시 보증서 발급 중단 ▲분양 지연으로 인한 무주택 서민의 부담 증가 등 각종 문제가 지적됐다.

윤대인 대방산업개발 대표는 “HUG가 업체에겐 무서운 곳이 됐고 담당자가 인허가 부서를 힘들어한다”며 “이는 불친절하고 오래 걸리는 일처리 때문”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대한주택건설협회 이사로 4년째 일하고 있는데 업계에서 주택사업공제조합을 만들어야 한다는 얘기가 수년 전부터 나왔다”며 “독점 해제가 절실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HUG “보증료 인상 우려”


하지만 HUG는 이 같은 업계 주장에 여전히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분양보증은 다각도로 볼 때 공공기관이 맡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시각. HUG는 사실상 정부의 분양가 관리정책을 대신 수행하는 기관으로 국민 재산을 보호하는 ‘사회 안전망’ 역할을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는 분양보증시장의 민간개방에 대한 신중론으로 이어진다.

HUG 관계자는 “분양보증은 건설업체 부도 등 위험으로부터 분양 계약자인 국민의 재산을 보호하는 사회 안전망이고 법률로 정해진 것”이라며 “공공기관이 전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어 “예금보험공사가 대표적 사례”라고 지목하며 “국민 재산을 보호하는 정책보증이 공기업에서 운영되는 이유는 경제 불황 때 대규모 사고 발생 위험이 높고 민간기업의 경우 보증이행을 중단해도 이를 제재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분양 보증료율 인하에 따른 분양가 하향 가능성 역시 없다는 시각도 있다. 신용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중소건설업체의 경우 요율이 올라갈 수도 있다. HUG 관계자는 “분양보증시장이 경쟁체제로 바뀌면 민간 보증기관이 대형 건설업체 위주로 영업하고 중소 건설업체의 경우 보증 위축과 보증료 인상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금융업계도 비슷한 의견이다. 이영호 우리은행 연구소 실장은 “현재 분양시장이 좋다 보니 리스크 부분이 주목받지 않지만 몇 년 후 공급과 미분양이 늘어나면 이를 어떻게 해결할지 검토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시장개방 맞지만 리스크 우려돼”


전문가들은 분양보증의 민간개방이 불가피하더라도 건설업계가 시장에 뛰어드는 것에 대해선 의문을 던진다. 소비자 선택의 다양화 측면에선 필요하지만 민간업체가 수행하는 데 따르는 리스크를 보증할 수 없다는 이유다.

김갑성 연세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분양보증시장 여건이 많이 변화했는데 지금은 분양이 거의 100% 되는 상황에 인·허가만 받는 요식행위처럼 됐다”며 “따라서 경쟁체제가 도입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언했다. 다만 김 교수는 “공사가 분양자를 위한 보증사업을 하는 것과 달리 민간조합은 건설업체 리스크를 보증해줄 수 있는 업체가 필요하다. 틈새시장을 찾는 것도 방안”이라고 제시했다. 그는 “조합원인 건설업체와 보증을 제공하는 심사기관이 같다는 건 우려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건설업계가 분양보증시장에 참여하려는 이유 중 하나가 분양가 규제에 대한 불만이지만 실제로 분양가 규제를 약화시키는 효과는 없을 것이란 지적도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분양보증시장이 개방된다고 해도 정부가 분양가 규제 기능을 놓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분양가 인하 효과에 대해선 “수수료율이 반드시 내려간다고 단정하긴 어렵다”며 “민간업계의 암묵적 담합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강수지 기자 joy822@mt.co.kr
 

김노향·강수지
김노향·강수지 merry@mt.co.kr

안녕하세요. 머니S 산업2팀 김노향 기자입니다. 부동산·건설과 관련한 많은 제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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