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4분의1토막 대리기사 "콜 많으면 2명…배달 뛰면 좀 벌까요"

자영업 저녁장사 금지·모임금지 여파 대리운전에 고스란히 코로나 1년 카드빚만 차곡차곡…"근본적 사회안전망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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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운전 앱 화면. 네이버 카페 갈무리 © 뉴스1
대리운전 앱 화면. 네이버 카페 갈무리 © 뉴스1

(서울=뉴스1) 김유승 기자 = "한 달 400만원 대리운전 수입이 100만원 미만으로 줄었어요. 카드론 빚만 1000만원 생겼네요."

부동산개발업에 종사하는 안모씨(51)는 세 아들을 뒷바라지하기 위해 1년 2개월째 대리운전 일을 병행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기 전만 해도 그는 대리운전만으로 한 달 400만원을 벌면서 고등학생 아들 1명의 교육비와 대학생 아들 2명의 생활비를 보탤 수 있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많은 것을 앗아갔다. 특히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에 따라 밤 9시 이후면 수도권 모든 식당과 술집이 문을 닫자 벌이가 크게 줄었다. 대리운전 수요 자체가 줄었고, 그나마 있는 수요도 모든 상점이 일제히 영업을 종료하는 9시에 90% 가까이 집중되면서다.

코로나19 사태 전에는 오후 8시부터 새벽까지 일하며 하루 10명 이상의 손님을 받았지만 최근엔 오후 9시30분을 전후로 손님 2명을 받고 밤 12시 정도면 영업을 종료하고 귀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어쩌다 손님 1명을 더 받아 3명을 채우면 그날은 '대성공'이다.

안씨는 "수입이 4분의 1 수준으로 떨어져 울며 겨자먹기로 가족 생활비와 아들 3명의 교육비·용돈을 줄이고 정부 지원금과 카드 대출을 받아 근근이 버티고 있다"며 "요즘 제대로 도와주지 못하는 아들들에게 미안하다"고 안타까워했다.

어려워진 생계로 이른바 배달대행 아르바이트 등 '투잡'을 고민하는 대리운전 기사들도 찾아볼 수 있었다. 서울 성동구 일대에서 영업 중인 한 대리운전 기사는 온라인 카페 게시물을 통해 "정상적인 영업시기에 비해 수입이 50%가 감소하다보니 자구책을 찾던 중 배달대행에 관심을 갖게 됐다"며 "대리기사·배달대행 '더블 잡'을 생각 중"이라고 밝혔다.

손님들이 밤 9시를 전후로 한 특정시간대에만 몰리는 상황에서 대리운전 기사들은 수입 감소를 만회하기 위해 조금이라도 높은 가격을 제시하는 손님을 찾게 된다. 이에 대리운전 가격이 자연스레 비싸져 이용자들의 불편 역시 만만치 않다.

얼마 전 경기도 용인시에서 화성시 동탄까지 대리운전을 이용한 A씨는 "평소에는 2만6000원 나오던 대리요금이 4만3000원이 나와 깜짝 놀랐다"며 "콜센터에 따지니 이미 안내하지 않았냐고, AI가 자동 추천한 요금이라고 하더라"라면서 씁쓸해했다.

또 다른 대리운전 이용자도 "요즘 대리운전은 8~9시에 부르면 잡히지도 않고 가격을 평소의 2배는 제시해야 겨우 배정이 된다"고 말했다.

고용노동부가 지난해 11월2일 발표한 통계분석 결과에 따르면 대리운전기사의 소득은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하기 시작한 지난해 3~4월에만 평균 42.8%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정부도 수입이 감소한 특고노동자 등에게 3차례에 걸쳐 고용안정지원금을 지급하고 있지만 현장에선 보다 근본적인 사회안전망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창배 전국대리운전노조 서울지부 사무국장은 "모두 합해 250만원 정도인 지원금만으로는 어려워진 생계를 달래기 역부족"이라며 "근본적으로 대리운전기사와 같은 특고노동자도 수입이 감소하면 고용보험의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하루빨리 제도가 정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재훈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정부 차원에서 전국민 고용보험을 꾸준히 추진하면서도, 단기적으로는 코로나19로 쇠퇴한 항공산업 직원을 방역 관련 일자리에 임시 배치한 독일의 사례를 눈여겨 봐야 한다"며 "고용센터가 중심이 돼 일감·수익이 줄어든 사람들을 인력이 필요한 방역분야에 단기 배치하는 방안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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