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세대 실손, 갈아타면 손해입니다"… 보장 꼼꼼히 따져야

[머니S리포트- 또 오르는 실손보험료… 소비자만 봉?]② 병원 자주 가는 사람, 보험료 5배 인상 폭탄

 
 
기사공유
  • 카카오톡 공유
  • 카카오톡 공유
  • 네이버 블로그
  • 카카오스토리
  • 텔레그램 공유
  • url 공유
편집자주|저성장·저출산·고령화가 가속화하고 있는 가운데 손해보험시장도 더이상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 특히 손해보험사의 대표상품인 실손의료보험(이하 실손보험)은 매년 수조원대 적자가 쌓이는 구조가 고착되고 있다. 2012년 초까지만 해도 국내에서 실손보험을 판매하는 보험회사는 30개에 달했다. 하지만 실손보험 손해율이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되면서 지난해 상반기 기준 11개사가 판매를 중단한 상태다. 현재 실손보험은 전체 가입자 중 10~20%가 전체 보험금의 절반 이상을 타가는 등 일부 가입자의 과도한 보험금 청구로 선량한 가입자의 보험료 부담이 올라가는 왜곡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보험료와 손해율 상승의 주원인을 비급여 진료라고 판단한 금융당국은 비급여를 특약으로 분리하고 이와 연계한 보험료 차등제를 올해 7월 시행한다. 약 3800만명이 가입해 ‘제2의 건강보험’이라고도 불리는 실손보험은 또다시 중대 기로에 놓이게 됐다.
4세대 실손의료보험이 2021년 7월 출시를 앞둔 가운데 그 실효성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사진=이미지투데이
4세대 실손의료보험이 2021년 7월 출시를 앞둔 가운데 그 실효성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사진=이미지투데이

#2015년에 실손의료보험(실손보험)에 가입한 A씨는 얼마 전 보험사로부터 ‘착한 실비’(4세대 실손보험)로 갈아타라는 연락을 받았다. A씨가 가입한 상품과 보장 내용이 다르지 않은데 보험료는 더 저렴하다는 설명이었다. A씨는 보험설계사인 지인에게 갈아타는 것이 좋은지 물어봤지만 “절대 갈아타지 말라”는 답을 받았다.

A씨는 “설계사는 내가 가입한 보험이 100세까지 보장받을 수 있고 자기부담금도 10%로 낮아 착한 실비보다 보장 조건이 좋다고 하더라”며 “이런데도 보험사의 권유에 갈아탔다면 나만 손해를 볼 뻔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올해 7월 출시되는 4세대 실손보험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4세대 실손보험은 의료 이용량에 따라 보험료를 차등화하는 게 핵심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고령층과 중증질환자의 경우 보험료가 급등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보장 조건이 좋은 기존 실손보험을 무조건 유지해야 손해를 보지 않는다는 인식도 여전하다. 4세대 실손보험 실효성에 대한 의구심은 여느 때보다 크다.  



4세대 실손 핵심은 ‘차등제’



4세대 실손보험의 핵심은 보험료 차등제로 자동차보험과 유사한 것이다. 현재 자동차보험은 사고를 내면 보상처리에 따라 다음해 보험료가 할증된다.

몇 년간 무사고 시 보험료를 할인해주기도 한다. 4세대 실손보험에서도 병원 이용과 보험금 청구 횟수가 잦은 가입자의 보험료가 할증된다. 반면 1년 내내 보험금을 한번도 청구하지 않은 가입자는 보험료를 할인받을 수 있다. 실손보험 가입자별로 보험료에 차등을 둬 무분별한 의료쇼핑에 나서는 가입자의 행위를 차단하겠다는 의지다. 

보험료 차등제 방안은 할증 단계를 만들어 보험금 청구자와 무청구자에 적용하는 식이다. 이를테면 A보험사의 경우 실손보험금 무청구자 비중이 71.5%며 청구자가 28.5%였다. 

이때 구간을 9단계로 세분화할 경우 보험금 무청구자(71.5%)를 1단계로 두고 보험료를 5% 할인해준다. 2단계는 보험료가 동결되며 3~9단계까지는 가입자의 보험금 청구액 등을 고려해 보험료를 할증시키는 식이다. 9단계는 200% 보험료가 할증된다.  

5단계 방식의 경우 ▲1단계(보험금 무청구자) 보험료 5% 할인 ▲2단계 동결 ▲3단계 100% ▲4단계 200% ▲5단계 300%로 단계가 상승할수록 할증 폭이 커진다. 5단계에 해당되면 기존보다 보험료를 무려 4배나 더 내야 한다. 

30대 남성 가입자 B씨의 실손보험료(단독상품)는 1만~2만원 수준이라고 가정해보자. 만일 B씨가 4세대 실손보험으로 갈아탄 뒤 연간 보험금 청구 횟수가 0이라면 다음해 500~1000원의 보험료가 할인된다.

단 1단계 가입자의 경우 매년 연령 상승에 따라 보험료가 인상되기 때문에 실질적인 할인율은 5%보다는 낮게 책정될 가능성이 높다. 반면 B씨가 보험금을 청구한 후 5단계 할증구간에 속하게 되면 다음해 보험료가 4배인 4만~8만원으로 훌쩍 뛸 수 있다.



4세대 전환, 효과적일까?



그렇다면 실손보험을 특약 형태로 구성해 월 10만원 이상의 보험료를 내는 가입자의 경우 4세대 실손보험 단독 가입이 더 효과적일까.

실손보험이 특약 형태로 종합보험에 포함돼 있다면 2009년 10월 이전 판매한 ‘표준화 이전 실손’(구 실손)이며 그렇지 않다면 2009년 10월~2017년 3월 팔린 ‘표준화 실손’일 가능성이 높다. 

구 실손과 표준화 실손은 자기부담금이 없거나 도수치료와 주사치료 등 비급여치료 보장 폭이 최근 판매되는 실손보험보다 좋은 편이다. 아직 4세대 실손보험이 구체적으로 어떤 보장내용을 구성할지 결정되지 않았지만 보험료 차등제가 핵심 골자인 만큼 병원 이용이 많은 가입자라면 굳이 상품을 전환할 이유가 없다.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전체 실손보험 가입자 중 구 실손과 표준화 실손 가입자는 무려 92%에 달했다. 

반면 2017년 4월 이후 판매되기 시작한 ‘착한 실손’은 7%에 그쳤다. 최근 착한 실손은 10%대까지 비중이 상승했지만 여전히 구 실손과 표준화 실손 가입자수가 압도적이다.

구 실손과 표준화 실손 가입자 입장에서는 4세대 실손보험 가입 효과를 따지기 이전에 가입 전환을 시도할 동기 자체가 적다는 지적이다.  

정성희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보험료 차등제 도입 시 가입자의 대부분이 할인 대상이 될 것”이라며 “할증에 따른 의료접근성 저하 우려를 최소화하고 불필요한 의료이용 자제를 위해 일부 고액 청구자에 대해 높은 할증을 적용하는 것이 차등제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에 대해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착한 실손 등장 이후에도 구 실손과 표준화 실손 가입자 비중은 여전히 80~90%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가입자가 현재 상품에 만족하고 있고 굳이 상품을 전환할 만큼 착한 실손에 매력을 느끼지 못했다는 방증”이라며 “4세대 실손이 출시돼도 이 비중이 크게 줄어들 가능성은 적다. 특히 구 실손 가입자의 경우 중년층 비중이 높은데 이들은 앞으로 병원 이용률이 더 높아질 수밖에 없어 4세대 실손에 거부감을 느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민준
전민준 minjun84@mt.co.kr  | twitter facebook

안녕하세요 머니S 전민준 기자입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
  • 0%
  • 0%
  • 코스피 : 3224.95하락 29.4718:03 07/26
  • 코스닥 : 1047.63하락 7.8718:03 07/26
  • 원달러 : 1155.00상승 4.218:03 07/26
  • 두바이유 : 74.10상승 0.3118:03 07/26
  • 금 : 72.25상승 0.8218:03 07/26
  • [머니S포토] 홍남기 부총리 "조세, 효율적이고 합리적으로 활용에 노력하겠다"
  • [머니S포토] 청년당원 만난 최재형 "이념 치우친 정책수립…청년 일자리 문제"
  • [머니S포토] 홍남기 부총리 '2021 세법개정안' 브리핑
  • [머니S포토] 인사 나누는 대권 잠룡 정세균
  • [머니S포토] 홍남기 부총리 "조세, 효율적이고 합리적으로 활용에 노력하겠다"

커버스토리

정기구독신청 독자의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