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회사 분리한 DL(대림), '수익성 높은 사업' 강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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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산업 건설부문은 올 1월1일 DL이앤씨(DL E&C)로 사명을 바꾸고 사업 포트폴리오의 대대적 조정을 예고했다. DL은 그동안 아파트 시공과 사회간접자본(SOC) 및 해외 플랜트 전 분야에서 강자로 손꼽혀 왔다. 하지만 수년간 건설회사 대부분이 저조한 수익성 문제에 시달리며 돈이 되는 시행·부동산 관리·IT서비스 분야로 움직이는 추세다. /그래픽=김은옥 디자인 기자
대림산업 건설부문은 올 1월1일 DL이앤씨(DL E&C)로 사명을 바꾸고 사업 포트폴리오의 대대적 조정을 예고했다. DL은 그동안 아파트 시공과 사회간접자본(SOC) 및 해외 플랜트 전 분야에서 강자로 손꼽혀 왔다. 하지만 수년간 건설회사 대부분이 저조한 수익성 문제에 시달리며 돈이 되는 시행·부동산 관리·IT서비스 분야로 움직이는 추세다. /그래픽=김은옥 디자인 기자
2020 시공능력평가 순위 3위의 대림산업이 올해 기업분할을 단행해 앞으로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대림산업 건설부문은 올 1월1일 DL이앤씨(DL E&C)로 사명을 바꾸고 사업 포트폴리오의 대대적 조정을 예고했다. DL은 그동안 아파트 시공과 사회간접자본(SOC) 및 해외 플랜트 전 분야에서 강자로 손꼽혀 왔다. 하지만 수년간 건설회사 대부분이 저조한 수익성 문제에 시달리며 돈이 되는 시행·부동산 관리·IT서비스 분야로 움직이는 추세다.

DL 역시 이런 흐름에 올라탔다. 토지 등을 매입해 부동산 개발을 진행할 경우 자금조달 과정에서 부채비율이 높아질 수밖에 없고 이는 공공공사 축소로도 이어질 수 있다. 국내 도로와 철도 등 인프라 토목이 주를 이루는 공공공사는 수익성이 낮지만 사업구조가 안정적이고 사회기반시설을 건설하는 공공 기여의 의미가 있다. 2010년대 주요 건설업체가 낮은 수익성과 까다로운 심사 등을 이유로 공공공사에서 발을 뺄 때도 DL은 수주를 유지했지만 글로벌 경기와 기업의 불확실성이 증대되는 상황에 생존을 고려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기업분할 후 부채비율 상승


DL이앤씨는 건설업계에서 부채비율이 가장 낮은 편에 속한다. 2019년 84.9%에 이어 2020년 3분기 기준 71.0%로 업계 최고 수준의 재무건전성을 갖추고 있다. 이 같은 부채비율은 4위인 GS건설(218.5%)에 비해 3분의1 정도다. 하지만 분할 이후 DL이앤씨는 대림산업의 총자본 55.6%와 부채 72.1%를 배분받아 부채비율이 20%포인트 이상 상승해 96.4%를 기록했다. DL이앤씨 관계자는 “건설업종의 경우 공사 선수금이 많아 이것이 부채로 잡힌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렇게 부채비율이 높으면 공공공사 수주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분할 이전 대림산업의 공공공사 수주실적은 업계 1위 수준이었다. 지난해 조달청 자료에 따르면 2015~2019년 5년 동안 10대 건설업체 가운데 공공공사 낙찰금액이 가장 많은 기업이 대림산업이다.

낙찰률 1위는 현대건설로 101건의 입찰에 참여해 8건(7.9%)을 따냈지만 대림산업은 223건의 입찰에 참여해 14건(6.2%)을 수주하고 낙찰금액은 가장 많은 2조1808억원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3분기 대림산업 매출액(7조2333억원)의 30% 수준이다.



공공공사 실제로 감소한 이유는?


국내 공공공사 시장은 2000년대 후반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건설경기 침체를 겪으며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다. 공공공사는 계약과 동시에 선급금이 지급돼 자금을 안전하게 확보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 유동성 부족 문제를 겪는 건설업체는 목을 맬 정도였다.

하지만 2010년대 중반 들어 정부와 공기업이 예산 절감을 위해 공사비를 삭감하며 남는 장사가 아니라는 인식이 커졌다. 2014년 대한건설협회가 조사한 최저가낙찰제 공공공사 원가율은 평균 105%에 달해 100억원짜리 공사를 할 경우 5억원의 손해를 봐야 했다. 상대적으로 공사 규모가 작은 적격심사나 설계·시공 일괄입찰로 진행하는 턴키(대안) 공사 역시 원가율이 90% 중후반대였다.

이뿐만이 아니다. 담합 논란에 휘말리기 쉽고 수백억원대 과징금도 물게 돼 10위권 업체의 공공공사 수주 규모는 계속 감소했다. 대형업체가 발을 빼며 중견업체가 뛰어들었고 장기 유찰에 따라 시공사를 선정하지 못한 채 표류하는 공사도 많았다.

이때 유독 다른 행보를 보인 기업이 바로 DL이다. 삼성물산 건설부문·현대건설·GS건설·포스코건설 등 업계 상위 기업은 모그룹 지배 하에 있는 계열사다. 반면 DL은 건설사업이 핵심이자 그룹을 먹여 살리는 구조였다. 이때부터 DL은 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는 작업을 진행해 민자 발전과 호텔 운영사업 등을 확대했고 올해 기업분할을 단행해 석유화학사업을 분리하는 데 이르렀다.

기획재정부가 올해부터 적용할 예정인 유보소득세 역시 공공공사의 매력을 떨어뜨린다. 유보금이 많은 회사는 공공공사 입찰 때 재무건전성 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지만 유보소득세 제도를 시행할 경우 세금 부담이 커진다. DL이앤씨의 토목사업 수주잔고를 보면 ▲2017년 5조3683억원 ▲2018년 5조1240억원 ▲2019년 5조778억원 등으로 줄었다. 신규수주 역시 같은 기간 1조7427억원, 1조2970억원, 1조372억원 등으로 감소했다.
DL이앤씨 사옥. /사진=장동규 기자
DL이앤씨 사옥. /사진=장동규 기자




“당장 공공공사 축소 안 해”


다만 DL은 공공공사의 장점이 많은 만큼 이를 의도적으로 축소할 계획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DL이앤씨 관계자는 “부동산뿐 아니라 해외 SOC·에너지·신소재 등 다양한 분야의 디벨로퍼가 되도록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것이 이번 기업분할의 목적”이라며 “공공공사를 축소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공공공사의 경우 수익성이 낮지만 안정적인 매출에 도움이 되고 부채비율은 분할 이후에도 업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어서 큰 영향을 안 미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개발을 위해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일으킨다고 당장 공공공사에 영향을 주는 건 아니다”라며 “다만 오너가 있는 회사의 입장에서 보면 수익이 제한된 공공공사보다 분양가 상승에 따라 기대 이상의 수익이 나는 시행사업이 현금 확보에 유리하다. 물론 리스크도 더 크다”고 설명했다.



* 용어 설명
시공능력평가제도: 발주자가 적정한 건설업체를 선정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제도. 업체별 전년도 공사실적·경영 및 재무상태·기술능력·신인도 등을 종합 평가해 각 기업이 1건 공사를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금액으로 환산(시공능력평가액)한 후 매년 7월 말 공시한다. 과거 도급순위 명칭을 바꾼 것으로 사실상 건설업계 순위로 통한다.

유보소득세: 개인 유사법인의 초과 유보소득에 대해 부과하는 세금. 오너 일가 보유 지분이 전체의 80%를 넘는 업체가 지출하지 않고 기업 자산으로 남겨둔 금액이 당기순이익의 50%를 넘을 경우 그 차액에 대해 과세한다.


 

김노향
김노향 merry@mt.co.kr

안녕하세요. 머니S 산업2팀 김노향 기자입니다. 부동산·건설과 관련한 많은 제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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