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프 해역에서 이란 혁명수비대가 7200t의 에탄올을 실은 한국 유조선을 환경오염과 공해 문제로 나포했다. 사진은 이란에 의해 나포된 한국 유조선의 모습. /사진=로이터

한국 국적의 유조선이 걸프 해역(페르시아만)에서 이란 정예군인 혁명수비대에 나포됐다고 이란 매체들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성명을 통해 반복적인 환경오염과 공해 문제로 한국 유조선 TM-한국케미호를 나포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한국케미호의 선사인 DM십핑 측은 환경오염을 일으키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혁명수비대는 보도자료를 통해 "7200t의 에탄올을 실은 한국 유조선은 이란 남부의 항구도시 반다르 아바스에 억류돼 있으며 이란 사법부는 현재 이들에게 적용할 법적 절차를 마련했다"고 발표했다.

알자지라 카타르 국영 언론인은 혁명수비대의 한국 유조선 나포가 한국 시중 은행 계좌에 동결된 이란의 원유 수출 대금 때문일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란 정부는 지난해 7월 한국이 원유 수출 대금 70억달러(약 7조6041억원)를 주지 않고 있다며 한국을 국제사법재판소에 제소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해당 수출 대금은 미국의 이란 제재 때문에 한국 IBK기업은행과 우리은행에 개설된 이란 계좌에 묶여있다.

사이드 카팁자데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오전 한국 외교부의 고위 관계자가 원유 수출 대금 동결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이번 주 테헤란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2월에도 이란 중앙은행 총재는 "한국에 70억 달러가 묶여있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한국 정부가 미국의 제재에 구속되지 말고 이 자금을 돌려줘야 한다는 주장이다.

현재 미국의 대이란 제재로 인해 이란과의 달러 거래가 금지되자 지난 2010년부터 이란산 원유 수입 대금을 두개의 국내 계좌에 입금했다. 이란은 이 돈으로 한국 물품을 수입하는 방식으로 거래를 했는데 미국이 이란 제재를 강화하며 계좌는 완전 동결됐다.

정부는 4일 밤 이란에 억류 해체를 요청했으며 군 당국은 상황 접수 직후 청해부대를 즉각 호르무즈해협 인근 해역으로 출동시켰다.

이날 미국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란 정부는 국제사회가 제재 압력을 완화하도록 페르시아만에서 항해권과 자유를 위협하고 있다. 우리는 이란이 한국 유조선을 즉각 풀어줄 것을 요구한다"고 전했다.

선박에는 한국 선원 5명과 미얀마인 11명, 인도네시아인 2명, 베트남인 2명 등 20명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