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세탁기·태양광’ 몽니에도 韓 기업 훨훨 날았다

[머니S리포트-바이든판 ‘세이프가드’ 나올까②] 미국 생산 늘리며 대응… 현지 1위 ‘승승장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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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취임으로 대미(對美) 통상환경의 불확실성이 높아졌다. 바이든 행정부는 철저한 미국 우선주의를 표방한 도널드 트럼프와는 달리 다자주의 무역을 존중하지만 자국 산업 보호에 있어선 보수적인 성향을 내비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트럼프 행정부에서 ‘세이프가드’(safeguard·긴급 수입제한)를 통해 강화된 무역장벽이 바이든 행정부에서도 그대로 유지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의 대미 통상전략 수립이 한층 중요해진 이유다.
미국 소비자들이 현지 가전매장에서 삼성전자 세탁기를 살펴보고 있다. / 사진=로이터
미국 소비자들이 현지 가전매장에서 삼성전자 세탁기를 살펴보고 있다. / 사진=로이터
미국이 한국산 세탁기와 태양광 제품을 상대로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를 발동한 지 3년이 지났다. 미국으로 유입되는 한국산 등 외산 제품의 인기가 높아지자 자국 내 산업을 보호한다는 명목 아래 진입 장벽을 친 것.

하지만 결론적으로 이 정책은 실패로 돌아갔다. 피해가 예상됐던 한국산 세탁기와 태양광 제품은 오히려 현지에서 1위를 수성하며 거침없는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효력 종료를 앞둔 세탁기 세이프가드의 연장을 결정했지만 한국 기업에는 별다른 타격이 없을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다.



“미국 산업 망한다”… 현지 업체의 ‘딴지’


백악관은 지난 14일(현지시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임기 종료를 앞두고 가정용 대형 세탁기에 대한 세이프가드 연장조치안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세이프가드는 특정 품목의 수입으로 자국 내 산업에 피해가 우려될 경우 수입량을 제한하는 규제 조치다.

트럼프 대통령이 세이프가드 연장을 결정한 이유는 미국 가전업체인 ‘월풀’이 현지 세탁기 산업을 보호해달라며 연장을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대해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만장일치로 연장에 찬성했고 대통령의 최종 재가까지 거치면서 세탁기에 대한 세이프가드 효력 종료일은 기존 2021년 2월7일에서 2023년 2월7일로 2년 연장됐다.

하지만 국내 업체는 세이프가드 연장이 별다른 타격을 주진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세이프가드가 발효된 지난 3년 동안 이 조치가 사실상 미풍에 그쳤기 때문이다.

/그래픽=김은옥 기자
/그래픽=김은옥 기자
미국이 세탁기와 태양광에 세이프가드를 발동한 것은 자국 업체의 요청 때문이다. 2017년 4월 미국 태양광업체인 ‘수니바’와 ‘솔라월드’는 한화큐셀과 LG전자 등 한국 태양광업체가 생산한 태양광 모듈이 자국 산업에 피해를 입히고 있다며 미국국제무역위원회(ITC)에 쿼터와 관세를 동시에 부과하는 강력한 수입제한이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같은 해 5월에는 미국 가전업체인 월풀이 삼성전자와 LG전자 등이 해외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하는 가정용 대형 세탁기가 자국 산업에 심각한 피해를 주고 있다며 ITC에 세이프가드를 청원했다.

당시 국내 업체는 ITC 주관으로 열린 공청회 등에 참석해 한국산 제품이 미국 산업피해의 원인이 아니라며 세이프가드가 발효될 경우 오히려 공정한 경쟁 저하에 따른 제품 가격 상승으로 현지 소비자가 피해를 입을 것이라고 항변했다.

하지만 ITC는 자국 기업의 의견을 수용해 만장일치로 세이프가드에 찬성의견을 표명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받아들여 2018년 2월7일부로 세이프가드를 발동했다. 태양광 모듈의 경우 수입물량에 상관없이 ▲1년차 30% ▲2년차 25% ▲3년차 20% ▲4년차 15%의 관세를 부과했다. 세탁기의 경우 연간 120만대 수입물량에 대해 ▲1년차 20% ▲2년차 18% ▲3년차 16%의 관세를 추가로 매기고 초과 물량에 대해선 ▲1년차 50% ▲2년차 45% ▲3년차 40% 관세를 부과했다.



한국 업체, 미국 시장 1위 고수


세이프가드가 발동되면서 미국 업체는 반사이익을 기대했다. 당시 마크 비처 월풀 CEO(최고경영자)는 “의심할 여지없이 월풀에 호재”라며 한국 제품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자신했다. 하지만 이 같은 기대는 설레발에 그쳤다. 오히려 현지에서 한국산 제품은 입지를 강화하며 승승장구하는 형국이다.

한국 기업은 대미 수출에 장벽이 생기자 발 빠르게 현지 생산라인을 구축하고 피해를 최소화했다. 삼성전자는 2018년 상반기 가동 예정이던 사우스캐롤라이나주의 뉴베리 가전 공장을 2017년 12월부터 조기 가동했고 LG전자도 2018년 8월 테네시주 클락스빌에 연간 120만대 규모의 세탁기 공장을 착공해 2019년부터 현지 생산을 늘렸다.

태양광의 경우 LG전자는 2018년 6월 미국 앨라배마에 500㎿(메가와트) 규모의 태양광 모듈 공장을 구축했다. 한화큐셀 역시 2018년 미국 조지아주에 1.6GW(기가와트) 규모의 태양광 모듈 공장을 지어 2019년부터 상업생산에 들어갔다.

한화큐셀 직원들이 원자재 품질 공정을 논의하고 있다. / 사진=한화큐셀
한화큐셀 직원들이 원자재 품질 공정을 논의하고 있다. / 사진=한화큐셀
이처럼 한국 기업은 발 빠른 대처로 현지에서 시장 우위를 점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랙라인’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미국 세탁기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가 20.7%이고 LG전자가 16.7%로 한국기업이 1·2위를 석권하고 있다. 세이프가드를 청원했던 월풀은 16.3%로 3위에 머물렀다.

태양광 모듈 역시 마찬가지다. 한화큐셀은 미국 주거용 태양광 시장에서 지난해 24%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LG전자는 12.9%로 2위에 올랐다. 상업용 시장에서도 한화큐셀이 20.8%의 점유율로 2위인 중국 제이에이솔라(10.1%)와 두배 이상 격차를 벌리며 1위를 고수하고 있다.

현지 소비자의 평가와 신뢰도 한국 제품을 향한다. 미국 소비자 전문매체 ‘컨슈머리포트’가 최근 발표한 ‘2021년 최고의 세탁기’에 따르면 LG전자는 ▲드럼 세탁기 ▲통돌이 세탁기 ▲교반식 세탁기 등 3개 부문에서 1위에 올랐다. 삼성전자는 나머지 소형 드럼 세탁기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컨슈머리포트는 한국 세탁기에 대해 “제품 신뢰도와 소비자 만족도 및 세척력 등이 뛰어나다”고 호평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업체는 규제를 통한 경쟁 우위를 노렸지만 한국 기업은 기술력과 품질에 집중하며 소비자의 신뢰를 쌓았다”면서 “세이프가드가 연장되더라도 별다른 타격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한듬
이한듬 mumford@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S 산업팀 기자입니다. 많은 제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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