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사건의 재구성]"층간소음에 취업 못해"…위층 노부부 참변

대학 제적 후 은둔 생활하다 '층간 소음'에 피해의식 法 "예측 어려운 중대 범죄, 유족 상처"…징역 3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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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이은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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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승환 기자 =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지난 6일 층간소음 대책을 마련해 달라는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층간소음은 살인 충동을 낳는 무서운 범죄"라고 썼다. 실제로 그랬다. 지금부터 4년10개월 전, 경기 하남에서 정말 무서운 층간소음사건이 일어났다.

하남시의 아파트에 거주하던 A씨(당시 33세). 학창시절 상위 10~20% 수준의 우수한 성적을 보인 그는 말수가 적고 내성적이기는 해도 학급 반장과 부반장을 맡을 정도로 대인관계가 원만했다.

그러나 대학 입학 후 안구건조증이 심해져 수업을 제대로 받을 수 없었던 A씨는 결국 학적에서 이름이 지워졌다. 대학 제적 후 6년간 특별한 직업이 없던 그는 은둔 생활을 하면서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공부하고 나름 진로를 모색했다.

"쿵광쿵광, 쿵광쿵광, 쿵광쿵광"

그러나 집에 머물 때면 어김없이 소음이 들렸다. 가슴이 뛰고 분노가 솟구쳤다. 그 스트레스가 어느날 임계점을 넘어섰다. 그는 문을 열고 위층으로 향했다.

아내 B씨(당시 65세)와 남편 C씨(당시 67세)가 함께 있었다. A씨는 두 사람에게 "조용히 해달라"고 했다. B씨 부부는 "노부부만 살고 있어 층간소음이 발생할 일이 없다"고 답했다.

그 대답이 A씨에게 확신을 심어줬다. "대화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A씨는 인근 마트에서 흉기 2자루를 구입했다. 송파구 전자기기 매장에서 초소형 캠코더 1대도 샀다.

A씨는 위층 현관문 앞 천장에 캠코더를 설치했다. B씨 부부의 입력 장면을 촬영해 비밀번호를 파악했다.

그 즈음 A씨는 피해의식에 사로잡혔다. "건강이 나빠지고 취업이 안되는 것도 위층 소음 때문이야." 또래보다 사회적으로 뒤진 것도 소음 때문이라고 간주했다. 억울한 감정과 분노가 터지기 직전이었다.

A씨는 준비한 흉기를 소지한 채 계단 위로 걸었다. 비밀번호를 알아낸지 40여일 뒤였다. 흉기 중 하나는 손에 쥐고 다른 하나는 현관 앞에 숨겼다. 상대에게 제압돼 흉기를 빼앗길 가능성에 대비해 하나를 따로 보관한 것이다.

A씨는 비밀번호를 누르고 문을 열었다. 그리고 안방 침대에 있던 B씨를 발견한 뒤 소리치며 달려들었다. "당신들 때문에 하루도 편할 날이 없다!" A씨는 자신을 제지하던 C씨까지 마저 공격한 뒤 현장을 벗어났다.

B씨는 숨지고 C씨는 크게 다쳤다. A씨는 범행 하루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검거 당시 그는 인천의 한 사우나에서 잠을 자고 있었다.

A씨는 살인, 살인미수, 특수주거침입 혐의로 기소됐고 징역 30년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현관문 비밀번호를 몰래 알아내 침입한 후 흉기를 휘두른 것은 피해자들이 도저히 예측못할 중대 범죄"라며 "유족의 상처도 치유되지 않았다"고 양형이유를 설명했다.

사람들은 이 사건을 '하남 층간소음 살인 사건'이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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