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거주 교민에 물었다 "소상공인 지원 얼마 받았나요?"

[코로나 1년] 한국 소상공인 지원금 적절한가… 일본·유럽·미국 등과 큰 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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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방역 조치로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의 시름이 깊은 가운데 정부가 최근 '버팀목자금' 지급을 실시했다. 사진은 서울시내 한 공실 상가. 사진은 기사내용과 관련 없음. /사진=이미지투데이
코로나19 방역 조치로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의 시름이 깊은 가운데 정부가 최근 '버팀목자금' 지급을 실시했다. 사진은 서울시내 한 공실 상가. 사진은 기사내용과 관련 없음. /사진=이미지투데이
“갈증나 죽겠는데 물 한잔 받은 것 같다.”

문구점을 운영하는 어느 자영업자의 첫마디다. 그는 최근 정부가 주는 지원금을 지급받았다. 일단 급한 불은 껐지만 더 버틸 여력이 없다고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자영업자들의 무덤이 된 지 오래다. 지원금을 받아도 그들이 느끼는 고통을 모두 치유하기엔 역부족이다.

해외는 어떨까. 독일은 월 고정비의 최대 90%까지 지급하고 미국은 장기 저리 융자를 통해 지원하고 있다. 조건이 맞으면 상환하지 않아도 된다. 국내에 코로나19가 상륙한지 1년째인 20일 머니S가 직접 해외 소상공인(한국교민)들의 목소리를 들어보고 국내에 어떤 지원정책이 필요한지 알아봤다. 



버팀목자금 지급에도 울상… '반갑지만 역부족'


소상공인연합회가 지난해 10월19일~11월5일 '코로나19 관련 소상공인 영향 실태조사'를 진행한 결과 2019년 대비 2020년 매출액이 감소했다고 대답한 소상공인이 70.8%였다. /자료=소상공인연합회
소상공인연합회가 지난해 10월19일~11월5일 '코로나19 관련 소상공인 영향 실태조사'를 진행한 결과 2019년 대비 2020년 매출액이 감소했다고 대답한 소상공인이 70.8%였다. /자료=소상공인연합회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조치로 피해를 본 영업장을 대상으로 100만~300만원을 지원하는 ‘버팀목자금’을 지난 11일부터 실시했다. 여기에는 총 4조1000억원 예산이 투입됐다.

서울 서대문구에서 헬스장을 운영하는 H씨는 “집합금지 조치로 장기간 문을 열지 못했지만 정부에서 300만원을 지원받아 그나마 숨통이 트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300만원이) 임대료도 안된다”며 “임대료는 둘째 치고 고정지출도 만만찮게 든다”고 설명했다. 

일반업종으로 분류돼 100만원을 지급받은 자영업자들은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서울 서대문구의 한 초등학교 근처에서 문구점을 운영하는 B씨는 “학교가 문을 닫다시피하면서 10개월 가까이 영업을 못하고 있는데 100만원은 턱없이 모자란 수준”이라고 토로했다.



'통 크게' 주는 선진국일본, 월 최대 1900만원 지원


긴급사태가 발령된 일본이나 봉쇄령이 내려진 유럽 등 세계 각국은 다양한 방식으로 어려움에 처한 소상공인을 돕고 있다. /사진=로이터
긴급사태가 발령된 일본이나 봉쇄령이 내려진 유럽 등 세계 각국은 다양한 방식으로 어려움에 처한 소상공인을 돕고 있다. /사진=로이터
한국보다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한 세계 각국은 어떤 지원책으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을 도울까.

현재 도쿄를 포함한 수도권 4개 지역에 긴급사태를 선포한 일본은 영업시간을 단축해 운영하는 음식점 등에 한달간 협조금을 지원한다. 지원금은 하루에 6만엔(약 63만원)씩, 한달 동안 최대 180만엔(약 1900만원)이다. 

신주쿠에서 호프집을 운영하는 교민 L씨는 일본의 지원금 지급에 대해 “어떻게 이렇게 많이 주나 신기할 정도”라며 “많은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직원 4명에 급여 지급과 가게세를 내고도 100만엔(약 1062만원) 정도 남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일본은 단축영업하는 음식점과 직·간접적으로 거래하거나 외출 자제 영향을 받는 업체들에 한해서도 중소기업 40만엔(약 420만원), 개인사업자 20만엔(약 210만원)을 일시 지급한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매출이 절반 이하로 감소해야 하는 조건이 따른다.

유럽은 대체적으로 전년도 매출과 비교해 피해를 입었다는 점을 증명하면 현금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최근 영국 재무부는 연이은 봉쇄 조치로 타격을 입은 영업장에 대해 각각 1회성 현금 보조금으로 최대 9000파운드(약 1300만원)를 지원하기로 했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에 적극적 재정 지원 정책을 펼치는 나라로 꼽히는 독일은 전년도 매출과 비교해 피해를 입었다는 점을 증명하면 ‘노벰버 힐페’와 ‘데쳄버 힐페’ 제도를 통해 매출액의 75%를 현금 보상하며 월 고정비를 최대 90%까지 지급한다. 이 제도는 앞으로도 수개월동안 이어질 예정이다. 

프랑크푸르트에서 식당을 운영 중인 교민 Y씨는 “최근 지원비로 9000유로(약 1199만원)를 즉시 지급받았다”며 “수차례 봉쇄령이 내려져 영업에 큰 지장을 받았지만 고정비를 보전해줘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국은 급여보호프로그램(PPP)과 경제적피해재난대출(EIDL)을 통해 소상공인을 지원한다. 모두 저금리 대출 형태이지만 PPP의 경우 임대료와 인건비 등 고정비를 지원하는 정책으로 대출 취지에 부합하면 대출금 전액을 탕감받을 수 있다. EIDL은 전년도 연매출에 따른 저금리 장기대출이다. 

미국 뉴욕에 위치한 어느 가게가 코로나19로 문을 닫았다. /사진=로이터
미국 뉴욕에 위치한 어느 가게가 코로나19로 문을 닫았다. /사진=로이터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거주하며 식당을 운영하는 교민 C씨는 미 정부에서 지원하는 지원금을 “트럼프 용돈”이라고 표현하며 “3개월치 종업원 월급과 임대료를 무료로 지원받았다”고 설명했다.

플로리다주에서 자영업을 하는 교민 A씨는 “PPP와 EIDL 등을 통해 한화 기준 2억원 정도의 지원금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새로 바뀐 정권이 더 지원금을 풀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새로 출범한 조 바이든 정부는 최근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지원에 약 33조1050억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경기회복 아닌 경제활동 유지에 초첨 맞춰야”


외국 사례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우리나라보다 세금 규모가 크기 때문에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지만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조성훈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선진국의 지원금액이 우리의 최대 10배 규모인 점을 고려하면 (우리나라) 재정당국이 지나치게 보수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방역단계에 따른 정책대상이 비교적 명확하다는 점에서 이들에 대한 지원을 집중한다면 일괄적으로 300만원이 아니라 3000만원도 충분히 가능한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목표는 경기회복이 아니라 경제활동 유지, 즉 폐업 방지”라며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촉구했다. 

지원할 때 핵심인 재원마련에 대해서는 “역보험의 성격으로 생각하면 된다”고 짚었다. 조 교수는 “우선 피해자들에게 보상하고 보상금 충당은 코로나19 이후 정상적인 경제활동을 하는 경제주체들에게 앞으로 2~3년 동안 한시적으로 소득세·법인세를 통해 충당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지홍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선별적으로 피해계층을 더 두텁게 지원해야 한다”며 “선별기준과 내용은 고정비용인 임대료와 공과금 등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박혜원
박혜원 sunone@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S 정치팀 박혜원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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