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옆집과 벽 두고 구구단"…이런 임대주택에 살라고?

소음 가능성에 대한 사전 공지도 시공 성능 검사도 없어 구체적 설계·시공 문제 '비공개'…"사업 진행 차질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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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본사 전경. LH 제공. /뉴스1
LH 본사 전경. LH 제공. /뉴스1

(서울=뉴스1) 박동해 기자 = 이웃집과 벽을 사이에 두고 '구구단'을 할 수 있을 정도로 방음에 심각한 문제가 있었던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공공임대주택이 설계와 시공 차원의 오류가 있었다는 것이 자체감사 결과 드러났다.

하지만 LH 측은 '사업에 차질이 예상된다'며 구체적인 설계·시공의 부적정성에 대해 공개를 거부하고 있다.

최근 공개된 LH의 '임대주택 사업관리 실태 특정감사' 보고서에 따르면 LH가 건립을 추진한 공공임대주택 단지 일부에서 소음 민원이 발생했고 이를 확인한 결과 설계와 시공 차원의 문제가 있었음이 밝혀졌다.

소음의 원인은 세대 간 경계벽으로 이용한 '경략벽체'였다. 감사팀은 보고서에서 '세대 간 경계벽이 경량벽체로 적용된 사업지구 중 옆집 소음 발생으로 불편이 발생하고 있는 단지를 확인한 결과 세대 간 경계벽 차음성능이 설계에 적용된 값 보다 하락하거나 법적 기준을 만족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경량벽체는 벽체의 양쪽에 석고보드를 대고 내부에 차음재를 채운 벽체를 말한다. 이름대로 가볍기 때문에 하중이 적어 고층 건물을 지을 때 유리하고 설치와 철거에도 용이하다. 기존 콘크리트 벽보다 소음에 취약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지만 세대 간에 사용되는 경량벽체의 경우 차음 성능 시험을 통과해야 하기 때문에 제대로 설계, 시공된다면 소음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의 설명이다.

하지만 문제가 됐던 LH의 임대주택의 경우 Δ설계도면과 불일치한 시공 Δ전기박스 및 배관 매립에 따른 벽체 단면 결손 Δ설계 오류 등의 원인으로 소음 문제가 발생했다. 더욱이 시공이 완료된 이후에 차음 성능에 대한 검증 절차도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LH 측은 경량벽체의 차음성능이 떨어질 수 있음을 이미 인식하고 있던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2018년 발표된 한 LH 임대주택 공고에는 "세대 칸막이 벽체는 건식으로 구성되어 세대 간 방음에 취약할 수 있습니다"라는 문구가 적혔다. 그러나 경량벽체를 사용한 시공단지 8곳 중(2016년~2019년 입주) 사업 공고문에 경량벽체 사용으로 인한 소음 가능성을 사전 공지한 곳은 이곳 한곳 뿐이었다.

이번 감사결과에 대해 LH 측은 "소음 문제가 발생한 단지의 경우 입주민 중 신청자에 대해 방음 공사를 추가했다"고 밝혔다. 다만 LH 측은 감사결과를 공개하며 시공에 사용된 경량벽체의 시공·설계의 문제점에 대한 감사결과는 비공개 처리했다.

비공개 이유를 묻는 질문에 LH 관계자는 "법률상으로 감사결과 심의위원회를 통해 공개 비공개 여부를 심리한다. 심의를 하면서 업무수행 등에 있어서 지장을 초래할 수 있는 여지가 있어서 비공개로 처리를 했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해 9월 언론을 통해 LH가 공급한 임대주택의 하자 문제가 보도되면서 논란이 일었다. 당시 김현미 국토부 장관이 해당 아파트에 직접 방문해 문제 개선을 요구했고 입주민 중 신청자를 대상으로 방음 보강 공사가 진행되기도 했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도 임대주택의 하자 문제가 논란이 되자 LH 측은 임대주택 사업 전반에 대한 특정감사를 실시했다.

정부는 서민들의 주거환경 안정을 위해 공공임대주택의 공급확대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정작 공공이 제공하는 임대주택에서 부실시공, 하자 문제가 지속해서 발생하면서 공공임대주택을 꺼리는 현상도 빚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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