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계, '김학의 출금 제보자 고발 검토'에 "공익신고제 취지 몰각"

차규근 "檢 관계자, 특정정당에 기록 넘겨…기밀유출죄" 법조계 "공익신고 이유로 불이익 안돼…책임감면 조항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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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2020.6.17/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2020.6.17/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법무부 측에서 김학의 전 차관 불법 출국금지 의혹을 제보한 공익신고자에 대한 고발을 검토 중이라고 밝힌 것과 관련, 법조계에선 "공익신고 제도 취지를 몰각하고 제보를 위축시킬 수 있는 부적절한 발언"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공익신고를 장려하기 위한 보호장치는 뒤로 제치고 형사처벌 가능성만 강조해 잠재적 내부 고발자의 입을 막았다는 지적이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차규근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 본부장은 전날 KBS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서 "수사 관련자가 민감한 수사 기록들을 통째로 특정 정당에 넘기는 것은 공무상 기밀유출죄에 해당한다"며 "고발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법조계에서는 차 본부장의 발언이 공익신고자 보호법에 정면으로 반한다는 지적을 내놨다. 공익신고 행위를 기밀유출 혐의로 고발하겠다는 발언이 공익신고 위축이라는 악영향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도 한목소리로 표했다.

서울지방변호사회장을 지낸 김한규 변호사는 "이번 사안을 '기밀유출죄'로 접근하는 것은 공익신고제도 근간을 흔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고 자체가 공무상 비밀누설로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어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김 변호사는 "현행법에 '누구든지 공익신고를 이유로 불이익을 줘서는 안된다'는 조항이 있다"며 "공익신고자 보호법에 따라 신고 내용에 직무상 비밀이 포함된 경우에도 직무상 비밀준수 의무를 위반하지 않는다고 본다는 책임 감면 조항도 있다"고 설명했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도 "공익 제보를 했다고 '수사 대상'이라 협박을 받으면, 앞으로 누가 입을 열겠느냐"며 "공익제보자가 외부에 자료를 유출했는지, 검사가 맞는지도 확실하지 않은데 차 본부장은 막연한 추측으로 잠재적인 공익제보자의 입을 막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차 본부장이 '특정 정당에 민감한 수사기록을 통째로 넘겼다'고 비판한 것에 대해서도 "공익침해행위가 발생했을 경우, 국회의원에게도 공익신고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야당 의원에게 수사 내용이 담긴 신고서를 제출했다는 자체로 위법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변호사는 차 본부장이 라디오에서 '검찰 관계자'라며 공익신고자의 신상을 일부 특정할 수 있는 정도의 언급을 내놓은 것을 문제 삼았다. 그는 "이 일로 난감해진 이들의 궁여지책이란 생각이 든다"고 했다.

차 본부장은 공익신고 내용 중 Δ휴대폰 포렌식 자료 Δ진술 조서 내용 Δ출입국 기록 조회 내용 등이 다수 포함됐고, 이는 2019년 3월 안양지청 수사 관련 자료였다는 점을 들어 공익신고자를 '검찰 관계자'로 지목했다.

다만 제보자가 공익신고자 보호법에 따른 보호대상인지에 대해서도 엄격한 판단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공익신고자 보호법에 따라 신고자의 범죄행위가 발견된 경우 형을 감경하거나 면제할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신고 내용이 사실인지, 폭로 이유가 공익에 따른 것이 맞는지, 정치적인 이유는 없었는지 등이 폭넓게 고려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변호사는 "언론이나 특정 단체에 유출했다면 공무상 비밀누설죄의 구성요건이 일부 성립할 수도 있다"면서도 "다만 현 상황에서 공론화가 꼭 필요했다거나, 꼭 알릴 필요가 있었다는 점을 주장할 경우 이 부분에서 의견이 갈릴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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