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리포트] "우리가 세계 최강국"… 중국의 이유있는 자신감

패권국 놓고 미·중 갈등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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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중국에서 열린 월드인터넷컨퍼런스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축사를 전달하고 있다./사진=로이터
지난해 11월 중국에서 열린 월드인터넷컨퍼런스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축사를 전달하고 있다./사진=로이터
"코로나19(COVID-19) 확산으로 세계가 위기에 처해있지만 시간과 형세는 우리 편이다. 우리는 우리의 신념과 회복력, 자신감과 결단력을 보여줘야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이달 초 베이징에서 개최된 고위 관료들과의 회의에서 이같이 말했다. 당일 회의에는 최고 지도부를 구성하는 정치국 상무위원들과 왕치산 국가 부주석 등이 참석했다. 이번 발언은 올해 공산당 창당 100주년 기념일을 6개월 앞두고 나온 것으로 더 주목된다.



중국의 자신감 "우리가 최강국"


중국 고위관료들은 최근 부쩍 중국 발전에 대한 자신감과 낙관적 시각을 읽을 수 있는 대담한 발언들을 쏟아내고 있다.

최근 중국의 금융감독 부문 수장인 궈수칭(郭樹淸) 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 주석(장관급)이 공개 석상에서 자국이 과거 중국의 왕조들처럼 장차 세계 최강국 지위를 다시 차지할 것이라는 취지의 주장을 폈다.

궈 주석은 "현재 세계는 백 년에 한 번 찾아올까 말까 한 대변혁을 겪고 있다"며 "아시아가 수백 년 전 차지했던 선도적 지위로 돌아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천이신(陳一新) 중앙정법위원회 비서장도 지난 15일 회의에서 "동양이 떠오르고 서양이 내려오는 것은 추세"라면서 "국제적인 구도의 발전형세가 중국에 유리하다"고 말한 바 있다.

외교 소식통은 "중국 엘리트 계층은 중국이 과거 세계의 중심이라는 중화(中華)사상을 가지고 있고 최근 경제가 활력을 띠면서 내재됐던 중화사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며 "중국의 국력이 커지게 되면 중화사상을 바탕으로 한 민족주의가 더 커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의 이같은 태도의 변화는 한중관계에도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며 "미중 사이에서 한국의 입장이 곤란해 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래프=김영찬 기자
그래프=김영찬 기자



2028년엔 GDP 역전?


중국이 코로나19를 극복하고 경제정상화에 성공하면서 세계 1위 경제대국 미국과의 격차가 크게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중국이 나홀로 호황을 보이면서 일부 연구소와 투자기관은 오는 2028년 중국이 미국의 GDP(국내 총생산) 총량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미중의 갈등이 여전한 가운데 중국과 어떤 관계를 유지해야할 지 주변국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는 의미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2020년 국내총생산(GDP)이 전년에 비해 2.3% 증가한 101조5986억위안(약 1경7272조원)을 기록했다고 지난 18일 밝혔다. 중국 GDP가 100조위안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위먀오제 베이징대 교수는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경제가 2% 성장한 반면 미국 경제는 -3.6%로 가정하면 중국 경제 규모가 미국의 70~71%에 이른다"면서 "현재와 같은 추세라면 2028년 중국 경제가 미국을 추월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2008년 금융위기 전까지만해도 중국 GDP는 미국의 31% 수준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중국과 미국의 격차가 좁혀지고 있다. 특히 중국 수출이 전체 글로벌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과거 5년 평균인 11.9%에서 2020년 14.2%로 높아졌다.

미국 브루킹스연구소의 호미 카라스 연구원은 현 추세라면 2028년이면 중국 GDP가 미국 GDP를 추월할 것으로 내다봤다. 일본 노무라증권도 2028년이 미중 GDP 역전이 이뤄지는 해로 전망했다.

영국 경제경영연구소(CEBR)는 지난달 '세계 경제 순위표' 보고서에서 중국이 2028년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 경제 대국에 오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당초 CEBR는 중국이 경제적으로 미국을 앞서는 시기를 2033년으로 예상했으나 코로나19 변수를 고려해 5년 앞당겼다. 중국의 연평균 경제성장률이 미국보다 4%포인트 앞서는 상황이 유지되면서 2028년 미국을 앞설 것이란 관측이다.
[베이징리포트] "우리가 세계 최강국"… 중국의 이유있는 자신감

그래프=김영찬 기자
그래프=김영찬 기자

미중이 모두 전략적 파트너인 우리로서는 양국을 사이에 두고 어떤 선택을 할지 고민스러운 상황이 됐다.

중국은 미국의 고립전략에 맞서 한국·일본·호주 등 미국의 동맹국들이 다수 포함된 RCEP(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 서명, 중국과 유럽연합(EU) 간 투자협정 합의를 통해 돌파구 찾기에 나섰다.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에 대해 어떤 전략을 펼칠지는 아직 미지수다. 하지만 미중 관계가 극적인 변화를 보일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자칭궈(賈慶國) 베이징대 교수는 "미중간 경제격차가 줄어들고 있다"며 "중국 경제규모가 미국을 넘어선다면 정치적, 군사적 영향력도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자 교수는 "향후 글로벌판도는 미중간 또는 중국과 다른 주요국가간의 상호작용에 달렸다"며 "상호작용이 원활하지 않으면 더 경쟁적 국면이 조성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중국, 올해 '폭발적 독주' 이어간다


많은 전문가들은 중국의 이같은 경제 성장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영국 경제 분석기관인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 베이징본부의 이코노미스트 웨쑤는 한 매체에 "비록 중국 북부지방의 코로나19 확산이 일시적인 변동을 유발할 수는 있겠지만 이러한 흐름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중신증권은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이 전고후저(前高后低) 추이를 보이겠지면 약 9%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봤다. 이는 고정 자산투자, 부동산투자, 인프라투자가 모도 호조를 보이고 제조업 투자도 두자릿수 증가가 이뤄질 것을 감안한 것이다.

박한진 코트라 중국지역본부장은 지난해 코로나19로 충격을 받았던 중국 경제가 올해는 정상화와 질적 도약이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박 본부장은 "중국이 브이(V)자형 경기 회복을 보이고 올해 1분기엔 기저효과로 최고 20%의 GDP(국내 총생산)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며 "대외 의존도는 줄이고 내수 비중은 높이는 '쌍순환(이중순환·雙循環)' 전략으로 대응한 것이 효과를 볼 것"이라고 말했다.

박 본부장은 중국이 쌍순환 전략 아래 가치사슬(밸류체인)의 변화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이런 가치사슬의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중국 기업이 한국 기업을 비롯해 여러 해외에 투자한 다음 다시 합작형태로 중국으로 들어가는 모델이 확산될 것"이라며 "코로나19가 지나면 중국이 아시아 지역에 많은 투자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명룡 특파원
김명룡 특파원 kjhnpce1@mt.co.kr  | twitter facebook

보고, 듣고, 묻고 기사로 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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