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목 잡힌 법인보험대리점, 존폐 기로에 서다

[머니S리포트-1200%룰에 벌벌 떠는 GA]① 판촉비, 수수료 제한에 떠나는 설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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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7.7배. 18년 동안 늘어난 법인보험대리점(GA) 설계사 규모다. 2002년 약 3만명이었던 GA 소속 설계사는 지난해 23만2770만명으로 증가했다. GA의 성장세는 매출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중·대형 GA의 수수료 수입은 2017년 5조1809억원, 2018년 6조1537억원, 2019년 7조4324억원 등 해마다 1조원씩 늘어나고 있다. 올해 1월 1일부터 시행된 1200%룰(판매수수료 개편안)은 이처럼 무섭게 커진 GA를 뒤흔들고 있다. 불완전판매와 각종 비리의 상징이 되어버린 GA. 1200%룰은 GA업계에 어떤 변화의 바람을 불러올까.
./그래픽=김은옥 기자
./그래픽=김은옥 기자
보험설계사 초년도 판매수수료를 고객의 월 납입보험료 1200% 이하로 제한하는 이른바 ‘1200%룰’이 이달부터 본격 시행되며 법인보험대리점(GA)이 크게 요동치고 있다. 1200%룰은 GA에만 적용되는 규제다. 1400~1700% 수준으로 모집수수료(첫해 기준)를 받아온 GA소속 설계사는 이번 규제로 수당이 크게 줄었다. 

룰 시행 전 이들은 보험사 전속설계사(1400~1500%)보다 최대 200%포인트 더 많이 받았다. 이를테면 월납보험료 10만원인 보험 상품을 판매해 받는 첫해 수수료가 보험사 소속 전속설계사는 최대 150만원이었다면 GA 설계사는 최대 170만원이었다. 

이 때문에 설계사가 더 높은 수수료를 지급하는 회사나 GA로 옮기는 등 부작용이 속출했고 이는 ‘먹튀’와 ‘고아 계약’(설계사의 이직·퇴직 등으로 제대로 관리되지 않는 보험계약)을 부추긴다는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이 같은 상황에서 시행된 1200%룰이 GA업계의 판도를 뒤흔들고 있다. 특히 GA의 성장 원동력으로 꼽힌 설계사가 대거 이탈할 가능성이 커지며 밑바닥부터 무너지기 시작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설계사, GA 떠나 보험사로 떠나는 이유



GA는 여러 보험사와 계약을 맺어 손해·생명보험 상품을 판매하는 보험판매 전문점이다. 크게 ▲연합형 ▲단일형 ▲1인 GA 등 3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전국 수백개의 보험 지점이 모여 하나의 회사를 이뤄 만들어진 ‘지에이코리아’가 대표적인 연합형 GA다. 반면 단일형은 본사가 모든 조직을 지휘·관리하는 형태로 ‘피플라이프’나 ‘리치앤코’ 등이 대표적이다. 

GA의 성장은 연합·단일형 대형 GA가 주도했다. 국내 GA업체는 약 4500~5000개로 추산된다. 그중 100~500명 이상의 설계사를 보유한 중·대형 GA는 약 190개(지난해 말 기준)로 소속 설계사는 약 18만명이다. GA업계 전체 설계사 수(23만명)의 약 80%를 차지한다.  

GA는 2000년대 초에 등장했지만 초반엔 보험사 전속설계사 중심의 영업문화가 고착화된 업계 분위기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설계사도 안정적인 판매채널을 구축한 보험사를 선호했다.

분위기가 달라진 것은 GA가 고액 수수료를 무기로 보험사 전속설계사를 빼 오기 시작한 2014년부터다. 같은 상품을 판매하더라도 더 많은 수수료를 챙길 수 있는 GA로 보험사 전속설계사들이 속속 이동하기 시작한 것이다. 

2014년 보험사 소속 설계사는 21만명, GA 소속은 18만명이었다. 하지만 2016년 GA가 보험사를 역전했고 2019년에는 GA 23만명, 보험사 19만명으로 차이가 벌어졌다. 설계사의 영업에 힘입어 GA의 매출도 크게 성장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9년 중·대형 GA의 수수료 수입은 전년 대비 20.8 % 증가한 7조4302억원으로 집계됐다. 7조원을 넘긴 건 역대 처음 있는 일이다. 

GA가 더 높은 수수료를 설계사에게 지급할 수 있었던 것은 보험사와 운영방식 자체가 다르기 때문이다. 보험사가 조직 운영비를 써가며 상품을 판매하는 것과 달리 GA는 임차료·월세·전기료 등 모든 비용을 설계사 개인이 지출한다. GA대리점은 아낀 운영비를 설계사에게 높은 수수료로 돌려주는 셈이다.  

이 같은 고액 수수료가 결국 GA의 발목을 잡았다. 더 이상 높은 수수료를 줄 수 없게 된 GA에 설계사가 머무를 이유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최대 1700%였던 수수료가 1200%로 500%포인트 이상 줄어든 데다 불안하다는 인식이 있다”며 “이직을 고민하는 설계사도 늘어나고 있으며 GA는 설계사를 잡기 위한 고민이 크다”고 전했다. 
발목 잡힌 법인보험대리점, 존폐 기로에 서다



시책비 제한에 불법행위 제동 걸린 설계사  



설계사가 받는 수수료 총량에 상한선이 걸리며 시책비가 줄어든 것도 GA 입장에선 타격이다.  

시책비는 보험설계사가 신규 계약을 체결했을 때 보험사가 설계사에게 수수료와 별도로 얹어주는 인센티브다. GA는 보험사로부터 시책비를 받아 설계사에게 지급했다.  

보험설계사는 1차년도에 시책비 포함 1700% 정도를 받아왔다. 이를테면 월납보험료 30만원에 시책비 600%가 적용된 상품을 판매했을 경우 설계사는 시책비로 18만원을 받았다. 상품을 판매해 받는 모집수수료 외 인센티브로 18만원을 더 받았다는 의미다. 

GA소속 설계사는 특정 보험사에 소속되지 않고 여러 보험사 상품을 판매할 수 있다. 이에 따라 GA소속 설계사는 시책비를 많이 주는 보험사 상품 판매에 치중해 왔다. 보험사도 설계사에게 자사 상품 판매를 유도하기 위해 한때 600%라는 과도한 시책비를 내걸기도 했다. 2020년 12월 기준 시책비는 400% 수준으로 떨어졌지만 금융당국이 권고하는 시책비 비율(200~300%)보다는 아직 높다. 

과도한 시책비는 소비자에게 보험사 비용 부담으로 돌아오고 결국 보험금 인상이라는 악순환으로 이어졌다. 설계사는 시책비를 더 받기 위해 무리하게 상품을 판매했고 이는 불완전판매를 양산했다.

시책비가 커지면 커질수록 보험료를 대신 내줘도 설계사는 손해를 보지 않기 때문에 무리한 계약이 남발됐다. 실제 2018년 시책비가 600%로 치솟았을 당시엔 계약 후 반년 만에 해지해도 설계사가 이득을 봤다.  

1200%룰은 시책비를 포함해 설계사의 첫해 모집 수수료를 1200%로 제한한 것이다. 보험업계에서는 과도한 시책비로부터 비롯되는 불완전판매와 보험료 대납 등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동겸 보험연구원 연구원은 “일부 보험사가 GA에 여전히 과다한 시책비를 지급하고 다른 보험사도 이에 편승하는 경우 보험료 인상 및 소비자 부담이 증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며 “1200%룰 도입을 계기로 높은 시책비로 인해 발생하는 불완전판매 등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며 앞으로 지속적인 점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민준
전민준 minjun84@mt.co.kr  | twitter facebook

안녕하세요 머니S 전민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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