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최저가, 제일 싼 게 아니라고?… 쇼핑 해보니

[머니S리포트-네이버쇼핑의 ‘함정’①]이커머스업계가 숨겨 놓은 상품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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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4000만명 네이버 회원이 속았다. 네이버가 제공하는 쇼핑 검색 결과는 조작된 것으로 드러났다. 최저가를 찾아주는 가격 비교도 정확성이 떨어진다. 논란을 일으켜 판매 중단된 상품도 네이버에선 판매된다. 알고 보니 상품 검색도, 가격 비교도, 판매 중단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셈. 하지만 이는 네이버만의 문제는 아니다. 소비자는 어쩌다 네이버쇼핑의 ‘함정’에 빠졌을까.
네이버쇼핑이 가격 비교를 통해 제공하는 최저가는 진짜 최저가가 아닌 경우가 부지기수다./그래픽=김은옥 기자
네이버쇼핑이 가격 비교를 통해 제공하는 최저가는 진짜 최저가가 아닌 경우가 부지기수다./그래픽=김은옥 기자

#. 직장인 김모씨는 최근 애플 무선 이어폰 ‘에어팟 프로’를 구매하기 위해 네이버에 접속했다. 초록창에 ‘에어팟 프로’를 검색하고 ‘쇼핑’을 클릭하니 관련 상품 수백개가 떴다. 이중 최저가는 25만1010원. 공식 판매처인 애플스토어에선 28만2940원에 판매하는 정품을 3만원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었다. 김씨는 “검색 한번으로 최저가를 찾을 수 있어 네이버쇼핑을 자주 이용한다”고 말했다.

김씨가 산 건 정말 최저가였을까. 사실은 그렇지 않다. 김씨는 네이버쇼핑에서 최저가를 확인한 뒤 링크를 타고 판매처인 옥션에 들어가 구매했다. 하지만 같은 날 티몬에서는 동일 제품에 케이스 증정을 더해 25만800원에 판매했다. 11번가 판매가는 22만9000원으로 공식 판매처 가격과 6만원이나 차이가 났다. 어떻게 된 일일까.



진짜 ‘최저가’는 네이버에 없다



‘검색 공룡’ 네이버가 ‘쇼핑 공룡’ 지위까지 갖게 된 건 가격 비교 서비스의 역할이 주효했다. 검색 한번으로 알아서 최저가를 찾아주는 편리함 덕분이다. 각 온라인 쇼핑몰을 들어갈 필요 없이 네이버에서 검색부터 가격 비교, 결제까지 이뤄진다는 점에 소비자는 호응했다.

하지만 네이버쇼핑이 가격 비교를 통해 제공하는 최저가는 진짜 최저가가 아닌 경우가 부지기수다. 이커머스업체가 최저가 상품을 네이버쇼핑에 내놓지 않는 까닭이다. 특가나 타임딜을 통해 판매하는 진짜 최저가 상품은 각 업체별 홈페이지와 애플리케이션(앱)에서만 찾을 수 있다.

특가 상품은 이커머스업체가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내놓는 미끼 상품인 만큼 자사 사이트에 접속할 때만 볼 수 있도록 조치한 것이다. 특히 초·분 단위로 상품을 판매하는 타임딜의 경우 구매 가능한 시간이 짧기 때문에 노출이 큰 의미가 없다는 설명이다.

최저가 검색은 가능하지만 최저가 구매가 불가한 경우도 있다. 네이버쇼핑에서 링크를 타고 접속한 경우엔 할인쿠폰 적용이 되지 않도록 설정해두는 식이다.

이를테면 삼성전자의 무선 이어폰인 ‘갤럭시 버즈 라이브’를 네이버쇼핑에서 검색하면 최저가는 15만9910원, 판매처는 인터파크로 나온다. 하지만 네이버쇼핑 링크를 통해 인터파크에 접속한 뒤 제품을 구매할 경우 총 상품가격은 17만1680원으로 변경된다.

단 이 제품을 인터파크 앱에서 바로 결제하면 15만9910원에 구매 가능하다. 이를 유도하기 위해 인터파크는 AI 챗봇 서비스 ‘톡집사’를 통해 “온라인 최저가에 맞게 추가 할인받으세요. 쿠폰 받고 앱에서 구매하세요”라고 안내하기도 한다. 

인터파크에서 인앱결제를 유도하는 모습. /사진=인터파크 캡처
인터파크에서 인앱결제를 유도하는 모습. /사진=인터파크 캡처



이커머스업계 ‘적과의 동침’ 이유는



이커머스업계의 이런 조치는 네이버쇼핑 의존도를 낮추고 자체 플랫폼 경쟁력을 높이기 위함이다. 네이버쇼핑을 통해 거래가 이뤄질 경우 이커머스업체가 네이버쇼핑 측에 결제금액의 2%를 지불해야 하는 등 손해가 만만치 않아서다.

그렇다고 네이버쇼핑과 제휴를 끊을 수도 없다는 게 업계의 항변이다. 업체마다 다르지만 네이버쇼핑을 통한 이커머스 접속 비중은 평균 30~50%에 달한다. 네이버를 통해 유입되는 수가 적지 않아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상품 데이터베이스(DB)를 공급한다는 것.

실제로 이베이코리아(G마켓·옥션)·11번가·인터파크는 2013~2015년 네이버쇼핑에서 한 차례 철수했다가 재입점한 바 있다. 쿠팡도 2016년 네이버쇼핑과 한차례 결별했다가 2년 만에 재결합했다. 네이버에 상품이 노출되지 않자 고객 유입 경로가 차단됐기 때문.

결국 득실을 살피며 계산기를 두드리는 이커머스업체들과 이들을 품고 최상위 포식자로 군림하는 네이버의 치열한 눈치싸움이 벌어지는 양상이다. 이는 소비자 피해로 이어진다. 네이버쇼핑에 지불하는 수수료를 감안해 업체가 판매가격을 인상할 수 있어서다.

이커머스업계 관계자는 “네이버 쿠폰 할인을 감안해 가격을 높게 책정하는 경우도 있다”며 “백화점이 정가보다 가격을 올려놓고 세일을 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귀띔했다. 이어 “쇼핑몰보다 네이버 가격이 더 싼 상황이 발생하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최상위 포식자’ 피해 살 길 찾는다



네이버에서 ‘에어팟 프로’를 검색한 결과(왼쪽)와 실제 티몬(가운데), 11번가(오른쪽)에서 판매하는 최저가 상품 가격이 차이를 보인다. /사진=각 사 화면 캡처
네이버에서 ‘에어팟 프로’를 검색한 결과(왼쪽)와 실제 티몬(가운데), 11번가(오른쪽)에서 판매하는 최저가 상품 가격이 차이를 보인다. /사진=각 사 화면 캡처

업계는 네이버쇼핑 비중을 줄이고 자체 사이트 결제 비중을 높이기 위한 전략을 펴고 있다. 네이버쇼핑엔 없는 최저가 상품을 전면에 내세우는 게 대표적이다.

티몬의 경우 ‘타임딜’을 강화해 국내 최초 ‘타임커머스’로 사업 체질을 개선했다. 초특가 상품을 100초 동안만 판매하는 ‘100초 어택’이나 10분 동안 파는 ‘10분 어택’ 등을 운영 중이다. 이 같은 전략에 힘입어 티몬의 자기앱 결제 비중은 85%를 웃돈다.

11번가는 ‘커머스 포털’ 전략을 강조한다. 다양한 형태의 쇼핑을 11번가 내에서 구현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11번가는 자체 플랫폼 내에서 가격 비교 서비스가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여러 판매자가 같은 제품을 파는 경우 최저가를 확인할 수 있다.

업체별로 유료 회원제도 강화하고 있다. 다른 사이트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자사 사이트를 이용하는 충성고객을 늘리기 위해서다. 쿠팡이 대표적인 사례다. 쿠팡은 ‘로켓와우’ 멤버십을 통해 탄탄한 충성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쿠팡 로켓와우 멤버십 가격은 월 2900원이다. 최소 구매 한도 없이 로켓배송과 로켓 프레시(신선식품)를 무료 배송받을 수 있고 30일 이내 무료 반품도 가능하다. 지난달 출시한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쿠팡플레이’도 별도의 가입 없이 이용할 수 있다.

티몬의 프리미엄 멤버십 ‘슈퍼세이브’는 쇼핑에 따른 적립과 할인 및 멤버십 회원 전용 특가딜과 이벤트 등을 제공한다. 지난 한해 슈퍼세이브 회원은 연간 가입비 5만원을 내고 인당 평균 23만9000원의 혜택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입비 대비 평균 5배에 가까운 혜택을 받은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를 거쳐 상품을 팔면 매출 연동 수수료와 함께 고객 데이터를 제공해야 한다”며 “네이버를 통해 유입되는 비중이 상당해서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함께하고 있지만 이 비중을 줄이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김경은
김경은 silver@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S 산업팀 김경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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