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 뛰는 배우들… 온라인 공연이 답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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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공연건수는 5390건으로 2019년 공연건수(9547건)와 비교해 43%가량 줄었다. 사진은 최근 주말 저녁 한산한 대학로의 모습. /사진= 홍지현 기자
지난해 공연건수는 5390건으로 2019년 공연건수(9547건)와 비교해 43%가량 줄었다. 사진은 최근 주말 저녁 한산한 대학로의 모습. /사진= 홍지현 기자
지난해 1월20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국내에서 처음 발생한 후 1년이 지났다.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상이 된 지금 소상공인 못지 않게 어려움을 겪는 곳이 있다. 바로 공연계다. 밀폐된 공연장은 코로나19 감염 우려가 큰 만큼 관객들의 발길이 끊겼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면서 사용 가능한 좌석 수도 제한됐기 때문이다. 

최근 공연예술통합전산망(KOPIS) 종합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공연건수는 5390건이다. 이는 2019년(9574건)과 비교할 때 44% 줄어든 수치다. 공연장을 찾는 관객수도 크게 감소했다. 2019년 863만건을 기록했던 예매 건수는 지난해 421만건으로 절반 이상 줄었다. 자연히 매출도 쪼그라들었다. 지난해 매출은 1732억원으로 2405억원을 기록했던 2019년보다 28% 감소했다. 

공연계는 코로나19로 큰 타격을 받자 온라인 공연을 시도하며 돌파구를 찾고 있다. 온라인 공연은 많은 관객이 부담 없이 공연을 즐기는 장점이 있지만 영상기술의 차이, 생동감의 부족 등 한계도 지닌다. 



공연 회차 감소 "배우들, 무대 설 기회 더 줄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공연 회차가 줄고 매출에 타격을 입으면서 공연계가 어려움에 처했다. 사진은 대학로 연극 ‘한뼘사이’ 공연 시작 5분 전 빈 좌석이 많은 공연장의 모습. /사진=홍지현 기자
코로나19 영향으로 공연 회차가 줄고 매출에 타격을 입으면서 공연계가 어려움에 처했다. 사진은 대학로 연극 ‘한뼘사이’ 공연 시작 5분 전 빈 좌석이 많은 공연장의 모습. /사진=홍지현 기자
새해가 되면 상황이 나아지지 않을까 기대했지만 코로나19 확산세는 여전하다. 공연기획사는 직원 축소가 불가피한 상황이고 연극배우들은 생계를 위협받고 있다.

연극배우 이진호씨(남·29)는 "공연 회차가 현저히 줄어 공연만으로는 생계를 유지하기 힘들다"며 "주변 배우들만 해도 무대에 서지 못해 단순 노동, 단기 알바, 쿠팡 배달 등 전혀 다른 일을 하고 있다. 코로나19가 지속된다면 제 앞날도 보장할 수 없을 것 같다"고 토로했다.

이어 "무엇보다 배우를 힘들게 하는 건 관객들과 소통하는 사소한 즐거움이 사라졌다는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또 다른 연극배우 양민직씨(남·28)는 "마스크 착용과 거리두기로 인해 공연장 분위기가 다소 딱딱해졌다"며 "지금은 서로 조심하고 신경써야 하지만 예전처럼 소중한 일상이 돌아와 배우와 관객 모두 공연을 마음껏 즐기는 날이 오기를 바랄뿐"이라고 간절한 소망을 전했다.

공연장은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에 따라 좌석 두 칸 띄어앉기 규칙을 준수해야 한다. 하지만 이를 적용할 경우 좌석의 30%밖에 판매할 수 없다. 따라서 공연기획사 종사자들도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김민식 파릇엔터테인먼트 대표는 "정부 (방역)지침에 따라 좌석 거리두기로 회차당 최대 인원을 3분의1로 줄인 상태"라며 "매진됐다고 가정해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의 3분의1 이상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씁쓸해 했다.

그는 "오픈런(무기한) 공연은 장기간 공연장을 임대해야 하고 기획 직원들의 급여를 챙겨줘야 하므로 고정 지출이 늘 발생한다. 따라서 무조건 공연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오픈런 공연장에 대한 임대료 지원사업을 확대하고 배우들의 급여를 지원해주기만 해도 힘든 시기를 견딜 힘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배우 지망생들도 오디션 축소와 연기학원의 온라인 수업 등으로 고충을 겪고 있다.

서울에 위치한 연기학원 대표 A씨는 "배우 지망생들이 직접 활동해서 얻을 수 있는 기회가 예전보다 줄었다"며 "배우 지망생들이 영화사, 드라마제작사, 방송국을 방문해 프로필을 돌리며 자기를 소개해야 하는데 지금은 이것이 많이 조심스러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온라인 공연 증가 숏폼 콘텐츠 화제


공연계는 온라인 공연을 시도하며 돌파구를 찾고 있다. 사진은 웹 뮤지컬 ‘킬러파티’의 한 장면. /사진=EMK엔터테인먼트
공연계는 온라인 공연을 시도하며 돌파구를 찾고 있다. 사진은 웹 뮤지컬 ‘킬러파티’의 한 장면. /사진=EMK엔터테인먼트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공연계는 비대면 온라인 공연을 시도해 돌파구를 찾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해 전년 대비 7.5배 증가한 600여건의 공연을 온라인 생중계했다. 지난해 온라인 공연 생중계 누적 시청수는 1500만회에 달한다. 이는 전년 대비 1.5배 증가한 수치다.

온라인 공연이 늘어난 가운데 숏폼 콘텐츠로 접근한 EMK뮤지컬컴퍼니의 자가격리 웹 뮤지컬 '킬러파티'가 최근 화제를 모았다. 숏폼 콘텐츠란 10분 이내의 짧은 영상으로 모바일기기를 이용해 콘텐츠를 즐기는 대중들의 소비 형태를 반영한 트렌드다.

9개의 에피소드로 이뤄진 '킬러파티'는 한 에피소드를 제외하고 10분 안팎의 러닝타임을 갖는다. 자가격리 웹 뮤지컬답게 배우들이 각자의 공간에서 촬영한 영상을 하나의 영상으로 편집해 뮤지컬로 만들었다.

'킬러파티'를 시청한 블로그 운영자 B씨는 "위드 코로나 시대에 접어들면서 재택근무와 집콕의 답답함을 덜어보려 눈을 돌렸던 것이 온라인 공연이었다"며 "현장에서 보기 어려운 배우들의 생생한 표정을 볼 수 있었고 집에서 편안한 자세로 공연을 즐길 수 있어 무척 재밌게 감상했다"고 말했다. 이어 "배우들조차 비대면으로 촬영한 진정한 의미의 자발적 자가격리 온택트 공연이라고 인정한 점이 다른 공연과 비교해 관심을 갖게 된 이유"라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해 10월 유로 온라인 상영을 진행한 뮤지컬 '모차르트!'는 1만5000명의 국내 관객을 모으며 공연을 마쳤다. 총 9대의 풀HD 카메라로 촬영해 공연의 생생함을 전했으며 지난해 12월 앙코르 공연도 개최한 바 있다.



코로나19 이후 온라인 공연 전망은?



온라인 공연이 급증하면서 앞으로의 전망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사진은 서울 양천구 신남중학교에서 학생들이 뮤지컬 ‘환경마을’을 온라인으로 시청하는 모습. /사진=뉴스1
온라인 공연이 급증하면서 앞으로의 전망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사진은 서울 양천구 신남중학교에서 학생들이 뮤지컬 ‘환경마을’을 온라인으로 시청하는 모습. /사진=뉴스1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떠오른 온라인 공연의 전망에도 관심이 커졌다. 현재 온라인 공연은 네이버, 유튜브 등 대형 플랫폼을 통해 영상이 서비스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존에 공연을 즐기지 않았던 사람들의 관람 기회가 늘어났다는 점에서는 순기능이 있다고 짚었다. 하지만 온라인 공연인 만큼 한계도 뚜렷하다고 지적한다.

김태희 연세대 미래캠퍼스 인문예술학과 교수는 "기존에도 온라인 공연이 시도된 적이 있지만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그 수가 급속도로 늘었다"며 "지금의 온라인 공연은 '공연의 기록'으로는 유효할지 모르지만 대면 방식의 공연을 대체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온라인 공연 콘텐츠의 발전 가능성에 대해 "새로운 수요가 어떻게 작용할지가 관건"이라고 답했다.

그는 "서울에 위치한 극장과의 물리적 거리, 공연 관람비의 부담 등이 대면 관람에 장애로 작용하는 경우 온라인 공연을 선호할 수 있다. 이런 수요가 많다면 어떤 식으로든 온라인 공연 콘텐츠는 유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이 경우 단순한 기록용 영상 송출을 넘어서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며 "카메라의 앵글, 시선이 공연에 어떻게 작용할지, 관람의 생동감을 어떻게 대체할 수 있을지의 문제를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형 공연기획사와 중소형 공연기획사의 자본과 기술의 차이도 온라인 공연 제작의 한계라는 지적도 있다.

김민식 파릇엔터테인먼트 대표는 "자체적인 자본력으로 공연을 온라인화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며 "이 경우 온라인 공연을 제작하더도 형편없는 수준의 결과물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온라인 공연은 공급의 문제보다는 수요의 문제”라며 "대중에게 잘 알려진 배우들의 대형 온라인 공연을 볼 관객은 많겠지만 무명 배우들의 공연을 온라인으로 찾아본다는 건 정말 힘든 부분"이라고 우려했다.
 

홍지현
홍지현 ghdel59@mt.co.kr  | twitter facebook

안녕하십니까. 머니S 홍지현기자 입니다.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기위해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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