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코로나 시대, 통계의 불편한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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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코로나 시대, 통계의 불편한 진실
은행권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소방수 역할을 자처했다. 시중은행은 지난달 18일부터 ‘2차 금융지원 프로그램 대출’을 시행하고 식당과 카페 등 집합제한·금지 업종 임차인에게 대출금리를 연 4.99%에서 3.99%로 인하했다.

이 조치로 최고금리가 적용된 대출자의 이자 부담은 최대 70만원가량 절감될 것으로 보인다. 저신용 고객이 2000만원을 대출받아 2년 동안 이자만 내고 이후 3년간 매월 원금 균등 분할상환을 하는 경우(총대출기간 5년) 총이자비용은 353만4227원에서 282만5966원으로 70만8261원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은행권은 정부의 금융지원 방침에 따라 오는 3월까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게 빌려준 950억원(총 8358건)의 대출 이자도 유예했다. 대출 이자율이 2.5%라고 가정하면 이자 상환을 유예한 기업의 대출 원금은 3조8000억원 규모다. 당장 수백억원의 이자를 받지 않지만 올해 중 자영업 가구의 5분의1 이상이 적자 상태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하지만 현실과 달리 정부가 발표한 기업의 신용위험평가 결과는 안정적이다. 금융감독원이 지난달 28일 발표한 ‘2020년 정기 신용위험평가’를 보면 3508개 기업 중 157개사(4.4%)가 부실징후기업으로 꼽혔다. 2019년 3307곳 가운데 210곳(6.3%)에서 부실징후가 포착된 것과 비교하면 양호한 기록이다.

코로나 금융지원에 총대를 멘 은행의 재무건전성도 긍정적이다. 지난해 3분기 국내은행의 BIS기준 총자본비율은 16.02%로 전 분기 말보다 1.46%포인트 올랐다. 자본이 증가하고 바젤Ⅲ 최종안 도입으로 위험가중자산이 큰 폭으로 감소한 영향이다. 수면 아래 있는 부실채권과 대출 연체율은 반영하지 않은 ‘코로나19 착시현상’이다.

문제는 올해부터 코로나19의 영향이 본격적으로 지표에 반영되는 점이다. 대출 연체율은 경기 후행지표인 만큼 코로나19 사태가 소강 국면에 접어들지 않으면 은행권에 부실이 쌓여 향후 한국 경제의 뇌관이 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시중은행 여신담당 임원들은 “금융지원을 줄이면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는 질타를 받고 늘리면 부실 책임이 돌아오는 딜레마에 빠졌다”며 “부실이 얼마나 되는지 파악할 수 있게 현실 수치를 공개해야 한다”고 불만을 쏟아낸다.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금융위기를 경험한 국내 은행권은 지난해 수조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하는 한편 수백억원의 충당금을 적립하며 코로나 위기에 대응하고 있다. 하지만 위기를 감추는 데 급급한 정부와 금융당국의 ‘깜깜이 통계’에 불안감은 점차 커지고 있다.

코로나 위기에 적절히 대응하려면 투명한 통계지표 공개는 필수적이다. 정부가 과거 외환위기와 금융위기 당시처럼 부실채권 규모 및 파급효과 등을 제때에 파악하지 않고 늑장 대응으로 사태를 키웠다는 비난을 받지 않으려면 현실을 인정해야 한다.
 

이남의
이남의 namy85@mt.co.kr  | twitter facebook

안녕하세요. 머니S 금융팀 이남의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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