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의 전기차, 해결책 없나… 배터리 문제 두고 '깜깜이'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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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보레 볼트EV가 샌디에고 태양 전지판 충전소에서 배터리를 충전하고 있다./사진=로이터
쉐보레 볼트EV가 샌디에고 태양 전지판 충전소에서 배터리를 충전하고 있다./사진=로이터
현대자동차 코나 일렉트릭(코나EV)과 쉐보레 볼트EV 구매자가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코나EV는 국토교통부(국토부)가 잇단 화재 사건을 조사한 지 3년째임에도 그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다. 미국에서 화재사고로 논란이 된 볼트EV는 미국에서 조사를 진행 중이지만 배터리 문제로 의심하고 있을 뿐이다. 지난해 10월 코나EV 모델에 대한 국토부의 리콜이 결정되면서 배터리 셀 내부의 문제일 것이라는 추정이 잇따랐다. 이후 볼트EV도 배터리 관련 리콜을 발표했다. 이에 두 차종의 배터리 제조사인 LG에너지솔루션이 정면으로 반박한 가운데 화재 원인은 미궁으로 빠졌다. 원인을 못 밝히는 것인지 아니면 현재 기술로는 파악할 수 없는 것일까.


화제의 전기차, 왜 ‘화재’의 아이콘 됐나
피해자는 있는데 가해자는 없다?


인기 전기자동차의 글로벌 리콜을 둘러싼 의혹이 점점 커지고 있다. 배터리 부위에서 화재가 잇따랐음에도 그 원인과 책임을 두고 당사자인 자동차 제조사와 배터리 제조사의 공방이 이어지면서 애꿎은 전기차 운전자의 불안만 커지는 상황이다.

지난해 가을 현대자동차 코나 일렉트릭(EV)과 쉐보레 볼트EV는 나란히 수만대에 달하는 대규모 리콜을 실시했다. 배터리 상태를 꾸준히 모니터링하며 이상 여부를 살피고 충전량을 줄이는 등 ‘배터리 상태’를 관리하는 조치다. 두 차종에 탑재된 배터리를 만든 회사는 공교롭게도 LG에너지솔루션(당시 LG화학)이다.

◆리튬이온 배터리, 안전하지만 위험하다?

코나EV의 화재 사고를 놓고 국토교통부(국토부)의 조사는 2019년 9월26일 시작돼 해를 두 번이나 넘겼다. 자동차 제조사인 현대차는 물론 배터리 제조사인 LG에너지솔루션까지 화재 원인 파악에 나섰지만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마저도 코나EV 제작 결함 조사에서 정확한 원인 파악에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고 있어 사실상 ‘피해자는 있고 가해자는 없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볼트EV도 미국에서 조사가 진행 중이지만 여전히 밝혀진 것은 없다.

코나EV는 현대차의 친환경차 제품 중 가장 많이 팔린 자동차다. 현대차 연간 판매량 추이에 따르면 코나EV는 2018년 4월 출시 이후 지난해까지 국내 3만2846대와 해외 9만590대 등 누적 판매량만 12만3436대에 달한다.

하지만 연이은 배터리 화재 사고는 잘 나가던 코나EV의 발목을 잡았다.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를 포함해 해외 완성차업체가 만든 전기차에서도 불이 난 사고는 다수 있었지만 유독 코나EV에서 화재 사고가 잇따랐다.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발생한 코나EV 화재 사고는 16건에 이른다.

결국 국토부는 지난해 10월8일 국내에서 코나EV 2만5564대를 현대차가 자발적으로 리콜한다고 발표했다. 현대차는 국내에만 그치지 않고 ▲북미 1만1000여대 ▲유럽 3만7000여대 ▲중국 등 기타 지역 3000여대까지 포함해 총 7만7000여대 리콜을 공식화했다. 코나EV 리콜 규모는 현대차 전체 전기차 판매 대수의 62.3%를 차지한다.

당시 국토부는 리콜 원인으로 ‘배터리 셀 제조 불량’을 지목했다. 자동차안전연구원 조사 결과 배터리 셀 내 양(+)극판과 음(-)극판 사이에 있는 분리막이 손상돼 화재 원인 가능성이 확인됐다’는 것이다. 배터리 셀을 모아서 배터리 팩을 만들고 이를 전기차에 탑재한다. 당시 LG화학은 “셀 문제로 단정 지을 수 없다”는 입장을 공식화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배충식 카이스트 공과대학장은 “현재 전기차에 쓰이는 리튬이온 배터리는 태생적으로 화재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모바일기기·랩톱(노트북)·자동차 등 리튬이온 배터리는 압력이나 온도가 올라가면 화재 발생 가능성이 존재하는 점이 근본적 한계”라고 위험성을 설명했다.

코나EV 화재 사고 이력./그래픽=김민준 기자
코나EV 화재 사고 이력./그래픽=김민준 기자

발등에 불 떨어진 LG에너지솔루션

코나EV와 볼트EV 화재의 공통점은 ▲충전 중이거나 완전히 충전(100%)됐을 때도 불이 났다는 점 ▲화재가 시작된 지점이 ‘배터리 부근’이라는 점 등을 꼽을 수 있다. 물론 해당 배터리를 LG에너지솔루션이 만들었다는 점도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의 전기차용 배터리가 탑재된 차종이 두 차종뿐인 것은 아닌 만큼 공교롭게 겹친 부분이 많다고 하더라도 정확한 파악은 정부 조사를 기다릴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 잇따른다.

배터리 공급사 LG에너지솔루션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국토부 리콜 발표에 LG에너지솔루션 측은 “화재의 정확한 원인이 규명되지 않은 상태”라며 “현대차와 공동으로 실시한 재연 실험에서도 화재로 이어지지 않아 분리막 손상으로 인한 배터리 셀 불량이 원인이라고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재연 실험은 특정된 상황을 똑같이 만들어 결함 원인을 확인하는 방법이다. 이 실험에서 문제가 된 자동차 결함 원인이 대부분 밝혀진다. LG에너지솔루션이 재연 실험에서 배터리 셀 결함을 전제로 진행했음에도 불이 나지 않아 정확한 원인을 특정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코나EV 외에도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를 탑재한 것으로 알려진 쉐보레 볼트EV의 화재 사고에 제너럴모터스(GM)가 리콜을 결정하면서 배터리 문제라는 의심은 더 커졌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GM은 쉐보레 볼트EV 6만8677대에 대해 리콜 결정을 내렸다. GM은 볼트EV에 장착된 배터리가 완전히 충전되거나 충전량이 100%에 가까울 때 화재 위험이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화재 가능성을 방지하고자 충전량을 90%로 제한하는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하는 리콜을 실시했다.

이런 상황이 LG에너지솔루션을 코너로 몰아간다는 견해도 나온다. 국토부 관계자는 “리콜 원인 조사는 자동차안전연구원이 담당하고 있다”면서도 “해외에서도 배터리 문제로 리콜이 결정 난 만큼 국내 화재 원인 조사에서 해당 사례를 참고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인기 전기자동차의 글로벌 리콜을 둘러싼 의혹이 점점 커지고 있다. 배터리 부위에서 화재가 잇따랐음에도 그 원인과 책임을 두고 당사자인 자동차 제조사와 배터리 제조사의 공방이 이어지면서 애꿎은 전기차 운전자의 불안만 커지는 상황이다. 대구에서 발생한 코나EV 화재 현장./사진=로이터
인기 전기자동차의 글로벌 리콜을 둘러싼 의혹이 점점 커지고 있다. 배터리 부위에서 화재가 잇따랐음에도 그 원인과 책임을 두고 당사자인 자동차 제조사와 배터리 제조사의 공방이 이어지면서 애꿎은 전기차 운전자의 불안만 커지는 상황이다. 대구에서 발생한 코나EV 화재 현장./사진=로이터
리콜은 했지만 원인 조사는 어렵다

코나EV와 볼트EV는 현재 리콜을 진행 중이다. 하지만 화재 사고라는 결과에도 배터리 셀 자체 문제인지 배터리 관리 시스템 때문인지 조립 결함인지 정확한 원인 규명은 미뤄지고 있다.

특히 코나EV의 경우 화재 사고가 발생한 지 3년이 지났음에도 국토부·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3곳 모두 “아직 조사 중인 상태로 조사 경과나 내용 등은 말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배터리 어느 부분에서 발화가 되고 어디가 문제인지 조사 결과가 나와야 한다”고 했다. 현대차 관계자도 “아무것도 밝혀진 게 없다. 아직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며 말을 아꼈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조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고만 했다.

볼트EV의 리콜을 결정한 GM도 마찬가지인 상황이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배터리 문제로 인지하고 있다”며 “배터리 용량을 한정적으로 쓸 수 있도록 임시 조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화재 현상을 보면 주차된 차의 배터리가 완전히 충전됐거나 완충에 가까웠을 때 발생했다”며 “이에 잠재적으로 문제가 있을 것으로 파악한 상황이나 아직 명확하게 파악하지는 못했다”고 덧붙였다.

리콜 이후 경과 상황이 공유되지 않고 있는 점은 의심스럽다. 원인 미상으로 사건이 유야무야 끝날 수 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일부 전문가들은 화재 원인과 책임 소재를 밝혀내기 힘들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익명의 한 화학과 교수는 “이번 화재 사고 원인을 규명하는 게 더 힘들다”며 “배터리 셀을 잘못 만들었을 경우 또는 배터리 관리 시스템 상 과부하로 배터리에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두 경우 모두 현대차가 화재 가능성으로 꼽은 배터리 분리막 손상이 가능해 책임 소재를 구분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이어 “사실 누구의 잘못이라고 꼽을 수도 없다”며 “화재 사고 이후 배터리는 손상된 상태여서 누가 더 잘못했다고 단정 짓기는 어렵다”고도 했다.

[소비자 인터뷰] 
“화재 언제 날지 모르는데 아이들 태우겠나”
소비자는 화재 사고에도 원인 규명이 늦어지고 있다는 점에 분노했다. 코나EV 오너 나민규씨(39·서울)는 “2018년 10월에 차를 인수했다”며 “조용하고 엔진 관련 진동도 없다는 점을 고려해 아이들과 함께 타기 위해 구매했다”고 했다. 그는 “하지만 이제는 아이를 태우지 못한다. 화재 사고가 언제 발생할지 모르는 상태에서 어떻게 아이들과 함께 차를 탈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코나EV 오너의 불만은 안전 외에 재산가치를 침해당했다는 지점에까지 이른다. 나씨는 “중고차로 내놔도 판매되지 않아 현재 어쩔 수 없이 차를 타고 있다”면서 “배터리 관련 리콜만 두 차례 받았다. 리콜 당일 수리하는 분에게 무엇이 문제인지 자세히 물어봐도 형식적인 답변만 돌아왔다”고 한숨을 지었다.

나씨는 “당초 제조사 측이 발표한 충전시간·충전량·주행거리를 믿고 코나EV를 구입했는데 리콜 이후 불편함이 더 커졌다”고 실망감을 털어놨다. 그는 코나EV 리콜을 빗대어 “지금 살고 있는 집에 안전문제가 있어 보강공사를 한 뒤 집이 좁아지고 구조가 달라졌다면 불만이 없겠는가”라고 되물었다. 그러면서도 “하루빨리 문제가 해결돼 안심하고 전기차를 탈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덧붙였다.



신개념 전기차는 안전할까 
전기차 전용 플랫폼 ‘기대 속 우려’… 차세대 배터리에 관심 증가


올해 ‘전기차 원년’을 맞이하는 자동차업계에서는 지난해 테슬라 사고가 전기차 안전에 대한 경종을 울렸다고 평한다. /사진=로이터
올해 ‘전기차 원년’을 맞이하는 자동차업계에서는 지난해 테슬라 사고가 전기차 안전에 대한 경종을 울렸다고 평한다. /사진=로이터
# 지난해 12월 초 테슬라 ‘모델X’ 전기차가 서울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이유로 벽에 충돌하며 불이 났다. 사고 여파로 조수석에 탄 차주가 사망했다. 충돌 후 차의 전원이 차단되면서 잠긴 문이 열리지 않아 구조가 늦어진 점이 사망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올해 ‘전기차 원년’을 맞이하는 자동차업계에서는 이번 테슬라 사고가 전기차 안전에 대한 경종을 울렸다고 평한다. 그동안 전기차 관련 사고가 끊이지 않았음에도 충전 중이거나 주차 중일 때 화재가 난 반면 인명 피해는 사실상 전무했다. 그렇기 때문에 전기차의 ‘상징’으로 여겨진 테슬라의 인명 사고는 그만큼 충격적이었다.

업계 전문가들은 최근 잇따른 전기차 사고를 두고 겪어야 할 성장통으로 보며 앞으로 제기될 문제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전기차 안전 전문가 이후경 이비올 대표는 “지금까지 전기차는 달리다가 서지 않을까 걱정했다면 지금은 불나는 게 아닌가 걱정한다”며 “전기차 관련 모든 문제가 100% 검증됐다고 볼 수 없기에 새로운 차가 나올수록 문제가 더 커질 수 있는 만큼 제조사·소비자·정부가 함께 미래를 대비해야 한다”고 했다.
올해 새롭게 모습을 드러내는 전기차에는 전기차 전용 설계가 적용돼 많은 관심이 쏠린다. /사진제공=현대자동차그룹
올해 새롭게 모습을 드러내는 전기차에는 전기차 전용 설계가 적용돼 많은 관심이 쏠린다. /사진제공=현대자동차그룹

◆새로운 전기차, 새로운 문제?

올해 새롭게 모습을 드러내는 전기차에도 많은 관심이 쏠린다. 전기차만을 위한 전용 설계가 적용된 차의 출시가 예고돼서다. 기존엔 내연기관차의 설계를 변경해 뼈대는 유지한 채 엔진과 변속기 등 동력원을 전기모터와 배터리로 채웠다면 올해 출시될 새로운 전기차는 이 같은 기존의 틀을 완전히 깬 형태여서 주목받고 있다.

이목은 전기차 전용 플랫폼으로 모아진다. 최근 현대차그룹이 공개한 ‘E-GMP’와 폭스바겐의 ‘MEB’가 대표적이다. ▲제너럴모터스(GM) ‘BEV3’ ▲PSA그룹 ‘eVMP’ ▲메르세데스-벤츠 ‘EVA2’ ▲토요타 ‘E-TNGA’ 등도 주요 전용 플랫폼으로 꼽힌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의 특징은 무겁고 부피가 큰 배터리를 차체 바닥에 프레임과 함께 배치하고 엔진과 변속기 등 부피가 큰 부품이 차지하던 곳을 실내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차체의 앞뒤 공간 사용이 줄면서 앞바퀴와 뒷바퀴 사이 거리를 늘릴 수 있고 이를 통해 실내공간은 한층 더 넉넉해진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전용 플랫폼 적용에 따른 새로운 문제 발생 가능성을 우려했다. 주로 충격에 약한 리튬이온 배터리가 바닥에 깔리는 점과 휠베이스가 길어진 점 등에 따른 대비책도 꼼꼼히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호근 대덕대 교수는 “전용 플랫폼을 통한 설계에서는 고용량 배터리를 차 하부에 배치하게 되는데 소비자 스스로도 하부 충격에 대한 대비가 중요하다”며 “바퀴 사이 간격이 길어지면서 그만큼 차의 뒤틀림 강성 등 차의 특성이 예전과 완전히 달라지는 점도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5분 충전에 100km 주행이 가능한 전기차가 등장하는 것은 배터리의 에너지 집적도가 높아졌음을 뜻하기에 배터리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해진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새로 출시되는 전기차는 기존의 두배 이상인 800V 급속 충전이 가능하다. 5분 충전으로 100㎞, 20분 충전으로 300㎞, 완전히 충전했을 경우 최대 500㎞이상 주행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차세대 배터리로는 기존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를 높인 것 외에도 소재나 구조 자체를 바꾼 전고체 배터리와 리튬황 배터리 등이 주목받고 있으며 새로운 충전방식도 관심을 모은다. 사진은 폭스바겐 전기차 충전 로봇. /사진제공=폭스바겐
차세대 배터리로는 기존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를 높인 것 외에도 소재나 구조 자체를 바꾼 전고체 배터리와 리튬황 배터리 등이 주목받고 있으며 새로운 충전방식도 관심을 모은다. 사진은 폭스바겐 전기차 충전 로봇. /사진제공=폭스바겐

차세대 배터리가 답일까

자동차업계에서는 현재 리튬이온을 당장 대체할 수준의 배터리는 없다고 본다. 충격과 수분에 취약한 특성에도 크기 대비 에너지 밀도가 높고 다양한 형태로 배터리팩 가공이 가능한 데다 무게가 가벼운 특성은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 

중국 전기버스 등에 주로 탑재되는 리튬인산철 배터리는 비교적 화재 위험성이 덜하지만 무게가 많이 나가는 단점이 있다. 전기차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기 위해선 배터리 무게를 줄이는 게 가장 쉬운 방법이다.

차세대 배터리로는 기존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를 높인 것 외에도 소재나 구조 자체를 바꾼 전고체 배터리와 리튬황 배터리 등이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광모 LG 회장, 최태원 SK 회장과 연속 회동을 거듭하며 화두가 된 차세대 배터리다.

특히 전고체 배터리는 리튬이온 배터리와 비교해 에너지 밀도가 높고 폭발이나 화재의 위험성이 적은 데다 5분 충전으로 500㎞ 이상 주행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현대차 외에도 일본의 토요타는 미래 운송수단의 핵심 요소로 이 배터리를 주목하고 있다. 현대차는 2030년, 토요타는 이르면 2024년쯤 양산형을 선보일 계획이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배터리 사고가 언제 어떻게 발생할지 모르는 만큼 주의를 당부했다. 이 대표는 “정부에서도 조사한다지만 명확하게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며 “전기차 안전 문제 관련해서는 재발 방지를 위해 습득해야 하는 데이터가 앞으로 더 쌓여야 한다. 이전보다 높은 고전압 배터리가 들어가는데 결코 안심해선 안 된다”며 사고는 확률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에 자동차 안전 관련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는 그동안의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다양한 준비를 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올해부터는 처음으로 순수전기차를 대상으로 충돌 테스트를 진행할 수도 있다”며 “내연기관차든 전기차든 사고가 났을 때 문제가 생기면 안 된다. 안전도 평가를 통해 어떤 문제가 생길 수 있는지 살펴보고 부족한 점을 보완토록 하는 게 평가의 목표”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자동차 안전평가는 세계적으로도 깐깐하다고 자부한다. 앞으로 친환경차 분야에서도 한국이 여러 평가기준을 선도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교수는 환경을 위해 친환경차 이용이 중요하지만 안전한 전기차가 우선이라고 강조한다. /사진제공=이호근 교수
이호근 대덕대학교 교수는 환경을 위해 친환경차 이용이 중요하지만 안전한 전기차가 우선이라고 강조한다. /사진제공=이호근 교수
[미니인터뷰] “소비자는 안전한 전기차를 원한다”
-이호근 대덕대 교수, 소비자주권회의 자동차소비자위원회 위원장 

Q. 전기차 화재는 내연기관차 화재와 어떻게 다른가
A. 내연기관차는 열원과 가연성 물질이 공급돼야 한다. 주로 연료가 공급되면서 뜨거운 엔진 쪽에서 불이 난다. 전기차 배터리는 수분에 민감한 리튬이온을 쓰다 보니 공기 중에 노출되면 수분에 반응하며 열이 나고 물과 직접 접촉하면 폭발할 수 있다. 사고나 충격에 의해 화재로 이어지는 것도 이런 이유다. 배터리가 하부에 장착돼있다 보니 차 이곳저곳에서 불이 난다. 게다가 웬만한 소화기로도 불을 끄기가 어렵다. 일반 내연기관차는 5분 정도면 충분히 끌 수 있는데 전기차는 꽤 오랜 시간이 지나야 불이 꺼진다는 특성이 있다. 업체는 이런 상황을 대비해서 소비자에게 어떻게 대피해야 하는지, 전원이 차단됐을 때 기계적으로 문을 열고 탈출할 수 있는지 방법을 안내하고 사용자는 방법을 숙지해야 한다. 불이 났다면 탈출하는 게 먼저다. 다행스러운 것은 주행 중엔 배터리에서 화재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배터리 충전량을 85%쯤으로 맞추는 것도 요령이다.

Q. 전기차 화재가 더 관심을 끈 배경은
A. 내연기관차 대비 비율이 2%대인데 화재가 제법 많이 특정 차종에 몰려서 발생했다. 특히 운전자 잘못이 개입하지 않는 ‘충전 중’에 불이 났다는 점이 특징이다. 세종시 사고의 경우 16대 화재로 이어지면서 10억원 가까이 재산피해가 났다. 그래서 전기차 화재가 더 관심을 끌게 됐다고 볼 수 있겠다.

Q. 제조사는 그동안 안전 개선을 위해 노력했다고 보나
A. 각종 안전규정에 있는 충돌 테스트를 통과했을 것이다. 그렇다 해도 실제 발생하는 다양한 상황에 대한 데이터가 부족하다. 전기차는 이제 출시하는 단계로 볼 수 있어서 그런 부분까지 고려하지 못했다. 지금까지는 내연기관차 차체에 전기모터와 배터리를 얹은 형태였지만 이제는 전용 플랫폼으로 차를 선보이기 때문에 안전도 더 신경 쓸 수밖에 없다.

Q. 새로운 전기차가 등장한다. 새로운 문제점도 있지 않나.
전용 프레임에선 차체 하부에 배터리가 깔린다. 테슬라 사고에서도 볼 수 있듯 충돌 부위와 관계없이 배터리에서 화재가 날 수 있다는 점도 고려가 필요하다.

Q. 지금 전기차 사도 되나
올해가 전기차의 원년이다. 다양한 차종이 나올 것이고 전기차 보조금은 사라질 것이기 때문에 친환경차 구매는 지금이 적기다.

Q. 마지막으로 한마디
앞으로 전기차 충전 요금은 계속 오를 것이다. 그런데 전기차가 요금을 절약하고 연료비가 적게 든다고 살 게 아니다. 우리 환경은 우리 후손 것을 빌려다 쓰는 것이다. 캐나다에선 환경이 인권에 우선한다고 얘기할 정도다. 환경에 기여하고 보조하는 입장에서 우리 자녀들에게 깨끗한 공기와 환경을 물려준다는 사명감을 갖고 친환경차 이용을 적극 권장하고 싶다.

박찬규 기자 star@mt.co.kr 
지용준 기자 jyjun@mt.co.kr
 

박찬규 , 지용준
박찬규 , 지용준 star@mt.co.kr  | twitter facebook

바퀴, 날개달린 모든 것을 취재하는 생활사회부 모빌리티팀 박찬규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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